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지상 최고의 ‘축구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래서 준비했다. 축구 전문 언론 ‘인터풋볼’이 EPL을 더욱 알차게 즐기기 위해 ‘주간 EPL 프리뷰’라는 이름으로 깔끔한 그래픽과 함께 매 라운드의 분석 프리뷰를 제공한다. 이제 ‘주말 예능’ EPL을 즐길 시간이다. [편집자주]

선두 첼시는 저만큼 멀어졌다. 오히려 2위권 싸움이 박터진다. 토트넘 홋스퍼,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등 세 팀이 승점 1점 차이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경쟁에 합류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 전쟁 속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이 만난다. 3, 4위에 랭크돼 있는 두 팀이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친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위르겐 클롭 감독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두 번째 만남으로도 화제가 되는 경기다.

2위 전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토트넘은 사우샘프턴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토트넘엔 FA컵 영웅 손흥민이 있다. 8강전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한 그가 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가 한국 팬들의 최대 관심사다.

더불어 챔피언스리그 탈락의 후폭풍이 가시지 않는 아스널의 웨스트 브로미치(WBA) 원정, 빡빡한 일정 속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폴 포그바를 잃은 맨유의 미들즈브러 원정 등도 이번 라운드에서 눈여겨볼 매치다. 

[주간 EPL 빅 매치] 맨시티vs리버풀과 손흥민의 토트넘...2위권 전쟁

# 쉴 틈 없는 맨유, 즐라탄 없이 만나는 보로

강행군이다. 로스토프와의 유로파리그 16강 일정을 소화한 맨유가 50시간 만에 미들즈브러 원정을 떠난다. 이미 주중에 FA컵 8강전까지 치렀기에 일주일 내 세 번째 경기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맨유가 앞서지만 체력적 요소까지 고려하면 맨유의 승리를 장담하긴 힘들다.

이미 체력은 고갈됐다. 첼시전에서도 그랬듯이 로스토프전에서도 후반 급격한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경기 도중 주제 무리뉴 감독이 마르코스 로호에게 바나나를 던져 주는 장면이 모든 상황을 설명해줬다. 무리뉴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들의 피로감’을 걱정했다.

설상가상이다. 징계를 당한 이브라히모비치와 안데르 에레라가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루니 역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포그바와 달레이 블린트도 로스토프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피로에 대한 대가’라는 무리뉴 감독의 말이 정확했다. 라인업의 변화가 불가피하고, ‘소년 가장’ 마커스 래쉬포드를 중심으로 새로운 조합을 가동해야 한다.

미들즈브러는 반등이 절실하다. 강등권을 벗어나기 위해 칼을 뽑았다. 팀의 승격을 이끌었던 아이토르 카랑카 감독을 경질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벼랑 끝에 몰린 미들즈브러가 맨유를 상대로 ‘도깨비 팀’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까. 어쩌면 이번 경기가 시작점이 될 수 있다.

# ‘3골 1도움’ 손흥민, 케인 부상 속 찾아온 기회

스리백을 기반으로 승승장구하던 토트넘에 위기가 찾아왔다. 케인이 발목 부상을 당해 최소 4~6주간 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엄청난 화력을 과시하며 득점 선두(19골)에 올라선 그이기에 토트넘으로선 타격이 크다.

전혀 방심할 수 없는 경기다. 토트넘은 승점 56점으로 리그 2위를 지키고 있지만 3위 맨시티(승점 56), 4위 리버풀(승점 55)이 바짝 추격하고 있어 승점 3점이 절실하다. 단 한 경기로 순위는 4위까지 추락할 수 있다. 선두 첼시(승점 66)와 10점 차로 벌어진 상황에서 단 한 번의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토트넘의 한줄기 빛은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지난주 FA컵 8강전에서 3골 1도움, 잉글랜드 진출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골 맛을 되살린 손흥민의 원톱 출격이 유력하다. 다만 그동안 지적됐던 손흥민과 스리백의 조합이 EPL팀을 상대로도 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사우샘프턴은 마놀로 가비아디니를 믿고 있다.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나폴리에서 영입한 가비아디니는 EPL이 마치 자신의 무대인 양 활약하고 있다. 이적 후 출전한 4경기에서 6골. 들어갔다 하면 골을 터트리는 그의 존재는 토트넘에 분명 위협이다. 손흥민과 가비아디니의 원톱 대결이 기대되는 매치다. 

# 맨시티vs리버풀, 또 다시 만난 펩과 클롭

토트넘의 자리를 위협할 두 팀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맨시티(승점 66)가 보다 높은 위치에 있지만, 두 팀의 격차는 승점 1점에 불과하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물론 이들도 쫓기는 입장이다. 맨시티는 27경기, 리버풀은 28경기를 치렀다. 그런데 아스널(승점 50)과 맨유(승점 49)가 FA컵과 리그컵 일정으로 26경기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패하는 팀은 4위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경기는 과르디올라 감독과 클롭 감독의 재회로 압축된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두 명장이 EPL로 무대를 옮겨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번이 EPL 두 번째 만남인데, 지난 첫 대결에선 클롭 감독이 웃었다. 두 감독의 상대 전적은 4승 1무 4패(승부차기 무승부 표기 시)로 팽팽하다. 승부차기 승리를 포함하면 오히려 클롭 감독이 앞선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 경기에 칼을 갈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맨시티의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 맨시티는 주중에 치러진 UCL 16강 2차전에서 AS모나코에 1-3으로 패했고, 원정 다득점에 밀려 탈락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을 영입하며 유럽 제패를 꿈꿨던 맨시티는 충격에 빠졌고,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커리어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다. 분위기와 체력적인 부분 모두 열세라 볼 수 있다.

