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지상 최고의 ‘축구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래서 준비했다. 축구 전문 언론 ‘인터풋볼’이 EPL을 더욱 알차게 즐기기 위해 ‘주간 EPL 프리뷰’라는 이름으로 깔끔한 그래픽과 함께 매 라운드의 분석 프리뷰를 제공한다. 이제 ‘주말 예능’ EPL을 즐길 시간이다. [편집자주]

A매치 휴식기가 끝나고 EPL이 다시 시작된다. 고로 30라운드의 핵심은 국제축구연맹(FIFA) 바이러스의 여파다. 각 국가의 대표팀으로 차출됐던 선수들이 얼마나 피로감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이변이 다수 발생해 왔던 게 사실이다. 

사실 그 피로감을 호소할 틈도 없다. 공식적으로 9라운드, 많게는 11경기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한경기 한경기가 살얼음판과도 같다. 이번 라운드가 더욱 중요한 이들도 있다. 바로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과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특히 벵거 감독은 이 경기 결과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확률이 크다. 자존심 회복이 필요한 과르디올라 감독도 놓칠 수 없는 경기다.

머지사이드 지역에선 또 다른 전쟁이 펼쳐진다. 리버풀과 에버턴의 만남. 최근 상대전적에선 리버풀이 일방적이지만, 최근 에버턴의 상승세를 무시할 수 없다. 엄청난 화력을 과시 중인 ‘괴물’ 루카쿠의 연속 득점 여부도 또 다른 관심사다.

한편 TOP4 진입에 희망을 품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라운드 아스널을 꺾은 웨스트 브로미치(WBA)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우승이 유력한 첼시도 크리스탈 팰리스와 홈경기를 치르고,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는 번리 원정을 떠난다. 

[주간 EPL 빅 매치] 머지사이드 전쟁과 아스널vs맨시티

# ‘강팀 킬러’ 리버풀 vs ‘물오른’ 에버턴, 머지사이드 주인은?

EPL에서 가장 치열하기로 유명한 리버풀과 에버턴의 머지사이드 더비가 펼쳐진다. 두 팀의 순위는 각각 4위와 7위. 승점 차는 불과 6점 밖에 나지 않는다. 이번 경기의 결과에 따라 이 격차가 최소 3점으로 좁혀지거나 최대 9점으로 벌어질 수 있다. 위르겐 클롭 감독과 로날드 쿠만 감독의 지략 대결도 관심이 모아지는 매치다.

최근 결과는 머지사이드 더비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한 쪽이 일방적이었다. 리버풀은 최근 13번의 맞대결(컵대회 포함)에서 6승 7무,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반면 에버턴이 리버풀을 마지막으로 꺾은 기억은 2010년 10월 17일. 지금으로부터 무려 7년 전의 일이다. 이번 시즌 첫 만남에서도 리버풀이 에버턴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했다.

그런 의미에서 에버턴이 이번 경기에 칼을 갈고 있다. 상승세도 엄청나다. 에버턴은 최근 리그 12경기에서 단 1패(8승 3무)만을 기록했다. 원동력은 단연 로멜루 루카쿠가 중심이 된 공격진이다. 그 12경기에서 에버턴은 30골(경기당 2.5골)을 넣는 막강 화력을 선보였다. 그 중 루카쿠가 14골을 넣었고 단숨에 득점 단독 선두(21골)로 올라섰다. 

# ‘부상자 속출’ 맨유, TOP4 진입의 분수령

TOP4 진입에 희망이 생겼다. 지난 미들즈브러 원정에서 3-1로 승리한 맨유(승점 52)는 아스널(승점 50)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4위와의 격차는 4점이지만, 맨유는 리버풀(승점 56)보다 2경기나 덜 치렀다. 그 2경기에서 맨유가 모두 승리한다면, 리버풀보다 높은 위치라 계산된다.

그래서 더 중요해진 WBA전. 객관적인 전력에선 맨유가 앞서지만, A매치 휴식기를 전후로 너무나도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안데르 에레라가 징계로 못나오는 상황에서 폴 포그바, 크리스 스몰링, 필 존스 등이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웨인 루니, 마루앙 펠라이니도 WBA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

주제 무리뉴 감독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영국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시즌 중 A매치 친선 경기에 반대한다. 유로 대회나 월드컵 몇 주전의 친선 경기는 의미 있다. 하지만 시즌 중에는 합리적이지 않다”며 “어떻게 두 중앙 수비수가 대표팀 합류 후 모두 부상을 당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더욱이 WBA는 지난 라운드서 아스널을 꺾었다. 빠른 역습과 위력적인 세트피스 플레이로 아스널을 완파한 WBA는 맨유를 상대로도 이변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 아스널vs맨시티, 자존심 회복 필요한 두 명장

아스널과 맨시티의 만남 자체가 화제가 될 경기. TOP4가 아직은 불확실한 두 팀의 맞대결은 명실상부한 이번 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다. 최근 상대전적(리그)은 5경기 2승 2무 1패로 아스널이 근소하게 앞서지만,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선 맨시티가 2-1로 승리했다.

승리가 더 간절한 쪽은 아스널이다. 최근 리그 5경기에서 4패를 기록한 아스널은 어느새 6위로 밀렸다. 대부분의 전문가와 슈퍼컴퓨터까지 아스널의 TOP4행 실패를 예상하는 상황. 이는 곧 20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본선행 실패를 의미한다.

