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또 하나의 축제와 감동이 시작된다. 디에고 마라도나, 티에리 앙리, 리오넬 메시 등 수많은 슈퍼스타들을 탄생시켜온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이 한국에서 개최된다. ‘인터풋볼’은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개막을 맞아, 매주 수요일마다 대회와 관련된 주제를 하나씩 선정해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U-20 월드컵을 뛰었던 축구 스타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들에게 들려 드릴 예정이다.[편집자주]

한국 축구의 역사는 2002년 FIFA 한일 월드컵 개최 전과 후로 나뉜다. 그만큼 2002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는 한국 축구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현재 한국 축구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두 번째 기회가 왔다. 바로 올해 여름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이다.

U-20 월드컵은 FIFA 주관 대회 중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대회다. 그만큼 큰 의미를 지니고 있고, 24개국 총 504명의 예비 스타들이 만들어갈 U-20 월드컵이 오는 5월 20일 개막해 6월 11일까지 3주간 국내 6개 도시(수원, 전주, 인천, 대전, 천안, 제주)에서 개최된다.

대회 개막이 불과 98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개막 D-100일’인 지난 9일을 기점으로 대회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범근 조직위 부위원장도 FIFA 인터뷰를 통해 “축구하는 사람들이 예전처럼 많은 사람들을 들썩이게 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개막 D-100일을 앞둔 소감을 전하며 한국 축구의 열정을 깨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40년 전, 튀니지에서의 첫 발, 마라도나-메시를 탄생시킨 대회

올해 한국에서 개최되는 U-20 월드컵은 횟수로 21번째 대회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그 첫 발을 내딛었다. U-20 월드컵의 시작 이유는 분명했다. FIFA는 축구의 대중화와 활성화를 위한 계획을 세웠고, 20세 이하 선수들만을 위한 ‘미니 월드컵’을 창설했다.

시작은 지금과 달랐다. 처음 대회가 창설됐을 때 명칭은 'FIFA 월드 유스 챔피언십'이었다. 첫 대회는 참가국도 지금보다 적은 16개국이었고, 총 28경기가 치러진 역사상 가장 작은 대회로 기록됐다. 당시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소련)이 멕시코를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제 2회 대회 개최지는 다름 아닌 일본이었다. 최순호, 이태호 등이 주축이 된 한국도 아시아 챔피언의 자격으로 대회에 첫 출전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은 2차전에서 이태호의 결승골로 캐나다를 1-0으로 꺾으며 첫 승을 신고했고, 조별리그 1승 1무 1패라는 성적을 거뒀지만 포르투갈에 골득실차로 밀려 8강행에 실패한 아쉬움이 있다.

U-20 월드컵은 스타 탄생의 산실로 불린다. 특히 일본에서 열린 2회 대회는 디에고 마라도나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됐다. 마라도나는 결승전을 포함해 총 6골을 터트리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대회 골든볼(MVP)을 수상했다. FIFA도 1979년도 대회를 ‘모두가 마라도나에 환호했다’고 간략히 소개할 정도였다.

이후 스타들의 탄생은 줄을 이었다. 1997년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대회에선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이상 프랑스), 후안 로만 레켈메, 파블로 아이마르, 에스테반 캄비아소(이상 아르헨티나), 마이클 오언(잉글랜드) 등 스타들이 쏟아져 나왔다.

메시도 U-20 월드컵이 배출한 스타다. 2005년 네덜란드 대회에 참가한 메시는 나이지리아와의 결승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는 등 총 6골을 기록하며 골든볼과 골든슈(득점왕)을 동시에 석권했다. 다음 대회(2007 캐나다)에서도 연속 우승에 성공한 아르헨티나는 세르히오 아구에로, 앙헬 디 마리아 등을 배출해냈다.

폴 포그바(프랑스)도 지난 2013년 터키 대회 골든볼 수상자 출신이다. 이번 한국에서 개최되는 21번째 대회에서도 이승우, 백승호 등 한국의 선수들을 포함해 장 케빈 어거스틴(프랑스), 도미닉 솔란케(잉글랜드) 등이 차기 스타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최다 우승국은 총 6회의 아르헨티나이며 브라질이 5회로 뒤를 잇는다. 지난 대회 챔피언은 유럽의 다크호스 세르비아다.

# U-20 월드컵, 한국 축구의 열정을 깨워라!

이번 U-20 월드컵은 2017년 5월 20일부터 6월 11일까지 대한민국에서 개최된다. 이번 U-20 월드컵 유치로 한국은 일본과 멕시코 다음으로 FIFA가 주관하는 4대 국제 축구 대회(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FIFA 월드컵, FIFA U-17 월드컵, FIFA U-20 월드컵)를 모두 개최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됐고, 이번 대회는 6개 경기장에서 52경기가 열린다.

