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의 잘못된 발표(Fifa report wrong).’

영국 공영방송 BBC 인터넷판 ‘브레이킹뉴스’의 헤드라인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선정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사건을 조사한 마이클 가르시아 변호사가 FIFA의 발표를 정면으로 부정했기 때문이다.

FIFA 윤리위원회 한스-요아힘 에케르트 심판관실장은 13일 오후(한국시간)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조사한 결과 큰 문제가 없다”며 “일부분은 정직성을 위협하는 것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개최지를 선정하기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불거졌던 월드컵과 관련한 비리 의혹을 조사하는 작업을 공식적으로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영국 공영방송 BBC가 들고 일어났다. BBC는 FIFA의 발표가 있은 지 몇시간 되지 않은 13일 밤(한국시간) 가르시아 변호사와의 단독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이 언론에 따르면 가르시아는 FIFA의 발표에 대해 “매우 불완전하며 사실 관계가 아주 잘못 표현된 것(Contains numerous materially incomplete and erroneous representationsof the facts and conclusions)”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고 한다.

가르시아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사무차장을 역임했던 인물로 강직하기로 소문나 있다. 그는 지난 2년 간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나온 의혹에 대해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조사해왔다.

그리고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뒤 무려 430페이지에 이르는 조사 보고서를 FIFA 윤리위원회에 제출하며 그 결과를 전 세계에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FIFA 수뇌부는 개최지를 선정한 당사자인 집행위원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공개 요청을 거부했다.

FIFA 윤리위는 전 세계 축구 팬들과 언론의 공개 요구가 빗발치자 보고서를 42페이지로 압축, 가공해 이날 발표한 것이다. 목적은 하나다. 비리 의혹에 대한 ‘면죄부 주기’였다.

카타르는 월드컵에 단 한 번도 출전해본 적이 없는 축구 3류국인데다 한 여름에 섭씨 50도 이상 올라가는 불볕더위로 유명하다. 또한 동남아 노동자들의 인권 착취 의혹, 반환경적 건설 등으로 월드컵 개최 자격에 의문이 드는 나라다. 그런데 이런 나라가 미국, 대한민국, 일본, 호주를 눌렀다. 이러니 비리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영국 ‘선데이 타임즈’는 올해 모하메드 빈 함맘(카타르)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500만 달러를 살포해 유권자들을 매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만약 이게 사실이 아니라면 당연히 함맘은 ‘선데이 타임즈’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어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당시 투표에 참가했던 모든 집행위원들 마찬가지다. 그러나 ‘선데이 타임즈’가 소송을 당했다는 얘기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이제 가르시아 수석 조사관이 FIFA가 발표를 한 지 단 4시간 만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데다 공신력에서 으뜸이라는 공영방송 BBC도 보도를 함으로써 비리 의혹에 대한 비판과 조사보고서 전면 공개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그냥 덮어지는 게 아니다. FIFA 집행위원들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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