반면 리버풀은 여유롭다. 유럽대항전에 출전하지 않기에 체력적인 문제가 없다. 강팀에 강한 모습도 여전하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6위권 내 팀과의 전적(5승 4무)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리버풀이 또 다시 귀신같은 모습을 보일지 아니면 과르디올라 감독이 복수에 성공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간 EPL 매치업] 북런던에 찾아온 기회, 흔들리지 않는 첼시

이번 라운드에는 맨시티와 리버풀이 맞붙는다. 상위권 경쟁의 빅뱅이다. 맨시티는 3위, 리버풀은 4위로 승점은 단 1점 차이다. 2위 토트넘 역시 승점 56점으로 이번 경기를 통해 첼시를 제외한 상위권 판도가 다시 싹 바뀔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이 둘이 맞붙는 사이 토트넘과 아스널은 미소를 짓고 있다.

먼저 토트넘은 사우샘프턴과 만난다. 아스널은 WBA 원정을 떠난다. 두 팀 모두 한 수 아래 상대와 만나 이번 경기를 통해 승리와 함께 상위권 경쟁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 토트넘은 케인이 부상이지만 손흥민이 있어 걱정을 덜었다. 승리한다면 2위를 더욱 굳힐 수 있다. 아스널은 5위로 추락해 4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첼시는 꾸준하다. 이번 경기에서도 스토크 원정을 떠난다. 첼시는 모든 대회에서 무려 11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6위 맨유까지 우승후보”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첼시의 우승을 예상하고 있다. 방심 없는 첼시, 그들의 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간 EPL 이슈] 해트트릭 손흥민, 또 다시 ‘슈퍼손데이’ 예고

스리백에서 위기를 맞은 손흥민이 FA컵 8강 밀월FC전을 통해 부활을 알렸다. 3골 1도움. 평점 10점을 부여받을 만큼 군더더기 없는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무대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경기였다.

‘나의 날이었던 것 같다’는 손흥민의 말이 딱 맞았다.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손흥민은 전반 41분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 슈팅을 때리며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이후 후반 9분 트리피어의 패스를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했고, 후반 종료 직전 쐐기골까지 넣으며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 왼발과 오른발, 모든 것이 통하는 날이었다.

이제는 사우샘프턴이다. 손흥민이 이 경기에서 시즌 15호골 사냥에 나선다.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케인의 부상으로 원톱 자리를 예고했다. ‘후스코어드닷컴’도 17일자 프리뷰를 통해 “손흥민이 사우샘프턴전에서 공격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스리백에서의 적응이다. 그동안 스리백과 전술상 이유로 손흥민에게 기회가 없었다. 밀월전은 성공적이었지만 EPL은 또 다르다. 스리백에서 손흥민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가 토트넘의 향후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행히 사우샘프턴을 상대로는 좋은 기억이 있다. 손흥민은 지난 12월 사우샘프턴 원정에서 득점했다. 교체 투입 후 11분 만에 기록한 골이었다. 손흥민이 그 기억을 되살려 이번 경기에서도 골을 넣으면, 기성용(28, 스완지 시티)이 지난 2014-15 시즌 세운 아시아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골(8골)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주간 EPL 핵심 선수] 데 브루잉vs마네, 에이스가 살아야 승리도 보인다

라이벌전에선 에이스들의 활약 여부가 성패를 좌우한다. 맨시티의 케빈 데 브루잉과 리버풀의 사이도 마네가 그들이다. 이들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경기에선 소속팀이 대부분 승점을 놓치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따라서 데 브루잉과 마네의 활약이 경기 결과의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두 선수의 중요도는 기록으로 증명된다. 데 브루잉은 26경기(교체 3회) 출전해 4골 9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마네 역시 25경기(교체 1회) 12골 5도움으로 팀 내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다. 두 선수의 평균 평점도 7.37대 7.51로 용호상박을 이룬다.

두 선수의 포지션은 다르지만, 각 팀 공격의 시작점임은 분명하다. 데 브루잉은 87.2%의 패스성공률, 평균 2.8회의 키패스로 2선에서 공격을 지휘한다. 반면 마네는 평균 2.6회의 드리블 성공률을 자랑하며 측면을 뚫는다. 이들을 어떻게 봉쇄 하는지가 각 팀의 승리 조건이 될 수 있다. 

[주간 EPL 빅 매치 승부예측] 맨시티vs리버풀

맨시티승 3명, 리버풀승 3명.

맨시티와 리버풀, 펩과 클롭의 맞대결. 최고의 빅 매치답게 기자들의 예측이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맨시티의 UCL 탈락이 변수로 작용할 거란 생각은 같았다. 다만 이 변수가 반등의 기폭제가 될지, 하락세의 시작일지는 두고봐야할 일이다. 

▲ 2016-17 EPL 29라운드 일정

3월 18일(토)

WBA-아스널(21:30)

 

3월 19일(일)

팰리스-왓포드(00:00)

에버턴vs헐시티(00:00)

스토크-첼시(00:00)

선덜랜드-번리(00:00)

웨스트햄-레스터(00:00)

본머스-스완지(02:30)

미들즈브러-맨유(21:00)

토트넘-사우샘프턴(23:15)

 

3월 20일(월)

맨시티-리버풀(01:30)

 

글=인터풋볼 취재팀

사진=게티 이미지

그래픽=유지선 기자, 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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