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태중 기자

이대로 끝인가, 아니면 계속 갈 것인가.

거스 히딩크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 ‘지도자 인생 37년’의 성패가 곧 좌우된다. 그 무대는 16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라트비아와의 유로 2016 예선전이다.

네덜란드는 현재 예선 A조에서 1승 2패 승점 3점으로 아이슬란드, 체코(이상 9점)에 이어 3위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모두 졌다. 브라질 월드컵 직후 지휘봉을 잡은 ‘히딩크 체제’ 아래에서 네덜란드는 1승4패의 참담한 성적을 냈다.

이미 네덜란드 국내에서는 “히딩크를 당장 경질하라”는 얘기가 빗발치고 있다. 그동안 그를 옹호했던 전문가들조차 “히딩크는 너무 늙었다. 새로운 조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에 대해 “라트비아에 이기지 못하면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라트비아는 현재 2무 1패로 4위다. 터키, 카자흐스탄과 비겼고, ‘돌풍의 주역’ 아이슬란드에 0-3으로 졌다. 객관적인 전력 상 네덜란드의 우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네덜란드가 아이슬란드에 덜미를 잡히리라곤 그 누구도 생각지 않았다. 또한 체코에 1-2로 진 것도 무척 아쉬웠다. 브라질 월드컵 때 막강한 공격을 선보이며 3위에 올랐던 모습이 온 데 간 데 없기 때문이다.

히딩크는 1987년 PSV 에인트호번 감독을 시작으로 페네르바체, 발렌시아, 네덜란드 대표팀, 레알 마드리드, 레알 베티스, 대한민국 대표팀, PSV 에인트호번(복귀), 호주 대표팀, 러시아 대표팀, 첼시 임시감독, 터키 대표팀, 안지 마하차칼라, 그리고 2014년 8월 네덜란드로 복귀했다.

그동안 무려 14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또한 1998 네덜란드, 2002 대한민국을 월드컵 4강으로, 2006 호주를 월드컵 16강으로 각각 이끌었다.

37년 역사 전체를 놓고보면 히딩크는 분명 성공한 감독이 맞다. 그러나 터키 대표팀에서의 부진, 그리고 본인의 대미를 장식하려던 네덜란드 대표팀에서의 나쁜 출발, 그리고 불명예 퇴진까지 이어진다면 그 전까지의 성공에 흠집을 내는 것이 된다.

이제 그는 벼랑 끝에 섰다. 라트비아전에서 이기지 못하면 절벽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히딩크 운명의 시각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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