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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의 트루패스] ‘변칙 전술’ 콘테는 치밀했고, 포체티노는 급했다

[인터풋볼] 축구의 꽃은 역시 골이다. 그리고 그 뒤에 따르는 화려한 골 세리모니는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그러나 득점 장면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골 장면 뒤에는 팀 동료의 결정적인 패스와 움직임이 있었다. 빅 매치의 숨은 1인치와 결정적인 장면을 '정지훈의 트루패스(True Pass)'에서 '스루패스'처럼 진실하게 풀어낸다. [편집자주]

첼시는 21일 자정(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토트넘과 런던 더비에서 알론소의 2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첼시는 개막전 패배를 극복하며 리그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역시 이탈리아 혁명가였다. ‘디펜딩 챔피언’ 첼시가 개막전부터 2명의 퇴장과 함께 패배하자 챔피언 징크스(우승 후 다음 시즌 부진)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첼시의 다음 상대는 지난 시즌 준우승팀 토트넘이었고,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토트넘이었기에 힘겨운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첼시의 저력은 살아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이탈리아 혁명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전술적인 능력은 여전했다. 콘테 감독이 변칙적인 전술로 토트넘의 허를 찔렀고, 차포를 다 뗀 상황에서 토트넘을 제압했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왼발의 달인 마르코스 알론소가 있었다.

[매치 포인트] 3백 꺼낸 토트넘, 변칙 작전 쓴 첼시

양 팀 모두 3백을 사용했다. 그러나 디테일은 조금 달랐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첼시를 잡았던 3-4-2-1 포메이션을 꺼내들며 좋은 기억을 살리고자 했지만 첼시는 토트넘 맞춤 전략을 사용했다. 특히 콘테 감독은 아자르, 케이힐, 파브레가스 등 주축 선수들이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변칙 전술을 들고 나왔고, 3-5-2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토트넘의 허를 찔렀다.

같은 3백이었지만 스타일은 전혀 달랐고, 이런 이유로 두 감독의 전술 싸움이 경기 초반부터 치열하게 전개됐다. 일단 토트넘은 지난 시즌 위력을 발휘했던 케인, 알리, 에릭센을 내세워 중앙 공격에 집중했고, 첼시의 3백에 틈을 찾는데 주력했다. 반면, 첼시는 바카요코, 캉테, 루이스를 중심으로 중원 싸움을 펼치며 토트넘의 중원에서 전방에서 공이 연결되지 않도록 집중했다.

한 마디로 그물이었다. 첼시는 루이스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놓고, 캉테와 바카요코를 중앙 미드필더로 사용했는데 공격과 수비를 할 때 포메이션이 유기적으로 변했다. 수비시에는 두 중앙 미드필더가 후방으로 내려오며 알리와 에릭센을 막는데 집중했고, 공격시에는 좌우 측면으로 벌려 토트넘의 공간을 노렸다.

첼시의 변칙 전술이 토트넘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첼시는 공격을 전개할 때 캉테와 바카요코가 측면으로 많이 벌리며 공간을 확보했고, 모제스와 알론소를 중심으로 토트넘의 약해진 측면 수비를 공략했다. 여기에 투톱으로 배치된 모라타와 윌리안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침투했다. 결국 첼시가 찬스를 잡았다. 전반 5분 오른쪽 측면 아스필리쿠에타의 크로스를 모라타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살짝 빗나갔다.

[매치 분석①] 콘테vs포체티노, 치열한 지략 싸움

역시 EPL 최고의 전술가들이었다. 지략 싸움이 치열했다. 경기 초반은 첼시가 주도권을 잡았다. 변칙 전술을 들고 나온 첼시가 토트넘의 허를 찌르며 당황하게 만들었고, 토트넘은 공수 모두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특히 좌우 측면에 배치된 데이비스와 트리피어가 공수 모두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상대적으로 첼시는 측면과 중앙에서 공간을 만들었다.

