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만난다. 약 2주 뒤에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만나는 두 팀의 대결이기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경기다.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4일 오전 6시 5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2017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를 치른다.

친선경기 격으로 치러지는 경기이기에 중요도는 떨어진다. 사실 결과도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섣불리 준비할 수만은 없는 경기다. 레알과 맨유는 다음달 9일 오전 3시 45분 마케도니아 스코페의 필리포스 2세 아레나에서 열리는 UEFA 슈퍼컵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 '유럽 챔피언' 레알의 여유로운 프리시즌

레알은 명실상부한 유럽 챔피언이다. 레알은 지난 6월 영국 웨일스에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유벤투스를 4-1로 대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2015-16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왕좌에 올랐다.

다음 시즌도 레알의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스쿼드 면에서도 탄탄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해 가레스 베일, 카림 벤제마 등 BBC라인이 건재할 뿐 아니라 다니 세바요스, 테오 에르난데스 등 검증된 신예들이 팁에 합류했다. 스페인 '마르카'도 6월 "지네딘 지단 감독의 다음 시즌 퍼즐은 이미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프리시즌은 다르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미국 투어에 최대한 힘을 뺐다. 호날두와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에게 휴가를 부여했다. 벤제마와 베일 등 주요 선수들은 프리시즌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원을 2군 급으로 꾸렸다.

명단의 변화도 있었다. 최초 명단에 포함됐던 알바로 모라타가 첼시 이적으로 이탈했다. 측면 수비수 다닐루 역시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위해 투어 캠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맨유전은 레알의 프리시즌 첫 경기다. 따라서 컨디션과 호흡 면에서 이미 3경기를 치른 맨유와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또 다른 챔피언 맨유, 프리시즌에서 승승장구

맨유 역시 또 다른 유럽 챔피언이다. 맨유는 지난 5월 스웨덴 스톡홀름 솔나에 열린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아약스를 2-0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는 맨유 클럽 역사상 최초의 유로파리그 우승컵이기도 했다.

맨유 입장에서 유종의 미였다. 리그만 보자면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TOP4 진입을 목표로 했지만 실패했고 시즌을 6위로 마쳤다. 때문에 유로파리그에서 총력을 다했고, 우승을 통해 다음 시즌 UCL 진출권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후 맨유는 빠르게 다음 시즌을 준비했다. 수비수 빅토르 린델로프를 영입했고, 최근엔 대형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까지 팀에 합류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빠르게 팀을 정비해 보다 일찍 프리시즌을 시작했다.

프리시즌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의 두 팀(LA갤럭시-레알 솔트레이크)과 평가전에서 연승을 거둔데 이어, 지난 21일엔 맨시티와 ICC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무리뉴 감독도 "매우 좋은 훈련 기간을 보내고 있다. 좋은 결과까지 얻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 레알과 맨유의 미묘한 자존심 싸움

경기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이번 경기와 결과가 2주 뒤에 있을 UEFA 슈퍼컵에 독이 될 수도 있다. 후안 마타 역시 레알과 경기를 앞둔 23일 맨유 공식 채널 'MUTV'와 인터뷰에서 "프리시즌 보다 슈퍼컵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두 팀 사이에는 미묘한 자존심 싸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레알과 맨유는 이미 투어 초반부터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지난 13일 "레알과 맨유가 LA에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호텔, 훈련장 등에서 보다 나은 곳을 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팀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이슈도 존재한다. 2년 전 여름에는 다비드 데 헤아의 이적을 두고 논란을 빚었다. 당시 레알과 맨유는 데 헤아의 이적이 무산되자 그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기도 했다. 데 헤아를 둘러싼 신경전은 2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무리뉴 감독도 레알과 경기를 앞두고 "데 헤아가 맨유에 남을 것을 보장한다"고 다시 한 번 못을 박았다.

레알과 맨유 사이에 이적 문제는 데 헤아 뿐이 아니었다. 최근엔 모라타의 이적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무산되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협상 도중 맨유가 루카쿠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관계가 더욱 불편해졌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호날두의 맨유 복귀설'도 두 팀의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했다.

이러한 대립 관계가 레알과 맨유의 만남에 더욱 불을 붙였다. 여기에 2주 뒤 더 큰 무대에서 또 다시 만난다는 사실로 팬들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 레알-맨유 예상 명단

레알 마드리드(4-3-3): 나바스; 카르바할, 바란, 나초, 마르셀로; 모드리치, 크로스, 카세미루; 이스코, 벤제마, 베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4-3-3): 데 헤아; 발렌시아, 린델로프, 스몰링, 블린트; 에레라, 미키타리안, 포그바; 래쉬포드, 루카쿠, 린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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