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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의 트루패스] ‘무리뉴 2년차’ 맨유에 속공이 장착됐다

[인터풋볼] 축구의 꽃은 역시 골이다. 그리고 그 뒤에 따르는 화려한 골 세리모니는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그러나 득점 장면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골 장면 뒤에는 팀 동료의 결정적인 패스와 움직임이 있었다. 빅 매치의 숨은 1인치와 결정적인 장면을 ‘정지훈의 트루패스(True Pass)’에서 ‘스루패스’처럼 진실하게 풀어낸다. [편집자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4일 자정(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17-18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에서 2골을 폭발시킨 루카쿠의 맹활약에 힘입어 4-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맨유는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선두로 올라섰고,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증명했다.

역시 믿고 보는 무리뉴 감독의 2년차다. 이날 경기는 4-0이라는 스코어가 말해주듯이 내용과 결과 모두에서 완벽했고, 주제 무리뉴 감독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특히 새로 영입한 로멜루 루카쿠와 네마냐 마티치가 만점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고, 여기에 폴 포그바, 헨리크 미키타리안, 마커스 래쉬포드 등 기존 자원들까지 터지면서 무리뉴 감독의 2년차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매치 포인트] OT 첫 선 보인 루카쿠와 OT로 돌아온 치차리토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루카쿠와 치차리토였다. 일단 루카쿠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7,500만 파운드(약 1,115억 원)라는 엄청난 이적료로 맨유의 유니폼을 입었고, 프리 시즌과 레알 마드리드와 슈퍼컵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이날 경기는 루카쿠의 맨유 리그 데뷔전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올드 트래포드에서 첫 선을 보인 날이기도 했다.

치차리토의 EPL 복귀전도 관심사였다. 특히 상대가 친정팀 맨유라는 점에서 치차리토의 세리머니 여부가 관심을 받을 정도였다. 치차리토는 지난 2010년 맨유의 유니폼을 입고, 슈퍼서브라는 별명과 함께 맨유에서 중요한 골들을 기록했다. 이후에는 레알 마드리드, 레버쿠젠 등을 거쳐 활약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웨스트햄의 유니폼을 입었다.

무리뉴 감독과 슬라벤 빌리치 감독의 전술 대결도 흥미로웠다. 슈퍼컵에서 세계 최고의 클럽 레알 마드리드를 맞이해 3백을 사용했던 무리뉴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는 플랜A인 4-3-3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무리뉴 감독은 강팀과 대결에서는 3백을, EPL 중하위권 팀들에는 4백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맨유의 전술적 핵심은 중원이었다. 특히 첼시에서 맨유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마티치가 수비형 미드필더 고민을 얼마나 해결해줄지가 중요했고, 블린트-존스-에릭 바이-발렌시아의 포백 조합도 흥미로웠다. 반면, 웨스트햄은 가장 익숙한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는데 1선과 2선에 역습에 능한 치차리토, 아르나우토비치, 아예우를 배치해 맨유의 뒤 공간을 노렸다. 여기에 EPL에 복귀한 하트가 최후방을 책임졌다.

[매치 분석①] 포그바-마티치, 맨유의 중원은 강했다

경기 전 맨유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것처럼 보였다. 포그바와 마티치가 중원을 구축하고, 2선에 미키타리안, 마타, 래쉬포드가 위치해 공격을 전개하는 그림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양상이 달라졌다. 일단 웨스트햄이 수비 라인을 뒤로 내렸기 때문에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필요없었고, 이에 포그바 좀 더 전진해 마타와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해서 공격을 전개했다. 여기에 마티치도 과감하게 전진해 상대의 패스를 차단하고, 곧바로 공격을 전개했다.

인상적이었다. 마티치가 공을 커팅하면 포그바에게 패스가 연결됐고, 포그바는 드리블, 패스 등으로 탈 압박해 맨유의 공격 전개를 주도했다. 여기에 마타, 미키타리안 등이 중원과 측면을 오가며 공을 잡았고, 래쉬포드와 루카쿠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웨스트햄의 뒤 공간을 노렸다.

맨유의 중원이 웨스트햄의 중원을 압살했다. 웨스트햄에도 EPL에서 수준급 미드필더인 노블과 오비앙이 있었지만 포그바, 마티치, 마타가 워낙 좋은 활약을 펼쳐 파울로 끊어내기에 급급했다. 특히 마티치와 포그바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시즌 첼시에서 캉테와 역할을 나눴던 마티치가 4-1-2-3에서 1의 위치에 홀로 배치되자 활동량, 패스, 가로채기 등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며 공수 모두에 기여했다.

다양한 득점 장면이 중원에서 만들어졌다. 특히 세 번째 골과 네 번째 골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세 번째 골 장면에서 맨유의 환상적인 패스 플레이가 나왔다. 후반 43분 마티치가 루즈볼을 잡아 전진 패스를 연결했고, 이것을 포그바가 잡아 곧바로 미티타리안에게 내줬다. 이후 미키타리안이 논스톱으로 패스했고, 침투하던 마르시알이 잡아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맨유는 이 장면에서 단 5번의 패스로 웨스트햄을 붕괴시켰다.

