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란(테헤란)] 정지훈 기자= 이란전 패배 이후 선수들을 보호하지 않는 발언으로 맹비난을 받고 있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1일 오후 11시 45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숙적’ 이란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아즈문에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한국은 42년 묵은 아자디의 저주를 풀지 못하는 동시에 이란을 상대로 굴욕적인 4연패를 당했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이 엄청난 논란이 됐다.

이란전 패배 이후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 팀이 전반 30분 동안 보여준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이란이 강했다. 일대일 경합을 할 때 우리는 쓰러졌고, 자신감이 떨어졌다. 공격 작업에서 좋지 못했고, 이란의 피지컬에 밀렸다. 안타깝게도 우리 팀에는 카타르의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어서 패배했다”고 말하며 자신의 선수들을 보호하지 않았고, 이 인터뷰가 그대로 전해지면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후에 한국 대표팀의 공격수 손흥민이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다른 선수를 언급하시면서까지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많이 아쉽다.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고, 저희도 잘하려고 했지 못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역사를 쓰려고 노력했고, 각자 팀에서는 잘하는 선수들이다.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생각이시기 때문에 반대할 것은 없다. 우리가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진한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자신을 향한 비난이 커지자 슈틸리케 감독이 해명에 나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12일 한국으로 출국하기 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에스테그랄 호텔에서 “손흥민이 경기가 안 풀리면 감정이 격해져 물병을 차서 비난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처럼 나도 감정이 격해진 부분이 있다. 일단 경기를 마친 뒤 준비한 것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크게 화가 났었다”면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소리아를 언급 했던 건 경기 당일 아침 지동원에게 저돌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을 했었다. 소리아가 했던 플레이처럼 분석하고 준비하자는 의미였다. 설마 내가 우리 선수들 대신 소리아를 선택하겠느냐. 그럴 것이었으면 리오넬 메시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슈틸리케 감독은 “분명한 사실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어제와 같은 경기력이라면 월드컵 본선진출은 힘들다. 이란은 어제 소리아 한명이 모든 공격을 전개하고, 우리를 괴롭혔다. 그래서 상대의 장점을 우리에게 접목하고자 했던 것이고, 나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장점을 가져오는 것처럼 상대편이지만 장점은 우리가 본받아야 하는 부분을 이야기 한 것인데 그것에 오해가 된 것 같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선수단 역시 슈틸리케 감독의 이번 발언을 기사로 접했고, 상당히 실망해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 수습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이 이 사실을 오늘 아침에 알았다. 서양 문화에서는 경기장 안에서 서로 안 될 경우 서로 욕도하고 부족한 점을 스스럼 없이 이야기하는데 우리나라는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너무 강하다. 경기장 안에서는 서로 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서로 존중하는 우리 문화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들이 오해가 생길 수 있지만 정확히 경기 내용을 이야기 하려고 하면서 이런 오해가 나온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오해라고 강조했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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