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박주성 기자= 1977년 대회 출범 이래 40여년동안 축구 유망주들의 등용문이 되어온 FIFA U-20 월드컵.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를 향해 제대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대회이기도 하다. 각국의 ‘어린 재능’들이 대부분 U-20 월드컵에 참가하면서 한국 선수들이 맞붙었던 상대 중에는 훗날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한 선수들이 많았다. 물론 그때는 나중에 그렇게 유명한 스타가 될 줄은 몰랐다.

# ‘붉은악마’를 가로막았던 둥가, 베베토, 조르징요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동양의 붉은악마’로 불리며 한국은 승승장구했다. 준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거함 브라질. 김종부의 골로 기세좋게 앞서나갔으나, 결국 두 골을 허용하면서 패하고 말았다. 당시 브라질 대표팀에는 둥가와 베베토, 조르징요가 든든히 버티고 있었다. 당시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이들 3명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을 차지할 때도 트리오로 활약했다.

# 포체티노는 이기고, 피구와 호베르투 카를로스에겐 졌다
1991년 포르투갈 대회에는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참가해, 1차전에서 강호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격파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당시 아르헨티나 주장은 지금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의 감독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였다. 포체티노는 이후 국가대표로 성장해 2002 한일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3차전에서 만난 대회 우승팀 포르투갈에는 루이스 피구가 있었다. 0-1로 패했지만, 2002 월드컵에서는 같은 스코어로 복수에 성공했다. 그리고 8강전에서 브라질을 만났을 때는(1-5패) 일명 ‘UFO 슛’으로 유명한 호베르투 카를로스의 폭발적인 오버래핑을 힘겹게 막아야 했다.

# 앙리, 트레제게, 아넬카에 속절없이 무너지다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는 브라질에 3-10으로 대패하는 등 한국의 U-20 월드컵 도전사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대회다. 2차전에서는 프랑스를 만났는데, ‘아트사커의 샛별’ 티에리 앙리와 다비드 트레제게, 그리고 니콜라스 아넬카에게 뻥뻥 뚫리고 말았다. 결국 앙리와 트레제게에게 두골씩을 허용, 2-4로 패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만 했다. 당시 앙리를 번갈아 마크했던 한국의 수비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세상에 그렇게 빠른 선수는 생전 처음 봤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유명한 앙리였다”고 털어놨다.

# 마르셀루, 다비드 루이스, 윌리안, 파투를 괴롭히다 

2007년 캐나다 대회에서 한국은 멋진 패스워크로 아름다운 축구를 선보였다. 2차전 상대 브라질을 맞이해서도 ‘어느 팀이 브라질인지 모르겠다’는 팬들의 칭찬속에 끝까지 멋진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2-3으로 패하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는 마르셀루, 첼시 소속의 다비드 루이스와 윌리안이 활약했으며, 파투(전 AC밀란)에게 두골을 잇따라 실점했다. 당시 마르셀루와 다비드 루이스는 지금과는 달리 머리칼이 짧아 외모상으로는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 ‘핫 플레이어’ 그리즈만, 하메스 로드리게스, 이스코도 상대했다

 

고 이광종 감독이 이끌고 참가했던 2011년 콜롬비아 대회의 2차전 상대는 프랑스였다.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소속으로 유럽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앙투완 그리즈만은 등번호 11번을 달고 한국을 공략했다. 1-3으로 졌지만 그리즈만에게는 골을 내주지 않아 어깨를 으쓱이며 양손으로 전화하는 특유의 골 뒷풀이는 허용하지 않았다.
3차전에서 콜롬비아를 만난 한국 수비진들은 하메스 로드리게스(레알 마드리드)를 집중 마크해야 했다. 그로부터 3년뒤 열린 브라질 월드컵에서 로드리게스는 일약 월드 스타로 떠오른다. 16강전에서는 이스코(레알 마드리드)가 포진한 스페인을 만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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