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김포공항] 정지훈 기자= 평양의 기적을 쓴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윤덕여 감독이 끝까지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을 칭찬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평양의 기적이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지난 11일 오후 6시 30분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요르단 여자아시안컵 예선 B조 4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4-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3승 1무 승점 10점으로 북한과 동률이 됐으나 골득실(한국 +20, 북한 +17)에서 앞서 1위를 차지,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평양 원정을 극복했다. 그동안 한국 여자 대표팀은 북한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북한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로, 전 세계에서 통하는 여자 축구의 강호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 북한과 역대 전적에서 1승 2무 14패로 크게 밀렸고, 이번 아시안컵 예선에서 북한과 한조에 묶이자 본선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 전망됐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여자 대표팀은 투혼을 발휘하며 승승장구했다. 첫 경기에서 인도를 10-0으로 꺾은 한국은 북한과 1-1 값진 무승부를 기록하며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고, 이후 치러진 홍콩(6-0), 우즈베키스탄(4-0)을 차례로 꺾으며 극적으로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남자 대표팀의 부진과 맞물려 한국 축구 팬들은 여자 대표팀의 선전에 열광했다. 한 마디로 금의환향이었다. 한국 여자 축구의 힘과 투혼을 보여준 윤덕여호는 13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는데 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몰려 좋은 성과를 낸 여자 대표팀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윤덕여 감독은 “이번 예선전이 프랑스 월드컵으로 가는 길이었다. 월드컵에 대한 열망이 강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까지 대한축구협회와 여자축구연맹 등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팬들도 많은 관심과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셨는데, 덕분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김혜리 선수가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는데, 김혜리 선수와 기쁨은 나누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따낸 한국의 다음 목표는 2019년 프랑스 여자월드컵이다. 한국은 내년 4월 요르단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에서 8개 참가국 중 5위 안에 들면 월드컵 본선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은 2003년 미국 월드컵과 2015년 캐나다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 본선행에 도전하고, 사상 첫 16강에 진출했던 2015년 대회 이상의 역대 최고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덕여 감독은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뻤고, 내가 생각하고 추구하는 축구를 공유하면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고, 서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힘들게 결과를 가져왔다. 앞으로도 한국 여자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 선수들과 함께 노력하겠다”며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약속했다.
[일문일답]
-본선진출 소감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까지 대한축구협회와 여자축구연맹 등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팬들도 많은 관심과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셨는데, 덕분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김혜리 선수가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는데, 김혜리 선수와 기쁨은 나누고 싶다.
- 평양에서 치러진 경기, 반전의 계기는?
인조잔디에 적응하고, 북한의 일방적인 응원에 대비하는 등 훈련 과정에서 준비했던 것이 실제 경기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북한 두 번째 방문?
27년 만에 다시 북한을 방문했다. 그때 당시에 5.1경기장에서 경기를 했는데, 옛날 생각이 많이 났고, 감회가 새로웠다. 그런 부분은 잠시 접어두고, 경기에만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내년 아시안컵이 프랑스 월드컵으로 가는 전초전, 준비 계획은?
이번 예선전이 프랑스 월드컵으로 가는 길이었다. 월드컵에 대한 열망이 강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내년 요르단에서 예선전을 거치며, 내일부터 WK리그도 다시 시작된다. 코칭스태프는 가능성 있는 새로운 선수들을 물색하기 위해 경기장에 찾을 것이다. 이번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 앞으로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고참부터 막내까지 좋은 모습, 세대교체 계획은?
WK리그가 내일부터 시작하는데, 새로 경쟁해야 한다. 선수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걸 알고 있지만, 현실에 안주해선 안 된다.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다.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 지켜보고 있는데 칭찬 한마디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뻤고, 내가 생각하고 추구하는 축구를 공유하면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고, 서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힘들게 결과를 가져왔다. 앞으로도 한국 여자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 선수들과 함께 노력하겠다.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