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올림픽 본선의 키워드는 팀이다”, “죽어도 팀, 살아도 팀이다. 위에도 밑에도 팀 밖에 없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6월 29일 2012 런던 올림픽에 나설 18명의 태극전사를 발표하는 현장에서 선수들에게 위와 같은 엄포(?)를 남겼다. 선수들은 ‘올포원, 원포올(All for one, one for all)’이라는 구호 아래 하나 된 팀을 강조하는 조직력 축구로 올림픽 두대에서 멋진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2일 박주영을 제외한 모든 올림픽팀 선수들이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했다. 이날 선수들의 표정이나 말들은 지난 6월 초 최종명단 발표를 앞두고 있었던 마지막 소집 때 ‘경쟁’을 외치던 분위기와는 조금 달랐다.

당시엔 와일드 카드 선발 여부는 물론 그 누구도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18명이라는 확정된 인원과 함께 와일드 카드로 부족한 점을 보완했다. 그만큼 선수들은 런던에 가게 됐다는 안정감과 더불어 자신의 주전 여부나 역할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했을 터였다.

그래서일까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의 마인드는 한달 사이 꽤나 달라져 있었다. 와일드 카드 정성룡(27, 수원)을 뒷받침하는 후보 골키퍼 역할이 예상되는 이범영(23, 부산)은 “나에게도 주어지는 임무가 있을 것이다. 그 역할을 성실히 이행하겠다. 드디어 런던에 입성하는 만큼 나와 팀 모두 발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자세를 잃지 않았다.

그리고 좌우 측면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김창수(27, 부산)의 합류로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윤석영(22, 전남)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는 김창수에 대해 “배울 게 많은 형이다. 지나친 경쟁보다도 팀을 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기성용(23, 셀틱), 구자철(23, 아우크스부르크) 등 유럽파와 함께 중원을 책임질 박종우(23, 부산)도 거들었다. 그는 “올림픽팀에 들어오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개인적인 성과나 경쟁을 넘어 어떤 역할로 팀에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팀을 우선시했다.

이 같은 선수들의 발언들은 ‘감독님께 나의 장점을 어필해 최종 엔트리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겠다’ 식의 강경 발언이 주류를 이뤘던 한달 전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것이었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정성룡, 김창수 또한 “후배들과 어울리며 재빨리 팀에 적응하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게다가 많은 기대 속에 올림픽팀에 합류한 기성용(23, 셀틱)은 “개인적으로 뛰어나도 팀으로 기능하지 못하면 엇박자가 난다. 홍명보 감독님은 팀을 위한 희생을 강조하신다. 그런 부분을 많이 준비했다”며 올림픽팀을 향한 헌신을 약속했다.

이렇듯 치열한 경쟁 끝에 파주에 모인 태극전사들은 소집 첫 날부터 한 목소리로 팀을 외쳤다. 팀 스피릿으로 똘똘 뭉친 홍명보호가 과연 본선에서 어떠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파주=채태근 기자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