포그바도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라는 것을 증명했다. 후반 막판 마티치의 패스를 받은 마르시알이 포그바를 향해 패스를 내줬고, 이것을 포그바가 잡아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감각적으로 감아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도 맨유는 정교한 패스플레이를 시도했고, 득점을 완성했다.

[매치 분석②] 루카쿠-래쉬포드-미키타리안, 맨유에 속공을 더하다

지난 시즌 맨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득점력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맨유의 수비 라인을 가다듬으며 리그에서 29실점만 허용하며 리그 최소 실점팀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공격력은 문제였다. 맨유는 리그에서 54골을 기록했는데 순위로 보면 본머스보다 아래인 8위다. 맨유가 컵대회에서 두 번의 우승을 차지한 것은 강력한 수비력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리그에서 더 올라가지 못한 것은 저조한 득점력 때문이었다.

핵심은 다양한 공격 패턴. 맨유는 지난 시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활용한 패턴 플레이에만 집중했는데 상대적으로 마르시알, 래쉬포드, 린가드, 미키타리안 등 속도 넘치는 선수들이 많은 득점에 가담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특히 역습 속도가 느려지면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이번 시즌은 확 달라졌다. 일단 속도와 피지컬을 모두 갖춘 루카쿠가 영입되자 맨유의 공격 속도도 빨라졌다. 최전방에 위치한 루카쿠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맨유의 역습을 이끌었고, 경기 초반 스피드로만 웨스트햄의 수비를 따돌린 것이 압권이었다. 여기에 래쉬포드와 미키타리안까지 속도전에 가세하면서 맨유는 과거 호날두, 루니, 박지성, 테베스가 있던 시절을 떠올릴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득점 장면은 바로 선제골.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속공이었다. 공격의 시작점은 마티치였다. 전반 33분 마티치가 상대의 공을 차단한 것을 래쉬포드가 잡아 빠른 역습을 시도했다. 이후 래쉬포드의 패스가 쇄도하던 루카쿠에게 연결됐고,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 장면에서 마티치가 공을 끊어낸 것이 인상적이었고, 이후 맨유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빠른 역습으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매치 스타] 로멜루 루카쿠+네마냐 마티치

MOM: 루카쿠

경기기록: 풀타임, 2골, 슈팅 5(유효슈팅 2), 키패스 3, 패스성공률 64%, 공중볼 6, 볼터치 41, 드리블 1, 크로스1, 평점 9.02

누구나 인정하는 경기 최우수 선수(MOM)는 루카쿠다. 적응 기간이라는 말은 필요가 없었다. 맨유가 알바로 모라타가 아닌 루카쿠의 영입을 최우선으로 설정한 것도 리그 적응기간이 필요 없다는 이유였고, 스피드, 득점력, 침투, 피지컬, 제공권 등을 모두 갖춘 루카쿠는 맨유에 있어서 신의 한수였다. 이날도 루카쿠는 역습에 의한 득점 장면과 세트피스에서 제공권을 앞세운 득점을 모두 기록하며 1,115억의 이적료가 전혀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언성 히어로: 마티치

경기기록: 풀타임, 슈팅 1, 패스성공률 85.5%, 공중볼 4, 볼터치 89, 드리블 7, 태클 2, 가로채기 1, 클리어링 1, 롱패스 6, 침투패스 1, 평점 8.43

경기의 주인공은 분명 두 골을 터뜨린 루카쿠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활동량을 통해 헌신적인 모습을 보인 선수는 마티치였다. 사실 마티치를 영입했을 때 전성기에서 지난 선수를 너무 비싼 값에 데려왔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무리뉴 감독은 마티치의 활용법을 가장 잘 알고 있었고, 이날 경기에서 모든 것을 증명했다. 마티치는 커팅, 활동량, 패스, 태클, 대인마크 등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했고, 공격 시에는 역습의 시발점 역할까지 톡톡히 했다. 특히 마티치는 맨유가 터뜨린 4골 중에서 3골에 관여했고, 모두 마티치의 발끝에서 득점이 시작됐다.

[매치 리액션] 무리뉴, “더 나아진 맨유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제 무리뉴 감독: 승리가 가장 만족스럽다. 그 이유는 우리는 지난 시즌 승리할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우리가 이겼다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의 퍼포먼스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고, 우리도 실수를 했다. 더 나아진 맨유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는 후반에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골을 만들었고, 자신감과 승리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정말 기분이 좋다. 마티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영입이 성사될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지만 특별한 상황이 발생했다. 우리는 그를 영입했고, 아주 만족한다. 우리는 지난 시즌 유로파 우승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냈다. 이제는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물론 낙관적이지만 좋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겠다.

로멜루 루카쿠: 꿈같은 데뷔전이었다. 훌륭한 팀, 그리고 많은 팬들 앞에서 뛰고 싶었는데 그 꿈이 이뤄졌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승리했다는 것이다. 4골과 함께 클린시트로 승리를 거뒀다. 출발이 아주 좋다. 오늘 경기는 팬들을 기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팬들은 매력적인 축구를 원한다. 우리는 팬들의 바람처럼 매력적인 축구를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글=정지훈 기자

사진=게티 이미지, 스포티비 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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