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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찬호의 슛포일러] '슈퍼매치 8G 무승' 수원, 지금이 설욕의 적기다

[인터풋볼] Spoiler alert! 영화가 개봉하면 너도 나도 스포일러를 피해 다니기 일쑤다. 이제는 영화를 넘어 드라마나 예능까지 어느 누구도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다. 하지만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스포츠에는 착한 스포일러가 필요한 법. 연극인 윤찬호가 전하는 축구 예고편. 진짜 스포일러가 될지 아니면 헛다리만 짚게 될지 지켜봐 주기 바란다. "OO가 범인이다!" [편집자주]

8월 12일 토요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경기가 펼쳐진다.

82번째 슈퍼매치이자 올 시즌 3번째 슈퍼매치다. 개막전부터 맞붙었던 두 팀의 올 시즌 전적은 수원이 서울에 1무 1패로 열세다. 수원은 지난 시즌 FA컵에서 서울을 승부차기 끝에 격파하며 우승컵을 들었지만, 리그에서는 2015 시즌 7라운드에서 5대 1로 대파한 다음부터 8경기에서 4무 4패로 한 번도 서울을 이기지 못했다. 리그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균형추가 기울었던 적은 서울이 2010년 8월 28일부터 8경기 동안 2무 6패에 시달린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2012년 FA컵 16강전에서도 서울이 수원에 패배하면서 서울 팬들이 구단 버스를 가로막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수원은 설욕을 원하고 서울은 이 기세를 이어가고 싶다.

최근 흐름은 수원이 좋다. 수원은 최근 리그 7경기에서 6승 1무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7월 이후 클래식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선두 전북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주중 펼쳐진 광주와의 FA컵 8강전에서도 연장 혈투 끝에 승리하며 4강에 올랐다. 클래식 팀 중에서는 울산과 함께 더블을 달성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유이한 팀이다. 승점 46점으로 울산과 승점 동률인 2위. 선두 전북과의 승점 차는 4점으로 우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일단 리그에서는 현재의 연승가도를 이어가야 하고 전북과의 남은 2경기를 잡는다면 산술적으로 우승이 가능하다. 만만치 않은 전북이기에 슈퍼매치에서 승점을 얻는 데 실패한다면 우승 레이스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여러모로 이번 슈퍼매치에서의 승리가 절실한 수원이다.

서울은 7월 이후 5승 1무 2패로 전반기 부진을 털어냈다. 지난 라운드에서 대구와 아쉽게 비기며 기세가 한풀 꺾였으나 강팀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는 서울은 오히려 수원이 반갑다. 서울은 승점 38점으로 5위에 올라있다. 최소 목표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위해서라도 2위 수원의 순위를 끌어내려야 한다. 현재 승점 8점 차지만 이번 경기에 승리한다면 5점으로 좁힐 수 있고 추격 가시권에 둘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현재 7위 포항과의 승점 차가 5점이라 이 경기를 패배한다면 남은 일정에서 하위 스플릿 행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된다. 서울 역시도 이번 경기를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 득점왕 경쟁 데얀 vs 조나탄

득점왕 경쟁의 판도가 변했다. 전반기에는 양동현과 자일이 경쟁했지만 두 선수가 잠시 주춤한 사이 조나탄과 데얀이 득점을 쓸어담으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조나탄은 현재 19골을 기록하며 선두에 올라있다. 4경기 연속 멀티 골을 뽑아내는 등 경기당 득점 0.86골이라는 엄청난 기세를 올리고 있다. 2013년 이후 처음으로 20골 고지를 밟으며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정조국의 기록은 물론이고 2012년 데얀이 세운 한 시즌 리그 최다득점인 31골마저도 노리고 있는 조나탄이다.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때리는 강력한 슈팅과 측면에서 날아오는 크로스의 궤적을 따라가서 머리에 맞추는 능력이 일품이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점차 잘 맞아가고 있어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그 밑을 추격하는 데얀은 명실상부 K리그 최고의 공격수다. 3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고 외국인 선수 통산 최다득점과 한 시즌 리그 최다득점의 기록을 갖고 있다. 20라운드 포항전에서 10호 골을 터뜨리며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더니 인천전 해트트릭 이후 어느새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16호 골을 완성했다. 전성기보다 활동량과 순발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페널티 박스 안에서만큼은 최고의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 박주영이 부상으로 이탈해 당분간 선발 출전이 보장되면서 데얀의 득점포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교체 카드 풍부한 수원, 마땅치 않은 서울

수원의 주 무기는 조나탄이지만 조나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앙 수비라인은 백업 자원이 부족하지만, 공격진을 살펴보면 주로 선발로 출전하는 선수들 외에도 교체 자원이 풍부하다. 주중 벌어진 FA컵 8강전에서는 조나탄이 침묵을 지켰으나 교체 출전한 산토스가 동점 골과 역전 골을 연달아 터뜨리며 수원의 승리를 이끌었다. 같은 위치에 주로 출전하는 다미르는 밑으로도 내려가며 안정적으로 공을 소유하고 날카로운 패스를 넣어주는 반면 산토스는 침투에 능한 스타일이라 단 하나의 교체 카드로도 수원은 큰 폭의 전술 변화를 가져갈 수 있다. 산토스 뿐 아니라 신성 유주안과 부상에서 돌아온 김건희처럼 개성이 뚜렷한 공격수들이 있어 다채로운 공격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원이다.

그에 반해 서울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꺼내 들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 박주영과 이석현이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후반전에 공격적으로 쓸 수 있는 교체 카드가 줄어들었다. 새로 영입한 코바가 교체로 출전한 두 경기에서 도움 하나씩을 기록해 조커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아직 동료들과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다. 공격적인 풀백 심상민을 투입하면서 활력을 더할 때가 있지만, 경기 내용을 크게 뒤바꿀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임민혁이나 김원식을 투입해 오스마르를 센터백으로 내리고 고요한을 측면으로 돌리는 정도의 전술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정도다. 당분간은 플랜A로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서울이다.

# 경기 분석 : 서울의 전반전, 수원의 후반전

서울은 일주일간 휴식을 취했지만 수원은 FA컵을 병행하면서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심지어 수중전으로 벌어진 FA컵 경기에서 주포 조나탄이 120분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느라 체력이 소진됐고 아껴두려던 염기훈과 김민우도 경기에 출전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하지만 수원은 이제 경기 중 체력 안배를 하는 방법을 안다. 수원은 전반에는 내려서다 후반에 힘을 폭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양쪽 윙백이 공격 가담을 자제하면서 라인을 내리고 전방에는 조나탄을 남겨둔 채 역습을 노리는 방식으로 전반을 풀어나간 뒤 후반전에 적절한 교체 카드로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서울은 전반전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수원과는 달리 후반전에 수비를 강화할 수단이 많은 서울이기에 전반전에 선제 득점을 올린다면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다만 무턱대고 공격 작업에만 치중한다면 수원이 쳐놓은 그물에 제 발로 걸어가는 꼴이 될 수 있다. 안정적으로 볼을 소유하면서 수원의 수비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은 그동안 마음먹고 수비라인을 내리는 팀에게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주로 후방에서 공을 돌리다 단순한 크로스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 실속이 없었다. 서울은 징계에서 복귀하는 주세종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중요한 길목에서 만나는 두 팀의 대결이다. 최근 흐름이나 순위에 상관없이 항상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줬던 두 팀의 대결이 폭염을 식혀준 단비처럼 팬들에게 시원한 재미를 불어넣어 주기를 바란다.

# 예상 선발 라인업

글=윤찬호(창작집단 LAS) 칼럼니스츠

사진=윤경식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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