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파주] 박주성 기자= 신태용호가 인천 유나이티드와 만나 완패했다. 처참한 경기력이었다. 그러나 괜찮다. 이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경기다. 넘어져야 일어설 수 있고, 일어서야 걷고 뛸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0(20세 이하) 대표팀은 지난 22일 3시 파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인천과의 평가전서 0-4 완패를 기록했다. 3쿼터로 진행된 경기에서 대표팀은 완전히 압도당했고, 무려 4골을 헌납하며 처참하게 무너졌다.

결과도 결과지만 경기력이 아쉬웠다. 애초부터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인천은 시즌 내내 호흡을 맞추며 끈끈한 조직력을 갖췄지만 대표팀은 이제 발을 맞춘지 이틀이다. 인천이 단단한 바위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대표팀은 스르르 무너지는 모래알 같았다. 경기 내내 인천은 하나로 뭉쳤지만 대표팀은 그러지 못했다.

1쿼터부터 실점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한솥밥을 먹었던 김진야였다. 김진야는 19분 이정빈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포르투갈과 제주 훈련에 함께했던 김진야는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 아쉬움은 적으로 만난 대표팀을 상대로 나왔다. 경기 내내 번뜩이는 활약으로 재발탁 가능성을 만들었다.

실점은 계속됐다. 2쿼터에서 이정빈과 김보섭이, 3쿼터에서 이정빈이 쐐기골을 터뜨렸다. 대표팀은 2쿼터 중반 백승호, 조영욱 등 주전급 선수를 투입하며 변화를 뒀고, 3쿼터 시작과 함께 이승우까지 출전시켰지만 경기는 바뀌지 않았다. 바르셀로나 듀오는 몸이 무거웠고, 나머지 선수들 역시 신체적으로 앞선 인천 선수들에게 밀렸다.

씁쓸한 패배였다. 신태용 감독은 “소통이 없었다. 선수들에게 말을 많이 하라고 강조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아직까지 선수들끼리 쑥스러운 점이 있는 것 같다. 패스도 안이했다”며 패인을 꼽았다. 이승우와 백승호 역시 “피지컬에서 부족했고, 소통이 되지 않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선수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이번 패배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몇 년 동안 발을 맞춘 형들과 경기를 했다. 조직적으로 패스미스가 많아 아쉽지만 이제 첫 경기고, 배우는 과정이다. 절대 주눅 들지 말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다. 걱정하지 않는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신태용 감독은 쿼터 사이에도 선수들에게 따끔한 충고와 함께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신태용 감독은 "자기 자신을 믿어. 저쪽(인천)이 우리보다 더 잘하는 것은 당연한거야. 저긴 1년 내내 함께 발을 맞췄고, 우리는 이제 이틀 됐어. 스코어 신경쓰지 말고 우리 플레이를 해보자"라며 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번 패배는 연습경기다. 4개국 대회도 아니고 월드컵 본선도 아니다. 신태용호의 목표는 월드컵 본선이다. 설령 4개국에서도 처참한 성적을 거둔다고 해도 이를 통해 발전할 수 있다면 괜찮다. 넘어져야 일어설 수 있다. 신태용호가 큰 벽에 부딪혀 넘어졌다. 이제 일어설 시간이다. 패배와 함께 드러난 부분을 극복한다면 일어서서 뛸 수 있다. 신태용호는 이제 출발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