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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분석실] ‘10위⟶우승’ 콘테, 어떻게 첼시를 부활시켰나

[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블루스의 몰락은 딱 1년뿐이었다. ‘블루스’ 첼시가 2년 만에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며 부활했고, 명실상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클럽으로 올라섰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이탈리아의 혁명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있었다.

이제 최종전이다. 그러나 EPL의 우승 경쟁은 이미 끝났다. 첼시는 지난 37라운드 웨스트 브로미치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이후 첼시는 왓포드까지 잡으며 승점 90점 고지를 밟았고, 29승째 기록하며 30승 우승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섰다.

극적인 반전이다. 불과 1년 전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첼시의 레전드 감독 주제 무리뉴 감독이 경질되기도 했고,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딱 1년 만에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고, 이제는 EPL을 대표하는 클럽으로 확실하게 자리 매김했다. 정확히 1년. 과연 첼시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고, 콘테 감독은 어떻게 첼시를 변화시켰을까?

# 콘테 감독의 시행착오: 4-1-4-1, 파브레가스, 이바노비치

처음부터 완벽하지는 않았고, 시즌 초반 시행착오가 있었다. 콘테 감독은 시즌 초반 전임 감독들이 만들어 놓은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해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만들었고, 4경기 무패(4승 1무)행진을 달렸다. 문제는 강팀과의 경기였다. 콘테 감독의 첼시는 리그 5라운드 리버풀(1-2 패), 6라운드 아스널(0-3 패)에 연달아 완패를 당하며 상승세가 꺾였고, 라이벌 팀들과의 경기에서 한계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문제는 공수 밸런스였다. 콘테 감독의 첼시는 너무 공격적이었고, 약팀을 상대할 때는 인상적이었지만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수비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아스널전에서 콘테 감독은 4-1-4-1 포메이션을 사용했는데 중원에 파브레가스, 마티치, 캉테를 투입해 공격적인 중원을 구축했다. 완패였다. 아스널은 세밀한 패스플레이로 중원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동시에 산체스, 외질, 월콧이 맹활약을 펼치며 첼시의 포백을 완벽하게 붕괴시켰다.

콘테 감독의 축구 철학과 다른 선수기용이었다. 콘테 감독의 축구는 콤팩트하면서도 강한 압박과 역습 그리고 안정적인 수비가 바탕이 돼야하지만 파브레가스는 수비력에 문제가 있었고, 이바노비치는 역동성을 잃어버렸다. 이런 이유로 콘테 감독의 첼시는 강팀과의 경기에서 연달아 패배했고, 전술적인 변화를 가져가기로 결정했다. 특히 콘테 감독은 그동안 첼시의 핵심 선수였던 파브레가스와 이바노비치를 선발에서 제외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 전환점이 된 아스널전 대패, 콘테식 3백의 시작

콘테의 3백 사용후, 모든 기록들이 좋아졌다

“아스널전 완패는 내가 전술적인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패배였다.” 콘테 감독의 말대로 아스널전 대패가 전환점이 됐다. 아스널과 런던 더비에서 너무나도 무기력하게 패배한 콘테 감독은 유벤투스와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사용하던 3백을 첼시에 이식시키기로 마음을 먹었고,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가장 시급한 문제였던 공수 밸런스를 잡는데 중점을 뒀다. 포메이션은 3-4-3으로 변화를 가져갔다. 선수들의 배치도 달라졌다. 기존 핵심 선수였던 파브레가스, 테리, 이바노비치를 선발에서 제외했고, 모제스, 알론소 등을 기용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자신의 축구 철학에 맞는 선수들이었기 때문. 3-4-3 포메이션으로 전환한 콘테 감독은 위에 언급한 세 명의 선수를 과감하게 제외하고, 전술적으로 맞는 선수들을 선택했다.

신의 한수였다. 콘테 감독의 3-4-3은 무서울 정도로 견고했다. '이탈리아의 혁명가' 콘테 감독이 완성시킨 첼시의 3-4-3은 완벽에 가까웠고, 아스널전 패배이후 거짓말 같은 연승행진을 기록하며 완벽한 반전에 성공했다. 공수 밸런스가 완벽해졌다. 공격력과 수비력이 모두 좋아졌다.

