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박주성 기자= 위기에 빠진 슈틸리케호가 시리아를 만난다. 말이 필요 없는 경기다. 시리아를 잡아야 러시아 월드컵에 갈 수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다가오는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에서 시리아와 맞붙는다. 승점 10점인 한국은 시리아(승점 8점)에 패한다면 최악의 경우 4위까지 추락할 수 있다. 중국전 패배를 잊고,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한다.

# 감독 출사표

대한민국 울리 슈틸리케 감독-현재 시리아의 순위를 예상한 사람은 없다. 시리아가 만만한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양 조를 봐도 시리아가 가장 효율적인 경기를 한다고 생각한다. 6경기에서 2득점이지만 승점을 8점이나 쌓았다. 우리가 승점 2점 차로 쫓기고 있는데 매 경기가 결승전과 같은 상황이다. 그러나 당연히 이길 수 있고, 이겨야 하는 상대다.

시리아 아이만 알하킴 감독-우리의 전술 계획대로 한국을 공략할 것이다. 이란이 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종적인 결과는 속단할 수 없다. 지금 상황에서 2, 3위가 치열한데 이란과도 같은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이번 경기가 중요하다. 한국뿐만 아니라 우리가 열심히 준비한다면 지지 않을 것이다. 자신감을 갖고 승리로 이끌 것이다.

# 위기의 대한민국, 희망찬 시리아

한국이 위기에 빠졌다. 한국은 중국 원정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7년 만에 중국에 무릎을 꿇었고, 월드컵 본선행에 물음표가 붙기 시작했다. 충격적인 패배였다.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중국이 노련한 모습으로 결과를 얻은 것이다. 다행히 우즈벡이 시리아에 패하며 2위 자리를 가까스로 지켰지만 4위 시리아가 2위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여론도 차갑게 얼어붙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공개적인 인터뷰에서도 경질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때마다 슈틸리케 감독은 감독 교체보다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사람들의 시선을 일단 넘겼다. 이번 경기에서도 만족할 만한 내용과 결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감독 교체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단순히 감독 교체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월드컵 진출이 걸려있는 경기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월드컵은 우리에게 당연한 무대였다. 그러나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 패배한다면 험난한 일정이 시작된다. 시리아전 이후 한국은 카타르(원정), 이란(홈), 우즈벡(원정)과 만난다. 시리아전 승리가 간절한 이유다.

# ‘손흥민 복귀’ 슈틸리케호, 승리요소는 ‘화력’

손흥민이 돌아온다. 손흥민은 지난 우즈벡전에서 경고를 받으며 경고 누적으로 중국전에 나서지 못했다. 그가 없는 경기에서 한국은 답답한 경기력을 노출하며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던 손흥민도 한국의 패배를 허무하게 지켜봤다.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이 있어도 똑같은 모습이었을 것이라며 겸손함을 보였지만 분명 손흥민의 존재는 대표팀의 공격을 한 단계 상승시킨다.

한국은 지금까지 홈에서 치른 3경기에서 8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아직까지 원정 득점이 없는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홈 화력을 강조하며 이번 경기의 승리를 다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홈 3경기에서 8골을 넣은 팀은 우리밖에 없다. 이런 부분에서 좋은 기조를 유지하겠다. 실점이 많지만 무실점을 하겠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고 누적으로 이탈한 지동원의 대체자로 황의조를 발탁하며 공격의 공백을 메웠다. 시리아는 월드컵 최종예선 6경기에서 단 두 골을 기록했지만 승점 8점을 획득하며 효율성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침대축구라는 말로 시리아 축구를 평가할 수 있지만 우리가 먼저 득점한다면 눕는 모습도 나오지 않는다. 뜨거운 화력, 시리아전 승리의 필수요소다.

# 슈틸리케 감독, 거취 달린 마지막 기회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가 불안하다. 그 시작점은 시리아전이었다. 한국은 지난 해 9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2차전에서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후 슈틸리케 감독을 향해 불안한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전 패배 후 소리아 발언 등 이해할 수 없는 말로 팬들의 신임을 잃었다.

선수 선발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익숙한 선수만 뽑는다는 인식이 심어졌고, 최근 황의조의 대체 발탁 역시 많은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현재 황의조는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4경기에서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익숙한 선수를 다시 한 번 선택했다.

시리아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도 거취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6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2패를 기록하고 승점 10점을 쌓아 그런 의견이 나올 수 있다. 감독 생활을 오래해 그런 부분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판적인 시선은 아쉽다. 현재 나는 한국을 이끌고 월드컵에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이런 일을 많이 경험해봤다. 성적에 영향을 받고, 책임을 진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당연한 부분”이라며 같은 모습을 보였다.

#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현재 순위

1. 이란(4승 2무 5득점 0실점 승점 14점)

2. 대한민국(3승 1무 2패 8득점 7실점 승점 10점)

3. 우즈베키스탄(3승 3패 5득점 4실점 승점 9점)

4. 시리아(2승 2무 2패 2득점 2실점 승점 8점)

5. 중국(1승 2무 3패 3득점 6실점 승점 5점)

6. 카타르(1승 1무 4패 3득점 7실점 승점 4점)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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