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만날 때마다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던 전북 현대와 FC 서울의 ‘전설매치’가 20일 만에 다시 축구 팬들을 찾아왔다. 전북이 여전히 K리그 순위표의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서울이 맞대결을 앞두고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전북과 서울은 지난 라운드에서 나란히 대승을 거뒀다. 전북은 광주 FC를 3-1로 제압했고, 서울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인더비’에서 5-1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전북은 타격이 컸다. 로페즈가 퇴장을 당했고, 최철순마저 경고를 받아 서울전에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총력전을 예고한 서울과 변화가 불가피해진 전북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상위권 판도에 금이 갈 수 있다.

지난 라운드에서 ‘3’과 인연이 깊었던 제주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도 이번 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제주는 주중 열린 경기에서 상주를 3-0으로 꺾고 부활을 알렸고, 포항은 대구에 0-3으로 무너지며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7위로 순위가 내려앉은 포항은 다시 한 번 양동현의 부활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울산과 수원의 ‘2위 쟁탈전’도 흥미롭다. 울산은 인천을 안방으로 초대하며, 4연승을 기록 중인 수원은 상주를 상대로 안방에서 승점 3점을 노린다. 이날 결과에 따라 2위 자리의 주인공이 바뀔 수도 있다. 이밖에도 지난 라운드에서 나란히 패배의 쓴맛을 봤던 광주와 전남은 상처 회복에 나서며, 울산에 패한 강원은 이변을 연출했던 대구를 상대로 승점 사냥에 나선다.

[주간 K리그 22R 리뷰] ‘화끈한 골 잔치’ 데얀과 조나탄의 해트트릭 행진!

지난 라운드에서는 시원한 골 잔치가 벌어졌다. 6경기에서 무려 22골이 터지면서 무더위에 지쳐있는 축구 팬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켜 준 것이다. 경기당 3.6골이 터진 셈이다. 올 시즌 클래식 무대에서 하루 동안 가장 많이 골이 터진 날이다.

골 잔치에 큰 공을 세운 건 데얀(서울)과 조나탄(수원)이었다. 데얀은 ‘친정팀’ 인천과의 경인더비에서 전반 8분 추가골을 터뜨렸고, 후반 15분 추가골에 이어 후반 35분 페널티킥 골까지 터뜨리며 5-1 대승에 일조했다. 데얀은 이날 K리그 통산 최다 해트트릭 횟수 동률(6회, 샤사, 김도훈)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조나탄도 전남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20분 결승골을 터뜨렸고, 5분 뒤에는 크로스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41분에는 바이시클 킥으로 4-1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클래식 최초로 하루에 해트트릭이 2회가 나오는 진기록이 탄생했다.

경기 종료 후 두 선수의 설전도 팬들을 웃음 짓게 했다. 데얀은 “조나탄은 좋은 선수지만 나와 비교하지 말아 달라. 나는 득점왕을 3번이나 차지했고, 조나탄은 아직 K리그에서 경험이 적다”라며 비교 자제를 당부했고, 이에 조나탄은 “나는 지금 K리그 역사를 쓰고 있다”고 응수하며 ‘슈퍼매치’ 또 하나의 스토리 탄생을 예고했다.

이밖에도 울산은 강원 원정에서 이종호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챙기며, 프로축구 통산 최초로 500승을 달성하는 영광을 안았다. 전북은 광주를 3-1로 꺾고 절대 강자다운 위용을 뽐냈고, 주춤하던 제주는 상주에 3-0 완승을 거두며 부활을 알렸다. 대구도 포항을 3-0으로 완파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주간 K리그 빅매치] '전설 매치'와 '3'으로 희비 갈렸던 제주VS포항  

# 복수 꿈꾸는 전북과 물 오른 서울의 ‘전설매치’

서울과 전북이 20여일 만에 다시 상암벌에서 서로를 마주한다. 지난 2일 맞대결에서는 서울이 박주영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챙겼다. 전북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법한 결과다. 상주와 광주를 차례로 3-1로 꺾으며 예열을 마친 전북은 복수를 꿈꾸며 서울 원정길에 오른다.

