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라는 빅 클럽의 제안을 거절했다. 한국 축구의 기대주 이강인(16)의 이야기다. 이강인은 왜 레알의 오퍼를 거절하고 발렌시아 잔류를 선택했을까?

레알의 러브콜을 받았던 이강인이 결국 발렌시아 잔류를 선택했다. 스페인 라디오 방송 '코페 발렌시아'는 28일 “이강인이 2019년 6월까지 발렌시아와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레알은 이강인을 끝까지 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강인의 선택은 발렌시아 잔류였고, 연장 계약을 체결하면서 발렌시아에서 프로 데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다면 이강인은 왜 레알의 제안을 거절하고 발렌시아를 선택했을까?

# 발렌시아 구단의 진정성과 설득

분명 이강인 측은 레알과 협상을 했고, 조건도 나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강인은 레알로 이적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발렌시아의 생각은 달랐다. 일단 보도에 따르면 레알의 유소년 디렉터와 발렌시아의 기술이사는 이강인의 거취 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였는데 발렌시아 측은 이강인이 잔류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진정성이 있었다. 이강인은 최근 생일(2월 20일)이 지나 만 16세가 됐고, 라이선스P가 적용돼 자유계약으로 이적할 수 없었다. 만약 이강인을 원하는 팀이 있을 경우 이적료를 지불해야 했는데 발렌시아는 이적료 보다 이강인의 잔류를 절실하게 원했고, 모처럼 발견한 재능을 넘겨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지 ‘에스포르트베이스’ 파코 폴리트 기자는 “2월 20일을 기준으로 이강인은 16세가 됐다. 라이선스P가 적용돼 자유계약으로 이적할 수 없다. 원하는 팀이 있을 경우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면서 “발렌시아 유스 아카데미가 이강인을 설득 중이다. 다수 구단이 그를 노리고 있지만, 잔류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이강인은 구단과 협상 중인데 구단은 남길 원한다”며 발렌시아 구단이 이강인의 잔류를 위해 노력했음을 강조했다.

# 더 좋아진 조건, 프로 데뷔 꿈이 아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잔류를 위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이강인은 기존 계약은 2018년 6월까지였는데 이번 재계약으로 1년 연장해 2019년 6월까지 발렌시아에 남게 됐다. 단순하게 기간만 연장한 것이 아니다. 이강인은 기존 계약보다 향상된 조건으로 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프로 데뷔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운 계약으로 이강인은 카데테A팀에서 후베닐B(18세 이하)팀으로 올라갔는데 다음 시즌에는 후베닐A팀에 합류할 전망이다. 이후 꾸준하게 성장한다면 2018-19시즌에는 발렌시아 메스타야(2군)팀으로 올라가 성인 프로 선수로 데뷔할 가능성이 높고, 이런 프로 데뷔 조건을 보장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이강인은 이번 재계약으로 발렌시아에서 프로로 데뷔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 레알? 맨시티? 성장 가능성이 더 중요

아직은 어린 선수인 이강인의 이적이 주목받은 이유는 분명했다. 상대가 레알 마드리드와 맨시티라는 빅 클럽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강인이 두 팀으로 이적했다면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것이고, 바르셀로나 소속의 이승우, 백승호, 장결희처럼 화려한 타이틀을 달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강인의 선택은 발렌시아였다. 이유는 분명했다. 유스 선수들이 프로로 데뷔하기 어려운 레알이나, 맨시티 보다는 성장 가능성과 프로 데뷔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발렌시아를 선택한 것이고, 이 선택으로 인해 이강인은 18세의 나이에는 언제든지 1군으로 콜업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뛸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강인은 화려함보다는 실속을 선택했고, 꾸준한 기회 속에서 성장을 원했다.

사진=발렌시아 공식 홈페이지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