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곽태휘와 김민우가 명단에서 제외됐고, 김보경이 대체 발탁됐다. 그러나 이번 김보경의 대체 발탁은 이미 예견됐었던 일이었고, 결과적으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 선발에 아쉬움이 남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23일과 28일 중국과 시리아를 상대로 2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7라운드를 치른다. 한국은 3승 1무 1패(승점 10)로 1위 이란(승점 11)에 밀려 조 2위를 유지하고 있어 승리가 절실하다.

중요한 2연전이다. 만약 한국이 이번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A조 선두로 올라설 수 있고, 남은 일정에서 조금은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 역시 총력전을 선언하며 2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 중국전 못 뛰는 손흥민, 대안은?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에이스’ 손흥민이 경고 누적으로 중국전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명단에 포함됐고, 유럽에서 활약하는 기성용, 구자철, 지동원, 황희찬도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중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홍정호, 정우영, 장현수, 김기희 등과 K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김신욱, 이정협, 최철순, 김진수, 이용 등도 발탁됐다.

약간의 변화는 측면에서 발생했다. 이유는 손흥민의 공백 때문.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측면 공격과 측면 수비에 변화를 가져갔다. 일단 전남 드래곤즈의 측면 미드필더 허용준을 깜짝 발탁했고, 김민우, 남태희, 지동원을 측면에서 활용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여기에 공격 가담이 좋은 풀백 김진수, 이용, 최철순 등을 뽑으며 측면을 지원사격 하는데 중점을 뒀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명단을 발표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A매치 2연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중국전을 시작으로 아시아 최종예선 후반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싶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겠다. 이번 2연전을 준비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재성까지 부상을 당했다. 이재성의 부상으로 인해 측면 공격수가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허용준을 발탁했고, 남태희도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지동원과 구자철도 측면에서 뛸 수 있기 때문에 대안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수원의 김민우도 최근 그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여러 가지 옵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측면 공격 부족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일단 현대 축구에서는 양 측면 풀백 공격 가담이 중요하다. 풀백들이 공격에 가담했을 때 측면 공격수들과 압박을 줘야 하고, 상대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측면에서 상다에 위협을 주려면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볼을 많이 받아서 해결할 수 있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 능력 중에 반드시 한 가지 이상은 보유해야 한다. 손흥민처럼 스피드가 빠르던지, 돌파를 통해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손흥민의 공백을 공격적인 풀백으로 메우겠다고 했다.

# ‘부상’ 곽태휘-기성용은 뽑고, 김보경은 제외한 슈틸리케

이번 명단 발표에 있어서 가장 눈에 띄는 선택은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던 기성용과 곽태휘의 발탁 그리고 컨디션이 좋았던 김보경의 명단 제외였다. 특히 곽태휘의 발탁이 의외였다. 기성용은 훈련에 복귀하면서 어느 정도 부상에서 회복됐다는 것을 알렸지만 곽태휘는 아예 훈련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어 슈틸리케 감독의 결정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있었다. 실제로 서울 관계자도 곽태휘의 발탁을 두고 조금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일단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과 곽태휘의 리더십을 믿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뿐만 아니라 곽태휘도 명단에 포함했다. 이 두 선수는 경험이 많고, 리더십이 있다. 100% 컨디션이 아니더라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벤치에서라도 선수들을 이끌어 갈 수 있다.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대표팀에 포함시켰다”며 기성용과 곽태휘의 발탁 이유를 밝혔다.

그래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부상 중인, 그것도 중앙 수비수 곽태휘를 선택한 것도 이해가 되질 않았고, K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김보경을 제외한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김보경이 중앙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측면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일단 기성용이 나서지 못한다면 플랜B는 김보경이 될 것이다. 우리가 김보경을 완전히 배제한 것이 아니다. 혹시 기성용이 좋지 않다면 김보경을 발탁할 것이다”며 여지를 남겨놨지만 애초에 부상자를 뽑고, 김보경을 제외한 것에 대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김보경의 대체 발탁은 이미 예견됐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기성용과 곽태휘가 부상으로 뛰지 못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김보경이 플랜B가 될 것이라 언급했다. 그러나 이미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채 부상자를 선택한 것은 아쉬웠고, 꼭 필요했던 김보경을 뒤늦게 부른 것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았다.

# 3월 A매치 중국-시리아 2연전 소집 최종 명단(23명)

FW- 김신욱(전북 현대), 이정협(부산 아이파크), 황희찬(잘츠부르크)

MF- 김보경(전북 현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남태희(레퀴야), 기성용(스완지 시티), 손흥민(토트넘), 한국영(알 가파라), 고명진(알 라이안), 정우영(충칭 리판), 허용준(전남 드래곤즈)

DF- 김민혁(사간 도스), 최철순(전북 현대), 홍정호(장쑤 쑤닝), 장현수(광저우R&F), 김기희(상하이 선화), 김진수(전북 현대), 이용(전북 현대)

GK- 김승규(비셀 고베),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 김동준(성남FC)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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