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창샤] 유지선 기자=한국과 중국이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앞두고 가속을 내고 있다. 경기 준비가 계획한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3일 허롱 스타디움에서 중국을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경기를 치른다.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격전지 창샤에도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 양 팀 훈련장 속 ‘다른 그림 찾기’

중국 대표팀의 공개 훈련이 예정돼있던 20일 오전 일찌감치 허룽 스타디움 보조구장을 찾았다. 훈련까지는 약 7시간이 남았지만, 훈련장에서는 잔디 관리에 한창이었다. 선수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이른 시간부터 줄을 맞춰 잔디를 다듬은 것이다. 잘 정돈된 보조구장의 잔디는 여느 주경기장 못지않았다.

가장 눈에 띈 건 보조구장을 둘러싼 높은 외벽이었다. 외벽에는 선수단에 파이팅을 불어넣어줄 문구들과 마르첼로 리피 감독 및 중국 대표팀 선수들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새겨져있었다. 한눈에 봐도 중국 대표팀의 훈련장이란 사실을 알아챌 수 있을 정도였다.

5m 가까이 되는 외벽으로 인해 훈련장 안을 들여다보는 것도 불가능했다. 보안에 철저히 신경을 쓴 모습이다. 한국 대표팀에 제공된 사방이 뚫려있는 공설 운동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오후 4시에 예정돼 있던 훈련 공개도 녹록치 않았다. 한국 취재진은 선수단 숙소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중국 대표팀의 훈련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취재진 모두 허탕을 치고 말았다. 기자단 버스가 주차할 곳을 찾기 위해 경기장 주변을 맴돌았고, 그러는 사이 시간은 째깍째깍 흘러갔다. 이후 버스에서 내려 훈련장을 향하던 취재진은 또 한 번 멈춰서야했다. 보안 요원이 ID카드를 보여줘야 입장할 수 있다는 말만 반복하며 취재진 앞을 가로막은 것이다. 출입 통제를 위해 ID카드 확인은 필수지만, 이전에 해당 사실을 전해 듣지 못한 취재진은 발만 동동 굴렀고, 결국 훈련장을 코앞에 두고 발길을 돌렸다.

중국 취재진들로 가득 찼던 허난 시민운동장과 한국 취재진들은 찾아볼 수 없던 허룽 스타디움 보조구장, 체계적인 잔디 관리와 주변 환경, 철저한 보안이 가능한 외벽의 유무 등 같은 모습보다는 다른 모습 찾기가 훨씬 빨랐다.

# ‘잔디 이상 無’ 무대는 이미 완성됐다

무대 점검에도 나섰다. 경기를 이틀 앞두고 주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쉽게 들여다볼 수 없는 보조구장과 달리 주경기장으로 향하는 방법은 꽤 간단했다. 그라운드 주변의 트랙을 지나쳐 선수단 벤치, 터치라인까지 다가가도 통제하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잔디는 경기 날 선수들의 경기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다. 다행히 허룽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는 듣던대로 훌륭했다. 멀리서 봤을 때 짙은 녹색을 띄던 잔디는 가까이서 보니 더 훌륭했다. 직접 밟아봤을 땐 두툼한 매트 위에 올라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잔디 관리도 쉴틈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21일 오후 인터뷰를 가진 김신욱은 “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훈련장과 비슷하다고 들었다”고 안도했고, 기성용도 “허룽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가 좋다고 들었다. 한국에서 경기를 할 때보다 더 괜찮을 것 같다”며 선수들이 경기 당일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흡족해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결전의 날, 푸른 무대는 이미 완성된 모습으로 선수들을 반길 채비를 하고 있다.

# 경기 이틀 전, 실전 돌입한 슈틸리케호

한국 대표팀도 경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훈련에 박차를 가했다. 20일 회복 훈련 위주로 첫 훈련을 진행했던 한국은 21일 오후 본격적인 전술 다듬기에 나섰다. 15분간 공개된 훈련은 열외 없이 선수단 모두가 참여했다. 가장 늦게 팀에 합류한 황희찬은 물론이며, 중국전에 결장하는 손흥민도 예외는 아니었다.

포지션별 훈련도 진행했다. 수비 훈련은 차두리 코치가 전담했으며, 공격 훈련은 설기현 코치의 주도하에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제 불과 하루 남은 결전의 날, 슈틸리케호는 22일 오후 6시(현지시간) 허룽 스타디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은 뒤, 마지막 공식 훈련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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