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지난 주말(4월 29일, 30일) 치러진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당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던 전북 현대-제주 유나이티드-포항 스틸러스-FC서울이 모두 패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전북은 광주FC, 제주는 수원 삼성, 포항은 상주 상무, 서울이 대구FC에 발목을 잡혔다.

현재 1위 전북(승점 17점)과 2위 제주(승점 14점)의 순위는 변동 없다. 그러나 상주(승점 14점)가 3위로 올라섰고, 포항(승점 13점)이 4위로 내려앉았다. 서울(승점 12점)도 5위로 추락했다. 사실, 2위 제주부터 7위 울산 현대(승점 11점)까지 승점이 고작 3점 차에 불과해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지금까지만 놓고 봤을 때 절대 강자 없는 춘추전국시대 가능성이 생겼다.

이번 9라운드는 5월 3일에 열린다. 전북과 제주가 맞붙는다. 전북 입장에서 이 경기를 잡는다면 독주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 리그를 병행하며 분투하고 있는 제주 역시 승점 3점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빅매치가 온다. 수원과 포항의 ‘신화용 더비’다. 신화용은 13년 동안 포항 유니폼을 입고 한결같이 최후방을 지켰다. 논란 속에 이번 시즌을 앞두고 수원으로 이적했다. 포항 관계자, 후배들, 열렬히 성원해준 포항 팬들이 그를 적으로 만난다. 이제는 우리 선수가 아니기에 경기 중 ‘신화용’ 콜조차 할 수 없다. 아직 받아들이기 힘들, 뼈아픈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황금연휴를 뜨겁데 달굴 빅매치가 줄줄이 열린다. ACL과 리그에서 쓴맛을 보고 있는 서울이 홈으로 3연승 중인 전남 드래곤즈를 불러들인다. 그 중심에 마우링요가 있어 흥미를 끈다.

적지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꺾고 리그와 ACL 후유증을 털어낸 울산은 저력의 대구를 안방으로 초대한다.

3위 상주는 최하위 인천, 대어 전북을 낚은 광주FC는 2연패에 빠진 강원과 각각 홈경기를 가진다.

# 부활 외친 ‘두 명가’ 수원-포항, 그 사이 신화용

지난 시즌 추락할 대로 추락했던 두 명가 수원과 포항이 만난다. 한 때 포항의 원 클럽 맨을 꿈꿨던 신화용이 수원의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을 상대한다.

지난 1월 수원 클럽하우스에서 신화용을 만났다. 수원 이적 후 첫 공식석상이었기에 취재진의 열기가 뜨거웠다. 많은 이들이 포항과 관계에 대해 물었다. 신화용은 “포항은 내게 늘 고마운 팀이다”며 담담히 답했다.

신화용의 포항 이적은 K리그 겨울이적시장에 가장 큰 충격 중 하나였다. 2004년 포항에 입단해 13년 동안 골문을 지켰다. K리그 우승 2회, FA컵 우승 3회, ACL 우승 1회 등 포항의 역사와 함께 했다. 불과 1년 전까지 그는 포항의 원클럽맨을 꿈꿨다.

그러나 모든 드라마가 해피엔딩이 아니듯, 신화용과 포항의 관계도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이적 문제 등으로 둘의 관계가 틀어졌고, 신화용은 이적을 결심했다. 포항의 넘버원 신화용은 그렇게 수원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4개월 전 그에게 포항과 만남을 물었다. 신화용은 “아직 그런 것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수원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그런 상황을 상상하기도 싫다는 내식을 표했다. 그런데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수원의 유니폼을 입고 13년 동안 함께했던 동료들을 적으로 만나는 날 말이다.

수원과 포항은 3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9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오랜 부진을 털고 2연승을 달리며 6위로 올라선 수원과 2연패의 4위 포항 모두 승리가 절실한 경기다.

지난 시즌은 수원과 포항 모두에 잊고 싶은 기억이다. K리그를 대표했던 명가이기에 두 팀의 부진은 ‘몰락’으로 표현됐다. 창단 첫 하위스플릿을 경험한 수원은 강등권까지 추락하며 허덕였다. 시즌 막판 반등과 동시에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그 아픔은 여전히 치유되지 않았다. 포항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성남FC를 꺾고 극적으로 승강플레이오프를 면했다.

