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란(테헤란)] 정지훈 기자= 지금 이란 현지에서는 구자철의 발언이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때 아닌 구자철 논란에 슈틸리케 감독은 현명하게 대처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1일 오후 11시 45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숙적’ 이란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4차전을 치른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시작은 평범했다. 선수들의 점심시간인 12시 30분에 열려 슈틸리케 감독만 기자회견에 참석했고, 이후 슈틸리케 감독은 차분하게 이란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먼저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승점 7점으로 동률인 팀들끼리 맞대결이고, 양 팀이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다. 긴장감도 있고, 중요도가 높은 경기다. 이곳에 축구 경기를 하러 왔고, 경기장 안과 밖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지고 임하겠다. 우리가 이란 원정에서 승리가 없는데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쓰러왔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그러나 곧바로 현지 언론들은 구자철 발언에 대해 취조하듯이 묻기 시작했다. 현지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어났다. 구자철은 이란전을 앞두고 독일 ‘빌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란 원정을 치른 경험이 있는데 테헤란은 일반적인 도시가 아니다. 관중들의 다소 거친 면이 있고,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사람들은 불친절하고, 집들은 감옥 같은 느낌이 있다”면서 테헤란에 대해 좋지 못한 인상을 받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문제는 이 발언이 이란 현지 언론을 통해 그대로 전달됐다는 점이다. 이에 케이로스 감독을 비롯한 이란의 아쉬칸 데자가, 레자 구차네자드는 구자철의 발언에 대해 실망했다면서 경솔한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한 기자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슈틸리케 감독이 페어플레이를 언급했는데 구자철의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따지듯이 물었다.

자칫 잘못하면 일이 커질 수 있는 상황. 슈틸리케 감독의 대처는 현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야기를 방금 들었다. 이곳에 온지 2~3일 정도 됐다. 생활 등 전체적인 면에 만족한다. 한국도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현의 자유다. 구자철 선수 본인이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줘야 한다”며 구자철을 보호하는 동시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이란 언론들의 발언에 일침을 가했다.

현명한 대처였다. 결과적으로 더 이상 문제가 커지지는 않았다. 이후 이란 기자는 “이란은 민주주의를 중요시하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말했고, 케이로스 감독 역시 기자회견 마지막에 “한국 선수들은 모두 훌륭해 한 명을 뽑기는 어렵다. 다만 현재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구자철이다”고 웃으며 말해 더 이상 논란이 커지지는 않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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