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지상 최고의 ‘축구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래서 준비했다. 축구 전문 언론 ‘인터풋볼’이 EPL을 더욱 알차게 즐기기 위해 ‘주간 EPL 프리뷰’라는 이름으로 깔끔한 그래픽과 함께 매 라운드의 분석 프리뷰를 제공한다. 이제 ‘주말 예능’ EPL을 즐길 시간이다. [편집자주]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공식 라운드는 단 세 번. 21일 최종라운드가 치러지니 정확히 16일이 남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아직 그 끝을 알 수 없다. 첼시의 우승 확률이 높은 상황이지만, 토트넘 홋스퍼가 4점차로 끈질기게 따라붙고 있다. TOP4를 두고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등이 치열하게 다툼 중이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두 라이벌이 만난다. 아스널과 맨유. 나란히 5위와 6위에 랭크돼 있는 두 팀이 4위권 진입에 향방을 가를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무엇보다 앙숙으로 소문난 아르센 벵거 감독과 주제 무리뉴 감독의 만남에 관심이 집중된다.

36라운드의 시작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토트넘이 끊는다. 또 하나의 런던 더비기에 뜨거운 혈투가 예상된다. 4위가 위태로운 맨시티는 ‘강팀 킬러’ 크리스탈 팰리스를 홈으로 불러 들인다. 리버풀과 사우샘프턴의 경기 결과도 TOP4를 꿈꾸는 모든 팀들에 중요하다.

가장 여유로운 팀은 첼시다. 모든 결과를 지켜보며 36라운드의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다. 지난 라운드 에버턴 원정에서 승리하며 우승에 최대 고비를 넘겼다. 이번 상대는 강등 위기의 미들즈브러. 첼시가 우승 경쟁에 쐐기를 박을지 미들즈브러가 기적 같은 힘을 발휘할지 결과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주간 EPL 빅 매치] 끝나지 않은 우승 경쟁...벵거vs무리뉴의 전쟁

# ‘4점차 유지’ 토트넘, 부담의 런던 더비

열심히 쫓고 있지만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리그에서 무려 9연승을 기록 중인 토트넘이지만 선두 첼시와 격차는 여전히 4점이다. 시간이 없다. 4경기씩밖에 남지 않았다. 첼시가 그 중 세 번만 승리해도 우승이 확정된다.

토트넘이 역전 우승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전승이 필요하다. 말처럼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이번에 상대할 웨스트햄도 마찬가지다. 말 그대로 런던 더비이기 때문. 지난 11월 홈 맞대결에서도 3-2 펠레스코어가 나오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후반 추가시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홈에서 겨우 이겼는데 이번엔 원정이다. 그나마 위안은 웨스트햄의 홈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웨스트햄은 최근 6번의 홈경기에서 단 1승(2무 3패)만을 기록했다. 안젤로 오그본나, 페드로 오비앙, 미하일 안토니오 등 주축 선수들도 줄줄이 부상을 당했다.

이 경기에 손흥민이 선발 출전할 확률이 크다. 지난 주말 아스널전에서도 맹활약했다. 그에게 웨스트햄전은 시즌 20호골을 노릴 수 있는 찬스다. 이제 전설 차범근을 넘어설 때가 다가왔다. 

# 기회 놓친 맨시티, ‘강팀 킬러’ 팰리스와 마주

맨유의 추격을 떨칠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먼저 경기를 치른 맨유가 스완지 시티와 무승부를 거뒀다. 1점의 격차를 3점으로 벌릴 수 있었지만 미들즈브러와 비기며 물거품이 됐다. 오히려 패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후반 40분 가브리엘 제주스의 골로 겨우 동점을 만들었다.

제주스는 복덩이가 확실했다. 부상 전 세르히오 아구에로를 벤치로 밀어냈던 이유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물론 페널티킥 득점 포함 1골 1도움을 기록한 아구에로의 활약도 빛났다. 그래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고민이다. 미들즈브러전에선 두 선수를 함께 투입했지만 팀 전체 밸런스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기존 전술을 다시 사용한다면 둘 중 한 명을 택해야 한다. 현지에선 제주스의 선발을 예상하고 있다.

