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서울월드컵경기장] 서재원 기자= 침대 축구는 없었다.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었으니 없는 게 당연했다. 그럼에도 슈틸리케호의 졸전은 계속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13점을 기록한 한국은 불안한 2위를 유지했다.

한국에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23일 중국 창샤에서 치러진 6차전에서 0-1로 패했고, 승점 10점을 유지하며 불안한 2위를 지켰다. 만약 시리아를 상대로 패한다면 4위까지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에 시리아는 또 다른 악몽이었다. 지난해 9월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차전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기억이 있다. 당시 한국은 시리아의 밀집 수비와 침대 축구에 고전하며, 반드시 필요했던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했다.

시리아를 탓할 문제가 아니었다. 시종일관 답답한 공격만 펼치던 한국이 시리아의 페이스에 말렸다고 봐도 무방했다. 선제골이 나오지 않자 한국의 초조함은 커져만 갔고, 결국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번 경기에서도 시리아의 밀집 수비와 침대 축구를 사전에 막는 일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해법은 간단했다. 바로 이른 시간 선제골. 선제골을 일찍 넣는다면 시리아가 뒤로 물러나거나 침대 축구가 나올 일은 없었다.

그러나 침대 축구는 역시 핑계에 불과했다. 이번 경기에서 시리아가 누울 틈조차 없었기 때문. 한국은 전반 4분 만에 홍정호가 선제골을 넣었고, 시리아는 초반부터 라인을 끌어올렸다.

전진한 시리아를 상대로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리아의 역습은 한국의 공격보다 날카로웠고, 전반에도 수차례 득점찬스를 만들어냈다.

위기였다. 한국은 후반 들어 갑자기 라인을 내리는 모습을 보였고, 초반부터 시리아의 맹공을 허용해야 했다. 누구의 홈인지 분간되지 않는 장면이 속출하기만 했다.

한국은 후반 막판 추가골을 위해 맹공을 펼쳤다. 하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무색무취의 전술은 계속됐고, 결국 이날 나온 득점은 전반 4분 홍정호의 골이 유일했다.

결국 지난해 시리아의 침대 축구는 핑계에 불과했고, 슈틸리케호에 변화는 없었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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