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란(테헤란)] 정지훈 기자= 매 경기 잘해야 한다는 부담은 24세 청년에게 엄청난 부담감으로 다가 온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24, 토트넘)은 이 엄청난 부담감마저 즐기고 있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1일 오후 11시 45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숙적’ 이란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을 치른다.

경기를 앞둔 슈틸리케호가 본격적인 훈련에 나섰다. 한국은 지난 8일 첫 번째 공식 훈련을 통해 회복에 집중했다면 9일 이란 테헤란 꼬드스 시 샤흐레 꼬드스 경기장에서 열린 두 번째 훈련에서는 본격적인 훈련을 진행했고, 초반 15분만 공개하면 이란전 맞춤 전술 훈련을 실시했다.

역시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는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카타르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첫 번째 훈련에서는 가벼운 러닝만했지만 이날 훈련에서는 본격적인 훈련을 통해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손흥민의 움직임은 가벼워보였다. 손흥민은 시종일관 밝은 미소로 김신욱 등 공격진과 호흡을 맞추며 이란전 출격을 준비했고, 진지한 자세로 훈련에 임했다.

비공개 훈련 후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개인적으로 이란전은 세 번째다. 현재 발목 상태는 좋고, 경기에 나가는데 문제가 없다. 이란도 아시아에서 강한 팀이지만 우리 역시 강팀이다. 좋은 팀들끼리 경기를 하면 어려운 경기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항상 좋은 경기를 펼쳤음에도 골 운이 없어서 패배했다고 생각한다. 종이 한 장 차이다. 어떤 팀이 실수를 더 많이 하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 같다”며 지난 이란전에서 아쉬움을 전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이란은 이번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이며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고, 한국은 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6골을 넣고 있다. 특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정복한 손흥민의 발 끝에 많은 관심이 쏠려 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일단은 이란이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우리 역시 공격력이 좋은 팀이고, 많은 골을 넣었다.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선수들이 이란전을 잘 준비하고 있다. 이란의 수비가 두터운 것은 알고 있지만 잘 준비해서 골을 넣겠다”며 득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손흥민은 “약속을 할 수는 없지만 이기고 싶어 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들 지는 것을 싫어한다. 이란 원정을 승리로 장식하고 싶다.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개인 욕심을 버리고 팀에 맞춘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며 필승 의지를 밝혔다.

이제 24세의 젊은 선수에게 많은 관심이 쏠려 있다. 특히 이번 시즌 토트넘 소속으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연일 공격 포인트를 가동하며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이제는 월드클래스라는 말이 제법 잘 어울린다.

이런 이유로 손흥민은 매 경기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런 부담감마저 즐기고 있었다.

손흥민은 “대표팀의 에이스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항상 경기장에 나가면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가 현역 선수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말들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선수 시절에나 누릴 수 있는 것이고, 은퇴 후에는 이런 것들을 누릴 수 없다. 부담감도 영광이라 생각하고, 즐기려고 하고 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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