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90분 뒤면 운명이 결정된다.

호주 아시안컵을 향한 한국축구대표팀의 생존 경쟁이 마지막 모의고사만을 남겨뒀다.

한국축구대표팀은 21일 오전 11시 30분 제주 서귀포 강창학구장에서 자체 연습경기를 가진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 연습경기를 자선축구경기로 제안했는데, 성사됐다. 연습경기를 공개해 불우이웃을 돕고, 제주도민과 제주시축구협회에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숨은 뜻이 하나 더 있었다. 관중들에게 경기를 공개할 경우 선수들은 실전처럼 박 터지게 싸울 수 있고, 슈틸리케 감독은 진정한 옥석을 가릴 수 있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 연습도 자선도 아닌 실제 경기나 마찬가지다. 선수들은 경기용 유니폼을 입고, 모든 행사를 A매치 때와 최대한 비슷하게 적용한다.

어제 오전 10시 제주 서귀포에 있는 시민축구장에서 ‘TEAM신태용’과 ‘TEAM박건하’로 나눠 최종 훈련에 들어갔다. 훈련은 마치 정식 경기를 앞두고 있는 K리그 팀의 모습과 흡사했다.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연습에서 30분은 스트레칭, 볼터치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11시부터 한 시간은 전술, 세트피스, 슈팅 등 실전을 방불케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매의 눈으로 양 팀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코칭스태프와 일부 선수의 실명을 거론하는 모습도 보였다.

초반 웃음이 넘치던 선수들은 시간이 흐르자 어느새 긴장모드로 들어갔다. 일주일 중 마지막 훈련이었고, 이제 90분 경기를 끝으로 아시안컵 출전 여부가 정해지는 걸 알고 있었다. 시원섭섭함이 감돌았다.

28명 중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할 선수는 몇이나 될지, 예상 외의 깜짝 발탁도 있을지 90분 뒤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인터풋볼=서귀포] 이현민 기자 first10@interfoot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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