첼시는 아스널전 패배이후 리그에서 13연승을 달렸는데 당시 32골을 넣는 동안 단 4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축구는 기본적으로 많이 넣고, 적게 실점을 해야 하는데 이를 첼시가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통해 실현했다.

이에 대해 콘테 감독은 “우리는 3승으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솔직하게 난 차분해질 수 없었다. 내가 원하던 것을 볼 수 없었기 때문. 특히 아스널전 완패는 내가 전술적인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패배였다. 이후 나는 전술적인 변화를 가져갔고, 경기를 치를 때마다 팀이 좋아졌다. 선수달의 자신감도 커졌고, 맨시티나 맨유 같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자신감은 더욱 커졌다”며 3백을 사용한 것이 신의 한수였음을 인정했다.

# EPL 지배한 콘테의 3백 정밀 분석

① 전술 판도를 바꾼 콘테의 3백, 핵심은 압박과 역습

콘테의 3백은 EPL의 전술 판도를 바꿨다. 콘테 감독의 3백이 첼시의 상승세를 이끌자 그동안 4백을 고집했던 토트넘, 아스널, 맨시티 등이 3백을 사용하며 변화를 가져가기도 했다. 그만큼 콘테의 3백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핵심 요소는 크게 세 가지다. 수비, 압박, 역습. 어찌 보면 단순하다. 콘테 감독은 중원에 수비력과 활동량을 모두 갖춘 마티치와 캉테를 배치해 전방부터 강력한 압박을 펼쳤고, 상대의 공을 차단한 이후에는 곧바로 역습을 전개했다. 엄청난 속도를 자랑했다. 마티치와 캉테는 공을 잡으며 바로 전진패스를 시도했고, 아자르, 코스타, 페드로가 포진한 공격진은 폭발적인 역습을 가져가며 슈팅까지 마무리했다.

② 살아난 공수 밸런스, 유기적인 3백

그러나 자세히 보면 상당히 복잡한 전술이었고, 다양한 요소가 들어 있었다. 일단 3백을 구성하는 세 명의 수비수 조합이 특이하다. 콘테 감독은 수비가 불안하자 3명의 센터백을 세웠는데 대인 방어와 몸싸움에 능한 케이힐과 속도와 일대일 싸움에 강한 아스필리쿠에타가 3백의 좌우를 담당했고, 커버링과 발 기술이 좋은 루이스가 중앙에서 수비를 조율했다. 중심은 루이스였다. 중앙 수비에 위치한 루이스는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동시에 넓은 시야와 정교한 킥력을 바탕으로 첼시 역습의 시발점 역할을 담당했다.

유기적인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컷팅과 몸싸움에 능한 케이힐이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움직였고, 알론소가 수비에 가담하면 자연스레 중앙으로 이동했다. 반면, 공격 가담과 스피드가 좋은 아스필리쿠에타를 오른쪽 수비에 배치해 모제스의 공격 가담을 편안하게 만들었고, 때로는 과감하게 위로 올라가 빌드업에 가담했다. 여기에 루이스는 정교한 중장거리 패스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고, 중원 싸움에서 숫자를 늘렸다. 결국 콘테 감독의 3백은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는 동시에 빠른 역습이 가능한 구조였다.

공수 밸런스가 확실히 좋아졌다. 핵심은 윙백에 있다. 콘테 감독은 ‘에이스’ 아자르의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비력이 좋은 알론소를 윙백으로 세웠고, 상대적으로 수비 가담이 좋은 페드로를 오른쪽 측면에 배치한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였고, 윙백으로는 공격력이 좋은 모제스를 세워 좌우 밸런스가 맞게 했다.

③ 다양해진 공격 루트, 에이스는 아자르

공격 루트도 다양했다. 코스타를 이용한 포스트플레이, 아자르를 이용한 침투, 페드로와 모제스를 이용한 측면 공격, 케이힐을 이용한 세트피스 등 다양한 득점 장면이 나오며 인상적인 공격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알론소, 루이스 등이 공격에 적극 가담하며 다양한 선수들이 득점을 터트렸다.

특히 아자르와 코스타의 역할이 중요했다. 무리뉴 감독 시절에는 돌파가 좋은 윌리안을 중용했지만 콘테 감독은 달랐다. 측면 돌파는 물론이고, 중앙 침투가 가능한 아자르와 페드로를 측면에 배치해 중앙에서 찬스를 만들었고, 문전에 있던 코스타는 직접 마무리하거나 연계 플레이에 집중했다.

