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문로] 유지선 기자= U-20 월드컵을 뜨겁게 달궜던 ‘비디오 판독(Video Assistant Referees·VAR)’ 시스템이 K리그 무대에도 정착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VAR 설명회를 열었다. 7월 1일로 앞당겨 시행되는 VAR 시스템의 정확한 개념을 비롯해 활용 방법 등을 설명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연맹은 앞서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의 지도자와 선수 대표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한 바 있다.

VAR은 운영실에서 두 명의 심판과 오퍼레이터 총 3명이 모니터로 경기 상황을 지켜보다가, 경기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에서 주심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단, VAR은 페널티킥과 퇴장, 골, 징계처리 오류로 인해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4가지 경우에만 진행된다.

# VAR 도입을 통한 기대 효과

당초 연맹은 내년 초 VAR 도입을 계획 중이었다. 그러나 전반기 심판 판정에 팬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았고, 판정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리그 위기론까지 대두되자 서둘러 조기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한국에서 개최된 U-20 월드컵에서의 성공적인 도입이 좋은 본보기가 됐다.

VAR은 한국에서 열린 2017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대회에서 두 번째로 도입돼 호평을 받았다.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A조 1차전에서 후반 35분경 아르헨티나의 마르티네스가 팔꿈치로 상대 선수를 가격했고, 토모리가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주심이 상황을 못보고 지나치면서 경기가 그대로 진행됐지만 요청에 의해 VAR이 시행됐고, 그 결과 마르티네스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바 있다.

이밖에도 VAR은 이탈리아-우루과이의 D조 1차전에서 나온 페널티킥 판정과 한국-기니의 경기에서 조영욱의 득점 취소, 이탈리아-잠비아의 8강전에서 페널티킥이 프리킥으로 정정되는 동시에 반칙을 범한 선수에게 퇴장이 선언되는 등 여러 상황에 유용하게 활용됐다.

연맹은 “VAR을 통해 신뢰받는 판정으로, 판정에 대한 뉴스 기사를 멈추겠다”면서 “최소한의 개입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운영 지침을 밝혔다. 앞서 K리그 32경기에서 VAR을 사전에 오프라인 테스트한 결과, 편균 판정 시간은 20초에 불과했으며 판정 변경이 필요한 경우가 총 16번(페널티킥 5회, 퇴장 2회, 골 9회)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 실제 활용 방법 및 그라운드 위에서의 주의점

VAR은 비디오 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되거나, 주심이 스스로 중요한 판정을 놓쳤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시행된다. 중립지역이거나 유망한 공격기회가 없을 때, 플레이가 진행 중이지 않을 때에만 VAR 판독을 위해 경기가 중단될 수 있으며, 주심은 경기가 재개되지 않도록 손으로 귀를 가리켜 비디오 판독 중임을 알리게 된다. 판정이 변경될 경우에는 주심이 TV 사인 후 판정을 변경한다.

비디오 판독의 실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선수 및 팀 관계자가 아닌 주심의 몫이다. 따라서 선수들은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 경우에도 주심이 휘슬을 불기 전까지는 경기를 진행해야 한다.

선수와 팀 관계자가 판독에 압력을 가하거나, 개입해서도 안 된다. VAR 체크를 요구하며 항의하는 선수에겐 경고가 주어지며, 주심영상판독구역에 접근할 경우에도 경고를 받게 된다. 팀 관계자가 VAR 시그널을 보내거나 구두로 항의 하는 경우, 주심영상판독구역에 접근할 경우에는 퇴장 명령이 내려진다.

2%의 아쉬움도 있다. 타 종목에서는 양 팀의 VAR 요청이 허락된 것과 달리, K리그에서는 양 팀에 비디오 판독 요청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심의 권한이 절대적이고, 그로인해 발생했던 문제들을 비디오 판독을 통해 완전히 떨쳐낼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라 할 수 있다. 

전반기에 심판 판정으로 인해 여러 차례 홍역을 치렀던 K리그가 VAR의 이른 도입으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일단 귀중한 첫 발을 내디딘 K리그와 VAR의 만남, 앞으로 그라운드 밖에서 ‘추가적인 눈’의 기능을 할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K리그 무대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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