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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 ISSUE] 서포터가 던진 물병, 받아 마신 '레드소닉' 이상호

[인터풋볼=수원월드컵경기장] 최한결 기자= '레드소닉' 이상호의 첫 친정 방문, 하지만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그를 응원했던 팬들은 물병을 던졌다. 이상호는 담담했다. 물병을 들어 물을 대수롭지 않게 마셨고 끝까지 인사를 남겼다.

서울은 12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6라운드, 슈퍼매치에서 수원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상호는 선발 출전해, 후반 45분 교체되기 전까지 약 90분을 소화했다.

이상호는 그 누구보다 수원에 헌신적인 선수였다. 2009년부터 작년까지 수원 소속으로 몸담았고, 매번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슈퍼매치가 있을 땐, 앞장서서 서울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런 이상호를 향해 수원 팬들은 '블루소닉'이라는 애정 어린 별명을 붙여줬다.

그러나 올 시즌 이상호는 순식간에 수원 팬들에게 배신자가 됐다. 이상호는 지난겨울, 수원을 떠나 서울로 이적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정기적인 출전 기회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 수원에서 서울로의 첫 직접 이적 사례였다. 푸른 피가 흐르던 '블루소닉'이 '순식간에 레드소닉'으로 바뀌었다.

운명의 장난일까. 이상호는 서울 유니폼을 입고 처음 맞이한 슈퍼매치에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이상호는 지난 3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슈퍼매치에서 서울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17분 서울을 구하는 동점골을 터트렸고, 무승부를 만들었다. 이날 이상호는 친정 팬들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그랬던 이상호가 약 5개월 만에 다시 수원 팬들을 마주했다. 이번엔 그토록 익숙한 빅버드에서였다. 지난 6월에도 빅버드에서 슈퍼매치가 있었지만 이상호는 컨디션 난조를 겪었고, 이번 슈퍼매치가 첫 친정 방문이 됐다.

선발로 모습을 드러낸 이상호를 향해, 수원 서포터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이상호도 이를 완전히 무시할 순 없었다. 경기 직후 이상호는 "의식을 안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반전엔 어쩔 수 없이 신경 쓰였다"며  소감을 밝혔다.

후반 들어 긴장이 풀렸고, 다리에 쥐가 날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뛰었다. 이상호는 "후반전엔 컨디션이 좋았다. 다만 막판에 쥐가 나서 제대로 뛰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황선홍 감독도 "이상호는 열정적으로 뛴다. 너무 만족한다. 그런 이상호의 모습이 내가 제일 원하는 것이다"라며 이상호의 활약을 극찬했다.

이날 경기는 곽광선의 자책골로 서울의 승리로 종료됐다.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놀랄만한 모습이 펼쳐졌다. 이상호가 자신을 향해 야유를 퍼부은 수원 서포터석으로 향했다. 수원 팬들은 이상호를 향해 거친 단어를 쏟아냈다. 이어 물병이 여러 개 날아왔다. 

이상호는 당황하지 않았다. 수원 팬들을 향해 인사했다. 그리곤 물병을 집어 들어 자연스레 물을 마셨다. 예상했던 일이기에 당황하지 않았다. 이상호는 "안 좋은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다. 물병이 날아왔고, 마침 목이 말라서 물을 마셨다"며 담담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친정을 향해 인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이상호는 "7년을 몸담은 팀이고, 인사를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안 좋은 반응이 7이면, 좋은 반응을 보여준 팬들도 3정도는 계셨다. 그분들이 물병을 던지는 분들을 말리기도 했다"며 친정 팬들의 반응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이어 이상호는 "어쨌든 지금은 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다음번 맞대결에선 골을 넣고싶다. 대신 세리머니는 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면서 "서울과 수원이 함께 상위 스플릿에 갔으면 좋겠다. 반드시 후반기에도 맞대결을 펼치고 싶다"며 다음 맞대결을 기대했다.

야유에도 불구하고 친정 팬들에게 향한 이상호. 그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는 수원과 서울 사이에서 복잡미묘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이상호는 서울 유니폼을 입고 최선을 다하면서도, 친정 팬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 싶었다. 그리곤 이를 위해 서포터석에서 날아온 물병을 태연히 집어 들었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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