윙어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것을 두고 영국 축구 전술 칼럼니스트 조나단 윌슨은 이를 '인사이드-포워드'라고 불렀는데 아자르와 페드로가 딱 그랬다.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고, 문전에서 숫자 싸움을 늘리며 득점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코스타는 20골 6도움, 아자르는 15골 5도움을 기록하며 첼시의 공격을 이끌었다.

중원 조합도 살펴봐야 한다. 콘테 감독은 공격력이 좋은 파브레가스를 후반 교체 카드로 사용했고, 활동량과 수비력이 좋은 마티치와 캉테를 중원에 배치했다. 이런 이유로 상대의 공격을 적절하게 차단하는 동시에 공격 전환이 빨라졌고, 이때 캉테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또한, 장신 미드필더 마티치가 문전으로 침투해 공중볼 싸움에도 참가했고, 서로의 단점을 보완했다.

# 콘테의 첼시, 핵심 선수 4인: 아자르, 코스타, 캉테, 아스필리쿠에타

확 달라진 첼시. 이 중심에는 콘테 감독의 지략과 전술도 있었지만 핵심 선수들의 맹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첫 번째는 아자르다. 지난 시즌 부진과 태업 논란에 시달렸던 아자르가 이번 시즌에 완벽하게 부활했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던 전성기로 돌아왔다. 아자르는 이번 시즌 리그 35경기에서 15골 5도움을 기록하며 콘테 감독의 전술에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프리롤을 부여받은 아자르는 훨훨 날았고, 인간계 최강으로 돌아왔다.

두 번째는 캉테다. 한 마디로 신의 한수였다. 지난 시즌 레스터의 우승을 이끌었던 캉테가 이번 시즌 첼시의 유니폼을 입었고, 중원의 신형 엔진으로 맹활약했다. 캉테는 첼시에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언론과 팬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진화한 형태로, 포백 보호뿐만이 아니라 폭넓은 활동량과 압박으로 주도권을 가져온다. 적재적소에 찔러주는 패스 또한 일품이었다.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는 캉테의 모습에 콘테 감독도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캉테는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 선정되기도 했다.

미운 오리에서 복덩이로. 코스타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코스타는 이번 시즌 첼시에 애증의 대상이었다. 필요한 때 득점포를 가동하며 승리에 큰 공을 세운 건 사실이지만, 시즌 도중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복귀설과 중국 슈퍼리그로의 이적설이 불거지면서 여러 차례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 그러나 결코 미워할 수가 없었고, 최전방에서 꾸준하게 득점포를 가동하며 첼시 공격을 이끌었다. 코스타는 이번 시즌 리그 34경기서 20골 6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마지막 선수는 콘테 3백의 중심 아스필리쿠에타다. 꾸준함의 대명사다. 아스필리쿠에타는 이번 시즌 리그 37경기에 선발 출전해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만약 아스필리쿠에타가 리그 최종전에서도 풀타임 출전한다면 리그 전 경기 출전이라는 기록을 세운다.

꾸준한 만큼이나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3백의 중심은 루이스가 잡아줬지만 사실상 전술의 핵심은 아스필리쿠에타였다. 콘테 감독은 3백의 문제였던 공격 전개를 좀 더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포어 리베로(3백에서 수비수가 전진해서 미드필더처럼 플레이하는 것)' 시스템을 사용했는데 이때 아스필리쿠테아의 역할이 매우 컸고, 전 지역을 움직이며 공수에 있어서 기여했다.

-핵심 선수 기록

에당 아자르: 35경기 15골 5도움, 패스성공률 84.1%, 경기당 슈팅 2.1개, 키패스 2.4개, 드리블 3.9개, 롱패스 3.2개

은골로 캉테: 34경기 1골 1도움, 패스성공률 88.6%, 경기당 태클 3.6개, 가로채기 2.5개, 롱패스 3.9개

디에고 코스타: 34경기 20골 6도움, 패스성공률 74.8%, 경기당 슈팅 3.2개, 공중볼 1.3개, 키패스 1.2개, 드리블 1.6개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37경기 1골 4도움, 패스성공률 87%, 경기당 공중볼 2.1개, 태클 2.2개, 가로채기 1.9개

사진=게티 이미지, 독일 전술 전문 사이트 '슈필페어라거룽(Spielverlagerung)‘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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