어쨌든 승리가 필요한 상황. 이번엔 팰리스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결코 쉽게 봐선 안 될 상대다. 최근 2연패를 당했지만, 강팀을 잡는 법을 알고 있는 팀이다. 지난달에도 첼시(2-1승), 아스널(3-0승), 리버풀(2-1승) 등을 차례로 꺾었다. 토트넘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맨시티도 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 TOP4 꿈꾸는 ‘벵거 vs 무리뉴’ 제대로 만났다

EPL 대표 앙숙이 중요한 순간에 만났다. 벵거 감독과 무리뉴 감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들의 악수 여부조차 화제가 되는 관계다. 그런 두 사람이 시즌 말미에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5점차의 아스널(승점 60)과 맨유(승점 65)는 각각 6위와 5위에 랭크돼 있다. 아스널이 한 경기 덜 치렀으니 실질적 격차는 최소 2점으로 볼 수 있다. 아스널이 이 경기를 잡으면, 맨유를 밟고 올라갈 수 있다. 반대로 맨유가 승리하면 아스널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다.

두 팀의 대결이 중요한 이유는 TOP4 진입 가능성 때문이다. 4위 맨시티(승점 66)와 맨유의 격차가 1점 밖에 나지 않는다. 맨유도, 그 뒤를 쫓는 아스널도 노려볼 자리다. 3위 리버풀(승점 69)도 안정적이진 않다. 이 경기에 패한다면 TOP4 진입 확률이 낮아지게 되니, 두 팀 모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변수는 있다. 맨유는 셀타 비고(스페인) 원정을 다녀왔고, 3일 만에 경기를 치른다. 부상자가 속출한 상황에서 100%를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리뉴 감독도 “아스널전에 최상의 전력으로 나서지 못할 것”이라 먼저 꼬리를 내렸다. 벵거 감독은 “우리의 것만 생각해야 한다. 심리전에 말려들지 않겠다”고 했지만, 아스널이 유리한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주간 EPL 매치업] ‘방심 금물’ 절실함 가득한 매치업

절실함으로 똘똘 뭉친 팀들이 이번 주말 또 한 번의 매치업을 앞두고 있다. 생존 경쟁이 펼쳐지는 강등권 탈출 열기가 뜨겁다. 선덜랜드의 강등이 일찌감치 확정된 가운데, ‘19위’ 미들즈브러와 ‘18위’ 스완지는 처절한 생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경계선에 놓인 스완지는 현재 ‘17위’ 헐 시티와 승점 2점차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라운드에서는 쉽지 않은 상대 에버턴을 상대로 강등권 탈출을 노린다. 스완지 추격에 긴장하고 있는 헐 시티는 강등이 확정된 선덜랜드를 마주한다. 잃을 것 없는 선덜랜드가 헐 시티에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승 트로피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려있는 상위권도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다. 토트넘에 승점 4점차로 쫓기고 있는 첼시는 강등권에 놓인 미들즈브러와 맞대결을 펼친다. 첼시로선 이번 라운드 승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맨시티와 맨유가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리버풀은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연승에 도전하고, 3위 굳히기에 들어가겠단 각오다.

이밖에도 강등권 팀들을 차례로 꺾고 힘을 얻은 본머스는 스토크 시티를 상대로 3연승 행진에 도전하며, ‘4연패’의 늪에 빠진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WBA)은 지난 라운드에서 팰리스의 돌풍을 잠재운 번리와 맞대결을 펼친다. 2연패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왓포드와 반등에 성공한 레스터 시티, ‘극과 극’ 흐름에 성사된 두 팀의 맞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주간 EPL 이슈] 벵거 vs 무리뉴, 그 치열함의 역사

진짜를 가릴 때다. 벵거 감독과 무리뉴 감독. 지난해 11월 맞대결에선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상대 전적은 8승 7무 1패로 무리뉴 감독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그런데 상대 전적은 중요치 않다. 경기 내용과 결과도 그렇지만, 두 감독의 말싸움에 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이 번 만의 일이 아니었다.

벌써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2005년 벵거 감독이 무리뉴 감독의 수비 축구를 지적하자, 무리뉴 감독은 “벵거는 관음증 환자다”고 받아치며 전쟁이 시작됐다. 이후 벵거 감독은 “무리뉴는 도를 넘었고, 무례한 사람이다”고 말하며 맞받아쳤다. 이렇듯 두 감독의 인연은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이후 무리뉴 감독이 EPL을 잠시 떠나면서 둘의 싸움이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이는 종전이 아닌 휴전이었고 무리뉴 감독이 다시 첼시로 복귀하면서 2차 전쟁이 시작됐다. 무리뉴 감독은 벵거 감독에 “실패 전문가”라고 독설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2014년 10월에는 몸싸움까지 벌이며 둘의 관계가 최악으로 향했다.