부활을 외쳤다. 포항은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부진을 씻은 양동현을 앞세워 초반 연승가도를 달렸다. 비록 최근 2연패를 당했지만 여전히 순위는 4위다.

수원의 시작은 불안했다. 지난 시즌의 오버랩처럼 무승부의 연속이었다. 리그 패배는 한 번뿐이었지만 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흘렀다. 그 와중 수원을 구한 이가 신화용이었다. 지난 7라운드 강원FC와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선방하며 팀에 첫 승을 안겼다. 분위기를 탄 수원은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에서도 승리하며 뒤늦게 일어섰다.

이적 후 4개월여 만에 수원의 영웅으로 등극한 신화용. 이제 13년간 정들었던 친정팀을 막아야 한다. 그 아이러니하고도 오묘한 만남이 곧 빅버드에서 펼쳐진다. 

# 전북의 타이틀 방어전, 이번에는 제주의 도전

‘1위’ 전북이 ‘2위’ 제주와 만난다. 승리하는 팀이 선두로 올라선다. 전북은 지난주 포항전에 이어 두 번째 타이틀 방어전이다. 

전북이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ACL 출전권 박탈과 FA컵 32강 충격패로 리그만 남아 다른 팀들보다 간절함이 크다. 그 간절함은 리그 성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5승 2무 1패 승점 17점으로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최근 광주 원정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무패행진이 끊겼으나 골대 불운이라는 점만 제외한다면 그리 나쁘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제주가 쉽지 않은 상대지만 이번 경기에서 전북은 반드시 승리를 거두며 리그 선두 자리를 지켜야 한다. 

제주의 돌풍 역시 만만치 않다. 4승 2무 2패 승점 14점으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고 8경기에서 13골을 퍼부으며 화력으로만 보면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돋보인다. 전북과 마찬가지로 최근 수원전에서 1-2로 패했으나 결과에 비해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전북은 두 라운드 연속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다. 지난 경기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선두 자리를 놓고 맞붙었다. 레트로 매치로 진행됐던 당시 경기에서 전북은 포항을 상대로 2-0 완승을 거두며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득점 선두 양동현도 전북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이제는 두 번째 타이틀 방어전이다. 쉽지 않은 상대다. 제주는 현재 ACL에 출전한 K리그 클래식 팀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승점 7점으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어 K리그 유일하게 16강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두 팀의 경기는 다양한 부분에서 흥미요소가 많다. 우선 최전방 맞대결은 울산에서 활약했던 김신욱과 멘디가 맞붙는다. 지난 양동현과의 맞대결에 이어 두 번째 울산산 경쟁이다. 김신욱과 멘디는 장신의 신체적 조건을 이용해 치열한 공중볼 경쟁이 예상된다. 

중원 역시 만만치 않다. 김보경과 이승기, 신형민 등 대표팀 수준의 중원을 보유하고 있는 전북과 안현범, 이창민, 이찬동 등 젊음과 함께 속도가 빠른 K리그 정상급 미드필더의 제주가 충돌한다. 상당히 템포가 빠른 경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이 제주를 맞아 두 번째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다. 전북은 승리한다면 리그 독주 체제를 이어갈 수 있고, 제주가 승리한다면 상위권은 다시 무한경쟁이 시작된다. 과연 어떤 팀이 K리그 언덕 정상에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아더매치 전망(홈팀 기준)

[울산-대구] 불안한 울산, '연패 탈출' 대구와 마주

* 역대전적 : 31경기 17승 8무 6패 울산 우세

[서울-전남] '3연승' 전남 vs '충격패' 서울

* 역대전적 : 75경기 33승 24무 18패 서울 우세

[광주-강원] 전북 잡은 광주, 그 기세를 강원전까지?

* 역대전적 : 12경기 5승 4무 3패 광주 우세

[상주-인천] '유일 무승' 인천, 상주 원정서 감격의 첫 승?

* 역대전적 : 13경기 4승 4무 5패 상주 열세
 

 

 

종합= 인터풋볼 취재팀
그래픽= 유지선, 박주성 기자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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