첼시의 작전이 통했다. 첼시가 세트피스에서 선제골을 만들었다. 해법은 첼시의 중원에 있었다. 전반 23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루이스가 전방으로 깊숙하게 가담했고, 문전에서 흘러나온 볼을 받아 침투하는 과정에서 수비수 발에 걸려 넘어져 더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여기서 알론소의 왼발이 변수였다. 프리킥 찬스를 잡은 알론소가 왼발로 날카롭게 감았고, 이것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의 입장에서는 생각하지 못한 변수에서 선제골이 나오며 크게 흔들렸다.

포체티노 감독의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선제골을 내준 포체티노 감독은 측면 공격을 강화했다. 교체 카드로 변화를 주지는 않았지만 전술적인 변화는 분명했다. 일단 윙백인 데이비스와 트리피어를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게 했고, 좌측에서는 뎀벨레, 우측에서는 다이어가 공격에 더 많이 관여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에 알리와 에릭센은 케인의 옆에서 공격을 이끌며 3톱 같은 형태로 변화를 줬다.

효과는 있었다. 전반 중반부터 토트넘 선수들의 개인 능력과 측면이 살아나며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27분 데이비스의 크로스를 알더베이럴트가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벗어났고, 전반 29분 케인의 슈팅도 막혔다. 토트넘이 계속해서 찬스를 잡았다. 전반 42분 역습 상황에서 알리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방향 전환이후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이어 전반 44분 데이비스의 기습적인 슈팅은 쿠르투아의 선방에 막혔다.

[매치 분석②] 포체티노의 선택은 손흥민, 효과는 크지 않았다

점유율은 의미가 없었다. 전체적인 점유율은 토트넘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케인, 알리, 에릭센을 중심으로 중앙에서 찬스를 잡았지만 첼시의 2줄 수비를 뚫지는 못했다. 이때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23분 다이어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고, 왼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됐다.

손흥민이 투입되자 토트넘의 공격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손흥민이 왼쪽 측면을 와이드하게 벌리자 공간이 생겼고, 케인, 알리 에릭센이 자유롭게 찬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첼시의 대응도 인상적이었다. 콘테 감독은 현실적이었다. 아자르, 케이힐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다가, 토트넘 원정이었다. 사실 1-0만 지켜도 대성공이었고, 1골을 내주더라도 무승부면 만족할 만한 경기였다. 이에 첼시는 일찌감치 라인을 내렸고, 사실상 5-3-2 포메이션으로 토트넘의 공세를 막는데 집중했다. 특히 루이스가 더 후방으로 내려오고 캉테와 바카요코도 수비형 미드필더처럼 활약했다. 오히려 모라타가 공격형 미드필더에 서고, 윌리안만 빠른 역습에 가담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동점골이 나왔다. 첼시는 체력적으로 지친 모라타와 윌리안을 빼고 바추아이와 페드로를 투입했다. 콘테 감독은 페드로의 수비 가담 능력과 바추아이의 피지컬을 통해 수비를 강화한다는 계산이었지만 후반 37분 에릭센의 프리킥이 바추아이 머리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첼시는 기다렸다. 무승부여도 급할 것이 없었던 첼시는 수비 라인을 유지한 채 경기를 치렀다. 반면, 토트넘은 웸블리 징크스를 깨기 위해 계속해서 전진했고, 얀센까지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이때 손흥민은 윙백처럼 공수에 모두 가담했지만 위치상만 그렇고, 사실상 윙포워드였다.

[매치 분석③] 포체티노는 급했고, 콘테는 여유가 있었다

토트넘이 동점골을 만들고 나서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문제는 이때였다. 주도권을 잡은 토트넘이 안방에서 승리를 위해 라인을 올리며 케인, 얀센, 손흥민을 중심으로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실속이 없었다. 토트넘의 공격은 너무 다급했고, 여러 차례 실수를 범하며 날카로운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반면, 첼시는 때를 기다렸고, 단 한 번의 역습을 준비했다.