손도 잡기 싫은 관계가 됐다. 지난 시즌 커뮤니티 실드에서 만났고, 벵거 감독이 무리뉴 감독을 상대로 감격적인 첫 승리를 거뒀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아스널 선수들에게 축하의 제스쳐로 악수를 나눴다. 그러나 벵거 감독만은 아니었고, 이는 큰 논란이 됐다. 무리뉴 감독은 벵거 감독이 자신을 피했다고 말했지만, 벵거 감독은 상당히 불편해 했다.

무리뉴 감독이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화해 모드가 형성됐다. 두 감독 모두 ‘감독 대결이 아닌 팀과 선수들의 대결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11월 맞대결이 끝난 후, 무리뉴 감독은 “벵거 감독은 14년 동안 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다”며 또 다시 벵거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다.

계속 당하기만 했던 벵거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도 “우리는 서로를 존중한다. 누구와도 불편한 관계가 되고 싶지 않다.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평화를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궁금하다. 과연 이들이 그런 관계가 될 수 있을까?

[주간 EPL 핵심 선수] 산체스vs포그바, 부활이 필요한 때

최근 두 팀의 경기력이 썩 만족스럽지 않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에이스의 부진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스널의 알렉시스 산체스와 맨유의 폴 포그바가 그들이다.

산체스는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월까지만 해도 거의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올렸지만, UCL 탈락 이후 갑작스런 부진이 찾아왔다. 표정은 어두워졌고 불만 표시도 서슴없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골과 도움의 횟수가 줄었다. 지난 주말 토트넘과 북런던더비에선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에겐 굴욕과 같은 경기였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포그바는 이제야 돌아왔다. 짧은 부상이었지만, 부상과 징계 등으로 중원에 구멍이 뚫린 맨유에 포그바의 이탈은 큰 타격이었다. 맨유에 포그바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컸다. 더불어 그의 컨디션이 좋고 나쁘고의 차이도 그랬다. 맨유가 승리하지 못한 대부분의 경기는 포그바가 부진한 날이었다.

그럼에도 두 선수 빼놓고 아스널과 맨유를 설명할 수 없다. 평균 평점만 봐도 그렇다. 7.70점의 산체스와 7.71점의 포그바 모두 각 팀의 최고 점수를 기록 중이다. 이는 그만큼 팀에 가장 중심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는 점을 반증하는 수치다.

산체스는 본인이 직접 해결한다. 19골 6도움이란 기록이 이를 설명해준다. 슈팅(3.3), 키패스(2.2), 드리블(2.7) 등 공격 부분 모든 면에서 우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포그바는 해결사들을 지원한다. 슈팅(3.1)에 비해 포인트가 적은 게 아쉽지만, 84.9%의 엄청난 패스성공률로 경기를 조율한다.

아스널과 맨유의 경기는 벵거 감독과 무리뉴 감독의 싸움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작 경기를 뛰고, 승부를 결정짓는 쪽은 선수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각 팀의 에이스, 산체스와 포그바의 부활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주간 EPL 빅 매치 승부예측] 아스널 vs 맨유

맨유승 4명. 무승부 2명.

아스널이 어찌 이렇게 됐을까. 여러 면을 보더라도 아스널에 유리한 상황이지만 그들의 승리가 쉽게 점쳐지지 않는다. 지난 북런던더비 완패의 영향도 컸다. 반면 맨유는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있다. 셀타 비고 원정에서도 승리를 챙겼다. 이 흐름 속에 인터풋볼의 4명이 맨유의 승리를 점쳤다. 무승부도 2명 있지만 아스널의 손을 들어준 이는 없었다. 

▲ 2016-17 EPL 36라운드 일정

5월 6일(토)

웨스트햄-토트넘(04:00)

맨시티-팰리스(20:30)

본머스-스토크(23:00)

번리-WBA(23:00)

헐시티-선덜랜드(23:00)

레스터-왓포드(23:00)

 

5월 7일(일)

스완지-에버턴(01:30)

리버풀-사우샘프턴(21:30)

 

5월 8일(월)

아스널-맨유(00:00)

 

5월 9일(화)

첼시-미들즈브러(04:00)

 

글=인터풋볼 취재팀

사진=게티 이미지

그래픽=유지선 기자, 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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