2017 U-20 월드컵은 2013년 5월, 한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멕시코, 남아공, 튀니지, 잉글랜드, 프랑스,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 총 12개 국가가 대회 유치를 신청했다. 결국 개최지는 2013년 12월 5일 대륙 순환 원칙과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한국이 결정됐고, U-20 월드컵이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것은 2003년 UAE 대회 이후 14년 만에 개최다.

개최도시도 확정됐다. 한국은 U-20 월드컵을 위한 조직위원회를 만들어 대회를 준비했고, 2015년 9월 6개의 개최 도시(수원시, 전주시, 천안시, 대전광역시, 인천광역시, 서귀포시)가 확정됐다.(경기장은 수원월드컵경기장, 전주월드컵경기장, 천안종합운동장, 대전월드컵경기장,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제주월드컵경기장이다.)

대회 일정도 확정됐다. 공식 개막 경기는 5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고, 한국과 기니가 맞붙는다. 결승전은 6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고, 대회 본부는 수원에 설치된다. 또한, 이번 대회의 슬로건은 'trigger the fever- 열정을 깨워라'이다. 이번 슬로건은 U-20 월드컵을 통해 선수는 물론 일반 대중과 팬들 모두가 저마다 가슴 깊숙이 품고 있는 열정을 깨우기 바란다는 의미다. 특히 개최국 한국의 입장에서는 2002년 월드컵 당시의 열광적인 축제 분위기를 재현하고, 온 나라를 다시 한 번 축구 열기로 물들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또한, U-20 월드컵 코리아의 조직위원회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위원장을 맡았고, 대한민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이 부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여기에 2002 월드컵의 주역이자,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과 안정환이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 신태용호, 아르헨-잉글랜드-기니와 한조..험난한 여정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추첨 행사는 지난 15일 오후 3시 수원SK아트리움에서 열렸다. 한국을 비롯해 24개국 참가팀의 조편성이 완료됐는데 이번 조추첨 행사에는 U-20 월드컵이 낳은 최고의 스타 디에고 마라도나(1979 대회 참가)와 파블로 아이마르(1997 대회 참가)를 비롯해 한국 축구의 영웅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조직위 부위원장) 등이 보조추첨자로 참여해 24개 팀의 운명을 결정했다.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개최국 프리미엄을 기대했던 한국이 어려운 조편성을 받았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1번 포트로 배정됐고, 자동적으로 A조에 편성됐다. 조추첨 행운은 따르지 않았다. 마라도나가 2번 포트 추첨의 첫 번째로 아르헨티나를 뽑으며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만남이 성사됐다. 한국이 절대적으로 피하고 싶은 상대였다. 조추첨의 바통은 아이마르가 이어 받았다. 역시 행운은 없었다. 아이마르가 뽑은 A조 세 번째 국가는 잉글랜드였다. A조의 마지막 한 자리는 기니가 차지하면서 죽음의 조가 완성됐다.

조추첨에 참석한 차범근 부위원장은 “연습할 때는 잘 뽑았는데, 한국이 어렵게 됐다. 그러나 A조에 속한 팀들이 홈 팀인 한국을 어렵게 생각할 것 같다. 2002년 월드컵에서 그랬듯이,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확신한다”고 아쉬움과 함께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B조도 만만치 않다. 독일, 멕시코, 베네수엘라, 바누아투가 한 조에 편성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반대로 E조에 속한 프랑스는 온두라스, 베트남, 뉴질랜드 등 다소 쉬운 상대와 엮이게 됐다.

*조추첨 결과

A조: 한국(A1)-기니(A2)-아르헨티나(A3)-잉글랜드(A4)

B조: 베네수엘라(B1)-독일(B2)-바누아투(B3)-멕시코(B4)

C조: 잠비아(C1)-포르투갈(C2)-이란(C3)-코스타리카(C4)

D조: 남아공(D1)-일본(D2)-이탈리아(D3)-우루과이(D4)

E조: 프랑스(E1)-온두라스(E2)-베트남(E3)-뉴질랜드(E4)

F조: 에콰도르(F1)-미국(F2)-사우디(F3)-세네갈(F4)

# 2017 U-20 월드컵 코리아의 이모저모

-이번 대회는 한국의 장마기간을 피해 개최 기간이 관례보다 다소 앞당겨졌다.

-전 대회 우승국인 세르비아는 유럽 지역 예선에서 탈락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이번 대회는 A조부터 F조까지 총 6개조, 24개 팀이 조별리그를 치른다. 2위까지는 16강에 진출하고, 조 3위 4팀은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올라간다.

-역대 우승 팀

아르헨티나(6회): 1979, 1995, 1997, 2001, 2005, 2007

브라질(5회): 1983, 1985, 1993, 2003, 2011

포르투갈(2회): 1989, 1991

세르비아(2회): 1987, 2015

가나(1회): 2009

스페인(1회): 1999

소련(1회): 1977

서독(1회): 1981

프랑스(1회): 2013

사진= 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위키피디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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