결국 첼시가 추가골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해결사는 알론소였다. 콘테 감독은 수비 라인을 내리는 동시에 페드로 같은 빠른 공격수로 하여금 역습을 시도했는데 이것이 통했다. 후반 43분 상대 패스를 끊어낸 첼시가 빠른 역습을 시도했고, 페드로의 패스를 받은 알론소가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결승골 장면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골이 급했던 토트넘이 무리하게 역습을 시도했지만 이것이 패착이었다. 공을 잡은 요리스는 빠르게 공을 방출했고, 이것을 완야마가 잡아 무리한 역습을 시도했지만 루이스에게 차단됐다. 이후 알론소가 잡아 패스를 연결한 후 측면으로 이동했고, 페드로가 곧바로 침투하는 알론소를 향해 패스를 전했다. 알론소의 왼발은 날카로웠다. 문전으로 침투한 알론소는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요리스의 옆구리 사이를 관통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결과적으로 첼시의 승리였고, 주연은 알론소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콘테 감독의 변칙 전술이었고, 콘테 감독이 짠 시나리오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한 마디로 콘테 감독의 전술적인 승리였다.

[매치 스타] 마르코스 알론소+다비드 루이스

MOM: 알론소

경기기록: 풀타임, 2골, 슈팅 2(유효슈팅 2), 패스성공률 65.6%, 공중볼 3, 볼터치 59, 드리블 1, 클리어링 6, 태클 2, 가로채기 1, 크로스1, 평점 9.14

이견이 없는 경기 최우수 선수(MOM)는 알론소다. 사실 이번 시즌 첼시의 약점으로 좌우 측면 윙백이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알론소는 달랐다. 개막전에서도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알론소가 토트넘전에서 커리어 최고의 경기를 펼쳤고, 두 골을 기록하며 벼랑 끝에 서있던 첼시를 구해냈다. 알론소는 이날 풀타임 활약하며

언성 히어로: 루이스

경기기록: 풀타임, 슈팅 1, 패스성공률 71%, 볼터치 54, 파울유도 4, 태클 5, 가로채기1, 클리어링 4, 평점 6.96

경기의 주인공은 분명 두 골을 터뜨린 알론소였지만 가장 헌신적이었던 선수는 루이스였다. 그리고 콘테 감독의 변칙 전술에 있어서 중심도 루이스였다. 루이스는 중앙 수비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왔고, 안정적인 수비력, 정교한 패싱력, 대인 마크 등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며 첼시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두 번의 골 모두 루이스의 발끝에서 나왔는데 선제골 장면에서는 파울 유도, 결승골 장면에서는 완야마의 패스를 끊어내며 두 골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매치 리액션] 콘테 감독, “첼시의 선수들은 전사였다”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 매우 실망했다.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고, 더 나은 경기를 했다. 두 골 이상 만들 기회가 있었지만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경기력에는 만족한다. 다만 이것이 축구다. 오늘은 운이 좋지 않았다. 좌절감이 들지는 않았고, 경기에 만족하지만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번리전을 통해 만회하겠다. 웸블리 징크스는 전혀 없다. 웸블리 탓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제 웸블리 이야기는 그만하고 싶다. 첼시가 골 결정력이 더 좋았다.

첼시 콘테 감독: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대단한 열망과 의지를 보여줬고, 오늘 그들은 전사였다. 아자르가 뛰지 못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긍정적인 결과를 냈고, 환상적이었다. 물론 경기에서는 고전했지만 우리는 위협적이었다. 우리는 준비돼있었고, 계속해서 골을 넣으려고 했다. 루이스는 정말 잘했고,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감독은 항상 팀에 맞는 전술을 짜야하고, 선수들은 정말 최고였다.

글=정지훈 기자

사진=게티 이미지, 스포티비 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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