벵거 감독의 운명이 걸린 경기라 볼 수 있다. “조만간 거취 문제에 대해 밝히겠다”고 밝힌 벵거 감독은 맨시티전 이후 그에 대해 언급할 확률이 크다. 만약 이 경기에 승리한다면, 벵거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하든 환영받지 못할 게 분명하고, 입장 표명 직전 승리는 그에게 필수 조건이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명예 회복이 필요하다. 맨시티가 UCL 8강행에 실패해면서, 커리어상 크나큰 오점을 남겼다. 이번 경기에서도 패한다면, 3위는 물론 TOP4도 위태로울 수 있다. 지금까지의 명성에 더 이상 흠집을 내지 않기 위해선 아스널은 꼭 잡아야할 상대다. 

[주간 EPL 매치업] A매치 휴식 만끽한 EPL, 뚜렷해진 목표의식

3월 A매치 휴식기를 만끽한 가운데, EPL 팀들이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주말 경기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선두 추격전이 가장 큰 관심사다. 첼시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은 현재 승점 10점차로 첼시의 뒤를 쫓고 있다. 첼시가 우승에 성큼 다가선 건 사실이지만, 토트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첼시가 3연승을 질주 중인 크리스탈 팰리스와 맞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토트넘은 6경기 무승의 늪에 빠진 번리를 만나는 이번 라운드를 선두 추격의 기회로 삼겠단 각오다.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아랫동네에서도 이번 라운드를 강등 탈출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선덜랜드는 저메인 데포를 앞세워 꼴찌 탈출을 노린다. 데포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보란 듯이 복귀골을 터뜨리면서 자신감을 충전하고 돌아왔다. 18위에 놓인 헐시티도 ‘3연패’를 기록 중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잡고 생존 경쟁을 이어가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밖에도 크레이그 셰익스피어 감독 체제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레스터 시티가 스토크 시티를 상대로 4연승 도전에 나서며, 승점 33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는 사우샘프턴과 본머스도 치열한 순위경쟁을 앞두고 있다.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중국, 시리아전에서 활약한 기성용의 미들즈브러전 선발 여부도 관심사다.

[주간 EPL 이슈] ‘시리아전 침묵’ 손흥민, 다시 살아날까?

잉글랜드 진출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손흥민. 큰 기대를 안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합류했지만 그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고 누적으로 중국전에 결장했고, 홈에서 열린 시리아전에선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90분간 경기장을 누볐지만 득점은 없었다.

스스로도 아쉬움이 컸을 3월 A매치. 시리아전 후 만난 손흥민은 “항상 전체적으로 아쉬운 경기를 하는 것 같다. 홈에서 이기고 있지만 아쉬운 경기력을 펼쳐서 아쉽다. 그라운드 상태가 안 좋기 때문에 플레이에 지장이 있었다. 앞으로 남은 3경기를 매 경기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임하겠다”고 어두운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다시 잉글랜드로 돌아간 손흥민에겐 반전이 필요하다. 어깨도 무겁다. 해리 케인이 없는 상황에서 당장 주말에 있을 번리전에 선발 출전할 확률이 크다. 다시 토트넘의 최전방을 책임질 손흥민이 A매치의 아쉬움을 득점으로 보답할 수 있을지, 그의 골 소식에 다시 필요한 시점이다.

 [주간 EPL 핵심 선수] 산체스vs아구에로, 저 멀리 다녀온 두 남자

아스널과 맨시티의 만남. 두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해결사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각 팀의 최고득점자 알렉시스 산체스와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이야기다. 현재 산체스는 18골(27경기), 아구에로는 13골(22경기)를 기록 중이다.

두 선수는 A매치 기간 중 이미 맞대결을 펼쳤다. 산체스와 아구에로는 지난 24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남미 지역예선 13차전에서 각각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유니폼을 입고 선발 출전했다. 두 선수 모두 날카로운 슈팅을 수차례 때렸지만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고, 경기는 아르헨티나의 1-0 승리로 종료됐다.

맞대결 결과는 아구에로의 판정승이라 할 수 있지만, A매치 기간 중 활약은 산체스가 월등히 앞섰다. 산체스는 이어진 베네수엘라전(26일)에서 1골 1도움, 사실상 3골에 모두 관여하며 팀의 승리(3-1)를 이끌었다. 반면 아구에로는 볼리비아전(26일)에 후반 교체 투입했고, 팀도 패(0-1)했다.

A매치 일정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복귀한 두 선수. A매치 활약 여부를 떠나, 장거리 이동과 그에 따른 피로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이번 경기의 변수로 작용할 거라 판단된다. 또한 이번 시즌을 끝으로 거취가 불투명한 두 선수의 맞대결이란 점도 화제를 모은다.

[주간 EPL 빅 매치 승부예측] 아스널vs맨시티

무승부 3명, 맨시티승 3명.

아스널과 맨시티의 맞대결. 벵거 감독의 운명을 좌우할 경기지만, 그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떨어진 듯하다. 6명의 기자 중 아스널승을 찍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 번외: 리버풀vs에버턴

이번주 네이버 '풋볼N토크'에 인터풋볼의 박주성 기자가 전화로 참여했다. 막바지에 박문성 해설위원과 박주성 기자가 리버풀과 에버턴의 결과를 예측했는데, 박문성 위원은 리버풀승을, 박주성 기자는 에버턴승을 선택했다.

무승부가 나올 것 같은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 2016-17 EPL 30라운드 일정

4월 1일(토)

리버풀-에버턴(20:30)

번리-토트넘(23:00)

첼시-팰리스(23:00)

헐시티-웨스트햄(23:00)

레스터-스토크(23:00)

맨유-WBA(23:00)

왓포드-선덜랜드(23:00)

 

4월 2일(일)

사우샘프턴-본머스(01:30)

스완지-미들즈브러(21:30)

 

4월 3일(월)

아스널-맨시티(00:00)

 

글=인터풋볼 취재팀

사진=게티 이미지

그래픽=유지선 기자, 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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