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중국(창샤)] 유지선 기자=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자신을 탓하던 기성용이 중국전에서 그라운드 곳곳에 발자국을 남기며 중원 사령관 역할을 해냈다.

한국은 23일 오후 8시 35분(한국시간) 중국 창샤에 위치한 허롱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 중국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승점 10점에 머물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험난해졌다.

선수단의 사기를 뚝 떨어뜨리는 패배였다. 10경기 째 이어오던 중국 원정 무패행진에 제동이 걸렸고,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길에도 노란 불이 켜졌다. 라커룸에서 나와 버스에 올라타는 기성용의 얼굴에도 웃음기가 가셨다. 기성용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 정도로 실망스럽다”며 중국전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기성용은 이날 누구보다 많이 뛰었다. 고명진과 중원에서 짝을 이룬 기성용은 좀 더 아래에 자리해 포백 보호에 집중했다. 기성용은 후반 20분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는 등 공격에도 적극 가담했고, 중국에 뒷공간을 허용했을 땐 부리나케 수비수 자리까지 내려와 수비진에 힘을 보탰다.

실제로 기성용의 중국전 히트맵을 살펴보면 그라운드 곳곳에 발자국이 찍혀있다. 이 악물고 뛴 기성용의 노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기 종료 후 “대표선수라면 경기장 안에서 모든 걸 다 쏟아야 한다”라며 절실함이 부족했던 모습을 지적한 기성용의 발언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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