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란(테헤란)] 정지훈 기자= 단순한 번역 상 오해였다. 그러나 이란은 끊임없이 구자철을 물고 늘어졌고, 논란을 스스로 만들었다. 이는 과거부터 행해져온 이란 축구의 비겁한 행동이었고, 한국 대표팀을 흔들기 위한 수법이었다.

지금 이란 현지에서는 구자철의 발언이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구자철은 이란전을 앞두고 독일 ‘빌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란 원정을 치른 경험이 있는데 테헤란은 일반적인 도시가 아니다. 사람들은 불친절하고, 모든 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특히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경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때때로 이란 팬들은 컵과 같은 물건을 던지기도 한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면서 테헤란에 대해 좋지 못한 인상을 받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문제는 이 인터뷰가 2~3차례 번역을 거치다보니 이란의 체제를 부정하는 식으로 살이 붙었고, 테헤란이라는 도시 자체를 부정적으로 말한 것처럼 옮겨졌다. 특히 구자철은 말하지 않았다는 ‘감옥’이라는 단어가 나왔고, 이란 취재진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구자철 발언에 대해 취조하듯이 묻기 시작했다. 여기에 케이로스 감독을 비롯한 이란의 아쉬칸 데자가, 레자 구차네자드는 구자철의 발언에 대해 실망했다면서 경솔한 발언이었다고 말하면서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일단 슈틸리케 감독은 현명하게 대처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야기를 방금 들었다. 이곳에 온지 2~3일 정도 됐다. 생활 등 전체적인 면에 만족한다. 한국도 민주주의 이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현의 자유다. 구자철 선수 본인이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줘야 한다”며 구자철을 보호하는 동시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이란 언론들의 발언에 일침을 가했다.

슈틸리케 감독 발언이후 다행히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더 이상 문제가 커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란 취재진의 이런 행동은 참으로 불편했고, 어쩌면 다분한 의도가 있는 질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란의 불필요한 행동은 한국 대표팀을 흔들기 위한 뻔 한 수법이었다.

다행히 대표팀은 흔들리지 않았다. 먼저 사건의 당사자인 구자철은 “이란 언론과 선수들의 반응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제가 독일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번역 상 오류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반응들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면서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도 똘똘 뭉쳐 승리를 다짐했다. 먼저 대한축구협회는 이란의 비겁한 술수에 대해 “과거 유독 이란과의 경기마다 경기 외적인 내용을 이란에서 부각시키는 경향이 많았는데 과거 경험상 이런 문제에 대한 대응은 하등 대표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대한축구협회는 “이번에도 우리는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상했고 대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경기장에서 새역사를 써보자는 의지와 생각만으로 이란의 어떤 텃세에도 속상해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그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를 이해한다. 우리는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결국에는 단순한 해프닝이었고, 이란 축구의 비겁한 술수였다. 다행히 우리 대표팀은 이란의 술수에 말려들지 않았고, 이란 원정에서 승리해야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그리고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더욱 강해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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