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기태 기자

브라질 대표 팀이 완전히 부활했다.

둥가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은 13일 새벽(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터키와의 평가전에서 네이마르의 2골, 터키 수비 자책골, 윌리안의 추가골을 묶어 4-0으로 대승했다.

이로써 브라질은 지난 7월 22일 둥가 감독이 복귀한 후 치른 5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다. 브라질 월드컵 때 독일에 1-7, 네덜란드에 0-3으로 완패했던 트라우마는 이제 어디에도 없다.

둥가 감독이 잘 나갈 수밖에 없는 4가지 이유가 있다.

★최강의 카리스마로 선수단 통제

둥가의 현역 시절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카리스마가 얼마나 엄청난지를. 아마 지구상에 존재하는 축구인들 중 손꼽힐 정도로 강력할 것이다.

그는 감독이 돼서도 여전하다. 그가 지도한 팀들에서 선수들이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 아무리 슈퍼스타라도(그게 네이마르라할지라도) 둥가 감독의 눈 밖에 나면 그대로 아웃이다. 규율을 확고히 세우고 강력하게 통제한다. 선수들은 무조건 따른다.

★과감한 세대교체와 경쟁체제 유지

전임자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2012년 12월 브라질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한 뒤 월드컵 3-4위전이 끝난 2014년 7월까지 대표팀의 기본 골격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 특히 센터포워드 위치에 선발 프레드, 조커 조 등 2명으로 끝까지 밀어붙였다. 결과는? 다 아는 대로다.

그러나 둥가는 모든 걸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했다. 스콜라리 시대와 변함이 없는 선수는 오직 1명, 네이마르 뿐이었고, 나머지 위치에서는 완벽한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루이스 아드리아누, 디에구 타르델리(이상 FW), 디에구 알베스, 하파엘 바르보사(이상 GK), 마르퀴뉴스, 미란다(이상 DF), 카세미루, 호베르투 피르미누(이상 MF) 등이 둥가 감독 체제 출범 후 두각을 나타냈거나 새로 뽑힌 선수들이다.

★점유율과 역습의 유연한 전술 변화

브라질은 둥가 감독 취임 후 5연승을 거뒀다. 콜롬비아, 에콰도르에 각각 1-0, ‘숙적’ 아르헨티나에 2-0, 그리고 일본, 터키에 각각 4-0으로 승리했다. 5경기 동안 12득점 무실점의 완벽한 레이스였다.

둥가는 그가 브라질 대표 팀을 처음 맡았던 시기(2007년~2010년)에는 수비 위주의 역습 전술로 나섰다. 거의 대부분 그랬다.

그러나 그가 복귀하고 치른 지난 5경기 동안은 많이 달라졌다. 점유율 축구와 역습 축구의 균형, 그리고 전술적인 유연성이다. 브라질 전통의 공격 축구와 유럽식 초강력 압박 수비, 그리고 상황에 따라 ‘선(先)수비 (後)역습’까지 다양한 방법을 구사했다.

둥가의 목표는 오직 하나다. 바로 이기는 것이다.

★월드컵 참패의 트라우마 심리치료

2014년 7월 9일 마라카낭 경기장. 이날은 브라질 국민들에게 영원히 잊혀 지지 않을 슬픈 날로 기록될 것이다. 독일과의 월드컵 준결승에서 무려 1-7로 대패했기 때문이다. 이는 1950년 7월 우루과이와의 월드컵 결승전 역전패보다 훨씬 더 큰 상처로 남았다.

둥가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4년 만에 복귀하면서 첫 인터뷰를 이렇게 시작했다.

“우리 선수들은 실망할 필요가 없다. 독일은 우리보다 강한 팀이다. 브라질이 더 이상 세계 넘버원 팀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자. 그리고 앞으로 넘버원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이 발언은 상처를 받았던 선수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 선수들은 이제 상대를 최대한 존중하는 가운데 자신감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어찌보면 둥가 감독의 이 ‘심리 치료’는 가장 중요한 무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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