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창샤] 유지선 기자= 슈틸리케호가 중국전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최종예선에서 이어온 ‘원정 무득점’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다. 숙제를 떠안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과 김신욱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3일 허롱 스타디움에서 중국을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경기를 치른다.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라도 승점 3점이 절실한 경기다.

# ‘원정골 0’ 어느 때보다 절실한 득점

한국은 최종예선 5경기에서 3승 1무 1패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승점 10점을 쌓으면서 본선 직행이 가능한 2위에 이름도 올렸다. 그러나 아직 방심하기엔 이르다. 우즈벡이 승점 1점차로 바짝 뒤쫓고 있기 때문이다. 원정에서는 1무 1패로 아직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직 원정에서 단 한골도 터뜨리지 못했단 사실이다. 한국은 홈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했고, 3경기에서 무려 8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밖에만 나가면 선수들의 발끝이 침묵했다. 자기 동네에서만 힘 좀 쓰는 ‘골목대장’인 셈이다.

중국전 승리도 중요하지만, 결국 무득점 고리를 끊어야 승리를 챙길 수 있다. 중국전 원톱 주인공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표팀 소집에 이정협과 김신욱, 황희찬을 공격수로 호출했다. 공교롭게도 세 선수 모두 나란히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각자의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 슈틸리케 감독 앞에 놓인 ‘3장’의 선택지

부산 아이파크로 돌아간 이정협은 개막 후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이정협은 “골을 넣지 못한 상태로 대표팀에 왔으면 의기소침 했을 것이다. 다행히 골 맛을 보고 와 자신감이 좀 붙었다”며 스스로도 흐뭇해했다. 황희찬도 지난 주말 보란 듯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예열을 마쳤다. 김신욱 역시 대표팀에서 확실히 주전 자리를 꿰차진 못했지만, 소속팀에서 탄탄한 입지를 과시하고 있다.

맞불 작전을 선언한 중국은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선호하는 대로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골은 일찍 터질수록 좋지만, 전반전 상대의 체력소모를 유도하고 후반전에 승부를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정협의 선발 출전이 가장 유력한 이유다. 이정협의 폭넓은 활동량과 최근 물오른 득점 감각은 슈틸리케 감독의 구미를 당길 법하다.

날씨도 변수다. 창샤는 이번 주 내내 비가 오락가락 내렸다. 중국 기상청은 경기 전까지 오락가락한 날씨가 이어지며, 경기 당일인 목요일에는 약한 빗방울이 흩날릴 것으로 내다봤다. 수중전이 되지 않더라도 비를 머금고 있어 잔디가 미끄러울 것으로 보인다. 그로인해 패스 미스가 잦아진다면, 김신욱 카드로 단순한 공격 패턴을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진호 감독님이 4경기 연속골 넣으라고 하셨다”며 넌지시 득점 욕심을 내비친 이정협과 “어떤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던 김신욱, 여기에 잘츠부르크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뒤 곧바로 대표팀에 가세한 황희찬까지, 슈틸리케 감독이 중국전을 앞두고 ‘3장’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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