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란(테헤란)] 정지훈 기자=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말은 취소해야겠다. 이란의 텃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그들의 비 매너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란은 폐쇄적인 나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지에서 느낀 이란 사람들은 참으로 따뜻했고, 외국인에게 너무나도 호의적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매너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축구를 놓고 이야기하면 확 달라진다. 이란의 축구는 여전히 비 매너고, 이란 축구의 텃세는 여전했다.

# 또 시작된 이란의 텃세, '수준 이하' 훈련장 제공

첫날부터 그랬다. 첫 번째 문제는 훈련장. 겉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란축구협회에서 제공한 훈련장의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다. 수준 이하의 훈련장이었다. 잔디 상태는 엉망이어서 선수들의 훈련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고, 저녁 훈련임에도 조명이 약해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였다.

대한축구협회로써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협회는 이란 원정을 떠나면서 아자디 스타디움 근처에 있는 좋은 훈련장을 원했지만 이란축구협회는 그 훈련장을 제외한 3개의 훈련장 중에서 선택하라고 통보했다.

규정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일이다. 과거에도 그랬다. 2012년 이란 원정에서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도 훈련장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이란축구협회는 훈련장 배정을 달리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밤 경기(20시)임에도 조명이 들어오지 않는 훈련장을 배정해 대표팀의 리듬을 흔들었다. 이에 최강희 감독은 "이란 대표팀이 한국에 오면 한강 고수부지를 내줘야 한다. 우리가 이곳에서 승리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며 분노하기도 했다.

# 이란의 비상식적인 훈련 공개 취소 그리고 정보 차단

이란의 비상식적인 행동은 계속됐다. 일단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일정을 비롯해 모든 정보는 공개돼있지만 이란 대표팀은 아니다. 사실상 정보를 차단했다. 보통 대표팀 훈련을 어느 정도 외부에 공개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언론의 취재도 허용하지만 이란축구협회의 생각은 달랐다.

이란축구협회는 당초 10일 이란대표팀의 훈련을 일부 공개하기로 대한축구협회와 합의했고, 구체적인 장소로 아자디 스타디움으로 정했다. 그러나 하루 앞둔 9일 돌연 훈련 공개를 취소됐고, 이란축구협회는 훈련장이 변경됐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가 바뀐 훈련장을 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니 알려줄 수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공식 기자회견 일정도 이란축구협회 마음대로다. 보통 홈경기를 주관하는 협회는 어웨이팀과 공식 기자회견 스케줄을 조율하며 배려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란축구협회는 아니었다. 당초 한국과 이란 양 협회는 10일 오전에 이란 대표팀의 훈련을 공개한 후 오후에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변경됐다. 아니 사실상 이란축구협회가 거절한 것과 다름이 없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몇 차례 시간을 조율하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란축구협회는 일방적으로 공식 기자회견 시간을 10일 오후 12시 30분으로 결정했다. 사실상 이란 대표팀을 취재하러 갈 시간은 없었다.

답답한 상황이지만 규정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란 협회에 이란 대표팀의 훈련 장소와 일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리 이야기 해줘야 할 공식 기자회견 시간도 알려주지 않았다. 규정에 상대 축구협회에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고 명시된 것은 없다. 하지만 관행상 훈련 일정 정도는 서로 공유해왔지만 이란의 텃세는 여전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이제 이란의 텃세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워낙 심했기에 이제는 내성이 생겼을 정도다. 좋은 훈련장을 제공받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어느 정도는 예상한 일이다. 이제는 실력으로 이런 것들을 극복해야 한다”며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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