하지만 서울의 최근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데얀과 박주영은 물론이며, 고요한, 오스마르, 윤일록, 이상호 등 선수들이 너나할 것 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주중 열린 인천 원정에서는 데얀이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올 시즌 첫 3연승을 기록했다. 황선홍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두 스트라이커가 잘 해주고 있다”며 흡족해했고, 전북전 선발을 묻는 질문에 “비밀로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은 인천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하지 않았다. 전북과의 중요한 맞대결을 앞두고 힘을 빼고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총력전을 펼친 것이다. 황선홍 감독은 “전북전까지는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면 이번 라운드를 마친 뒤 올스타전 휴식기를 통해 한숨을 고르겠다고 밝혔다. 황현수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것을 제외하면, 큰 변화 없이 전북전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전북이다. 전북은 광주전에서 로페즈가 퇴장을 당했고, 최철순마저 경고를 받으면서 서울전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문제는 최철순의 이탈이다. 로페즈를 대체할 공격 자원은 충분하지만. 최철순의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최강희 감독도 “많은 걸 잃었다. 로페즈 자리는 보완할 수 있지만, 최철순의 자리가 고민이다. 서울전에서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마땅한 풀백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스리백으로의 변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서울이 물오른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전 선발 라인업을 두고 최강희 감독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맞대결에서 골맛을 본 김신욱과 최상의 골 감각을 이어가고 있는 데얀의 맞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이번에는 어떤 선수들이 ‘전설매치’를 뜨겁게 달굴까? K리그의 새로운 흥행카드로 떠오르고 있는 ‘전설매치’가 팬들을 즐겁게 할 준비를 마쳤다. 

# 윤빛가람vs김승대, '동료에서 적으로'

중국 슈퍼리그 옌볜 푸더FC에서 함께 뛰던 윤빛가람(제주)과 김승대(포항)가 적으로 만난다. 각 팀의 에이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두 선수의 활약 여부가 승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경기다.

시즌 초반까지 돌풍을 일으키던 두 팀이다. 그러나 여름이 되니 조금씩 뒤처지기 시작했다. 한 때 선두 경쟁을 펼치던 제주는 6월부터 치러진 9경기에서 3승(2무 4패)밖에 거두지 못하며 4위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그나마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상황은 포항이 더 좋지 않다. 포항은 같은 시기 9경기에서 무려 6패(2승 1무)를 당했다. 최근 3연패의 늪에 빠지기도 했다. 그 사이 순위는 하위스플릿에 해당하는 7위로 떨어졌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이번 라운드에 패한다면 또 다시 순위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팀 모두 반등이 필요한 때. 이럴 때일수록 에이스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윤빛가람과 김승대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최근까지 중국 옌볜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고, K리그 복귀 후 적으로는 처음 만난다.

먼저 국내 무대에 적응한 쪽은 윤빛가람이다. 지난 상주전에서 선발 출전한 윤빛가람은 전반 5분 이창민의 패스를 선제골로 연결시키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복귀 후 5경기 만에 첫 골이었다. 그는 이 경기에서 득점뿐 아니라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김승대는 시간이 필요했다. 포항으로 복귀한지 약 열흘밖에 되지 않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21라운드 수원전에 교체 투입되며 복귀전을 치렀고, 지난 대구 원정에선 선발 출전했지만 팀의 대패를 지켜봐야 했다. 호흡에서 부족함은 그도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현재로선 김승대가 살아야 포항이 살아날 수 있다.

동료에서 적으로 만나 윤빛가람과 김승대. 지친 여름에 활력소가 될 에이스는 과연 누구일지, 두 선수의 활약 여부에 제주와 포항의 운명이 달렸다. 

[주간 K리그 아더매치] 울산과 수원의 장외 경쟁, 그리고 치명타 회복기

울산과 수원의 장외 경쟁도 흥미롭다. 강원을 꺾고 2위 수성에 성공한 울산은 서울에 충격패를 당한 인천을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인천은 김도훈 감독의 ‘친정팀’이기도 하다. 최근 극과 극 흐름을 보이고 있는 두 팀의 맞대결로, 울산은 ‘선두’ 전북 추격을, 인천은 서울전 상처 회복을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수원도 선두 추격전에 가세했다. 조나탄의 발끝이 달궈진 수원은 최근 4연승을 질주하며 K리그 팀들을 통틀어 가장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번 맞대결 상대는 상주다. 수원은 ‘2위’ 울산을 승점 2점차로 바짝 뒤쫓았다. 최근 부진한 상주마저 꺾는다면, 울산-인천전 결과에 따라 2위 등극도 노려볼 수 있다. ‘2위’ 자리를 두고 펼쳐지는 울산과 수원의 장외 경쟁이 이번 라운드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울산에 치명타를 입으며 5위로 추락한 강원은 포항은 3-0으로 꺾고 자신감을 충전한 대구를 안방으로 초대한다. 포항전에서 화력을 뽐낸 대구가 강원의 화력에 맞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라운드에서 각각 전북(1-3 패)과 수원(1-4 패)에 패하며 높은 벽을 실감하고 돌아온 광주와 전남도 치명타를 회복하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주간 K리그 승부예측] 서울vs전북, 이번 전설매치의 승자는?

서울승 2명, 전북승 1명, 무승부 3명

절반에 달하는 기자가 무승부를 예측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탄 서울과 꾸준히 좋은 흐름을 이어온 전북이 승부를 쉽게 가리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 주간 K리그 23R 일정

글=인터풋볼 취재팀
그래픽=유지선, 박주성 기자
사진=윤경식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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