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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근의 축구이상] 흐름 끊는 비디오 판독, ‘멈춤’의 가치 키워야

[인터풋볼] 채태근 기자= 해마다 세계 클럽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이 ‘비디오 판독’이란 새로운 화두를 축구계에 던졌다.

지난 8일부터 일본 오사카와 요코하마에서 FIFA 클럽 월드컵 일본 2016이 열리고 있다. 비록 아시아 대륙 대표로 출전한 전북 현대와 레알 마드리드의 대결이 무산돼 국내 팬들의 관심은 떨어졌지만 새롭게 도입된 ‘비디오 보조 심판(Video Assistant Referee)’ 제도로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신호탄은 14일 가시마 앤틀러스와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의 준결승전이었다. 가시마 전반 중반 문제 없이 지나간 프리킥 상황이 약 2분 후 비디오 판독으로 페널티 킥을 얻으며 선제골을 넣었고, 기세를 살려 3-0 승리로 유럽과 남미 대표가 아닌 팀이 최초로 결승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튿날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클럽 아메리카의 또 다른 4강전에서도 비디오 판독이 적용됐다. 오프사이드였던 호날두의 추가골이 비디오 판독에 의해 온사이드로 정정되며 1-0이 아닌 2-0 승리를 거뒀다.

그간 세계 축구계엔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FIFA도 타 종목에서 이미 도입된 비디오 판독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었고 이번 클럽 월드컵부터 전격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변화는 반응을 부르는 법. 비디오 판독이라는 제도가 왜 필요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무엇을 바꿔나갈 수 있을지 짚어봤다. 

# 왜 필요한가? 비디오 판독은 목적 아닌 ‘수단’

비디오 리플레이 자체는 신 기술이 아니다. 여태껏 판정은 사람인 ‘순간’에 했지만 영상은 누구나 몇 번씩 돌려보며 수 많은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그 간극의 차이가 비디오 판독의 필요성이다. 선수들을 포함한 관계자와 팬들 모두의 (억울한 판정에 대한) ‘불만족’을 해결하는데 쓰여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까지 오심은 모두에게 피해였다. 심판 자신에게 무능력의 올가미가 씌어졌고, 선수와 감독들의 인생을 바꿔놨다. 팬들은 ‘그 장면’을 되뇌며 안타까워했다. 오직 오심의 덕을 본 팀만 침묵했고, 그들 역시 피해자가 될 때는 아우성쳤다.

비디오 판독이라는 ‘신 제도’가 정확한 판정을 넘어 모두의 이익으로 공유되어야 한다. 단순하다. 축구를 더 잘하는 팀이 실수에 의해 승리를 빼앗기지 않고 팬들과 승리의 기쁨을 누려야 한다. 상대 팀에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이해를 돕는 수단이 될 수 있다.

# 축구의 ‘리듬’ 앗아간 비디오 판독, 활용법 보완해야

비디오 판독 자체엔 장단점이 혼재한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적절히 활용되어야만 축구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 이번 클럽 월드컵에서 지적된 대표적인 단점은 비디오 판독을 위한 ‘잠시 멈춤(Pause)’이었다.

축구의 매력 중 하나는 두 팀이 끊임없이 주고 받는 공수의 연속성이다. 90분간오직 골, 반칙, 라인 아웃만이 경기를 중단시킨다. 심판은 포괄적으로 그 세 가지 사항의 옭고 그름을 즉시 판단해 경기를 끊고 또 재개시킨다. 미처 잡아내지 못한 장면은 추후 영상으로 추가 징계를 내린다.

하지만 경기 중 비디오 판독은 ‘즉시성’을 앗아갔다. 선수들과 감독들은 흐름의 단절을 지적했고, 팬들 또한 축구에서 처음 접하는 시간을 받아들여야 했다. 판정의 정확성을 위한 대가는 경기 중단이었다. 그렇다면 2016년을 기점으로 축구에서 새롭게 생겨난 시간을 재해석하고 가치를 부여할 순 없을까.

# 판독 요청은 즉시 ‘당사자’로부터, 타 종목의 챌린지 제도 사례

해결책은 간단한 게 좋다. 90분 간의 모든 판정이 완벽하게 공정할 필요는 없다. FIFA가 아닌 ‘당사자들’에겐 문제 장면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게 더 중요하다.

FIFA에서 도입한 비디오 판독 요청의 주체는 VAR(Video Assistant Referee)이다. 즉, 양 팀 당사자가 발견하지 못하고 원치도 않은 장면까지 비디오 판독으로 끌고 가 경기를 끊을 수 있다. 비디오 판독을 위한 별도 심판 3명과 스태프 3명으로 구성된 운용 인력 증가도 추후 폭 넓은 활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 점에서 떠오르는 방안은 야구, 배구, 배드민턴, 테니스 등에서 활용되는 일명 ‘챌린지’ 제도다. 승패의 당사자인 감독이나 선수가 요청을 하면 비디오 재생이나 호크아이 등 기술을 통해 판정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종목마다 횟수 제한 등 적용 방식은 다르지만 핵심은 비디오 판독 요청의 주체가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인 점이 축구와 다르다. 참고로 KBO프로야구의 경우 비디오 판독은 감독만 신청 가능하며 판정 후 30초(이닝 교체 시점엔 10초)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작지만 큰 차이다.

2017시즌부터 K리그에도 비디오 판독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동안 판정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K리그에 비디오 판독이 관심의 한 줄기로 추가될 수 있을 거로 기대된다.

글로벌 스포츠 축구에 도입 된 ‘비디오 판독’이 앞으로 축구 역사에서 어떤 역할로 자리 잡아갈지 관심을 불러 일으킨 FIFA 클럽 월드컵이다.

사진=게티이미지, F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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