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현민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오늘밤 이란과 격돌한다. 40년 동안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승리가 없는 한국. 홈 텃세, 10만의 열광적인 응원, 고지대까지 그야말로 모든 조건이 불리하다.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 봐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요르단과의 평가전은 이번 이란전을 위한 예비고사였다. 결과는 1-0 승리. 슈틸리케 감독은 여러 선수를 고루 기용해 컨디션을 점검, 전술적인 임무 수행 능력을 평가했다. 역시 수비수 출신답게 수비수들 점검에 우선 순위를 뒀다. 특히 양쪽 풀백에 신경을 썼다.

요르단전에서는 차두리(우)-박주호(좌)가 선발로 나섰다. 차두리는 45분 만 뛰고도 클래스를 입증했다.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 가담, 경험에서 나오는 안정된 수비를 선보였다. 한국 공격의 시작점은 차두리였고, 수비 역시 차두리가 없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박주호도 나쁘지 않았다. 이날 차두리의 공격 비중이 높아지면서 박주호는 수비에 치중했다. 우측이 좌측보다 모든 면에서 괜찮았다. 양 날개의 공격 가담에 이은 연계 플레이는 우측(차두리-한교원)이 좌측(박주호-김민우)보다 활발했다. 물론 박주호가 쉽게 전진할 수 없었던 건 중앙 수비수인 홍정호-김영권이 불안했던 이유도 있지만.

후반 들어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 박주호를 빼고 김창수와 윤석영을 넣었다.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창조했던 김창수-윤석영 라인이 오랜만에 양쪽에 배치됐다. 이때 슈틸리케 감독은 조영철 대신 장현수를 투입하며 기존 4-1-4-1에서 4-2-3-1로 포메이션에 변화를 줬다. 포백 앞에 두 명의 미드필더를 두면서, 풀백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할 수 있게 됐다.

우측은 활발했다. 최근 소속팀 가시와 레이솔에서 기회를 못 잡던 김창수는 안정된 수비와 공격 가담에 이은 크로스로 활로를 뚫었다. 후반 중반 이청용이 들어가면서 김창수는 더욱 살아났다. 반면, 좌측도 우측 못잖게 많은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윤석영은 크로스 타이밍을 놓쳤고, 2선 공격진과의 호흡이 아쉬웠다.

요르단전에서 풀백의 명과 암이 나타났다. 이로써 이란전 선발 윤곽도 나왔다. 차두리와 박주호가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중앙 수비수와의 호흡도 관건이다. 요르단전에서 홍정호-김영권은 아주 불안했다. 중동에서 뛰고 있고, 경험이 많은 곽태휘가 나선다면 요르단전보다 수비가 안정될 수 있다.

이란은 요르단보다 강한 상대다. 한국은 원정이니만큼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하면서 차분히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 풀백의 활약, 이란전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차두리-박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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