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란(테헤란)] 정지훈 기자= 이란은 확실히 카타르와는 차원이 다른 팀이다. 이미 카타르전에서 수비가 흔들렸던 슈틸리케호이기에 수비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고, 홍정호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포백 조합이 필요해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1일 오후 11시 45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숙적’ 이란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을 치른다.

경기를 앞둔 한국은 지난 8일 이란 테헤란에 입성했고, 이란축구협회가 제공한 아라랏 훈련장에서 공식적인 첫 번째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훈련에는 지난 6일 카타르전에서 퇴장을 받아 이란전에 나설 수 없는 홍정호를 대신 7일 대표팀에 합류한 김민혁을 포함해 총 23명이 참가했다.

보통 대표팀의 첫 번째 훈련은 선수들의 회복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당초에는 이란전 비디오 분석을 진행하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 없이 카를로스 아르모아 코치를 중심으로 회복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지만 이란전 비디오 분석을 마친 슈틸리케 감독이 훈련을 이끌면서 어느 정도 전술 훈련까지 실시했다.

# 이란의 힘과 높이를 경계한 슈틸리케

확실히 어느 정도 비디오 분석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에서 45분 이상을 소화한 손흥민, 기성용 등 8명의 선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15명의 선수들을 중심으로 밀도 있는 훈련을 진행했다. 공격 쪽에서는 패스와 크로스에 이은 슈팅, 공간 침투, 패스 플레이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수비에서는 확실히 이란의 힘과 높이를 경계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와 홍정호를 대신해 발탁한 김민혁을 중심으로 크로스 방어 훈련에 집중했고, 좌우 측면에서 길게 넘겨준 볼을 머리로 잘라내는 연습을 했다.

역시 문제는 수비였다. 슈틸리케호는 지난 카타르전에서 포백 수비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전반에만 2골을 내줬다. 특히 중앙 수비 조합을 맞췄던 홍정호와 김기희가 제몫을 못해주면서 아쉬움을 남겼고, 좌우 측면 수비수로 나섰던 홍철과 장현수도 합격점을 받기는 힘들었다. 여기에 후반 중반에는 홍정호가 퇴장까지 당하며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이란의 공격진은 카타르보다 개인적이나, 조직력적인 측면에서 한 수 우위로 평가되고 있고, 압도적인 힘과 높이를 자랑한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제공권을 강화하는 훈련을 첫 날부터 진행하며 수비 보강에 중점을 뒀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이란 원정을 떠나기 전 인터뷰를 통해 “시간을 짜내 이란의 최근 경기를 봤는데 이란의 플레이 특성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상당히 조직력이 우수하고, 개인 경합 때 굉장히 강하게 들이받는 스타일이기에 선수들에게 밀리지 말 것을 주문해야 할 것 같다. 몸싸움이 아주 중요해졌고, 일대일 상황에서 밀리면 안 된다”며 이란의 공격력을 경계하면서 수비 보안에 중점을 둘 것임을 예고했다.

# 홍정호가 빠진 중앙 수비 조합은?

슈틸리케 감독은 빠르게 팀을 재정비했다. 일단 퇴장으로 인해 출전이 어려운 홍정호를 대신해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187cm의 장신 수비수 김민혁을 대체 발탁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이란은 전통적으로 피지컬이 강하고, 높은 제공권을 바탕으로 세트피스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높이를 보강해 이란의 제공권을 원천봉쇄한다는 계획이었다.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졌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앙 수비 조합. 수비 라인을 조율하는 홍정호가 빠졌기에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를 중심으로 다양한 수비 조합이 가능하다. 만약 이란의 힘과 높이를 경계한다면 김민혁이 깜짝 출전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김기희의 출전이 유력하고, 높이와 민첩성을 두루 갖춘 장현수는 이번에도 풀백으로 출전해 제공권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좌우 측면 수비도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 일단 이란의 역습과 측면 스피드를 막기 위해 발이 빠른 정동호와 고광민의 투입 가능성도 있고, 지난 중국-시리아전에서 활약했던 오재석의 투입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장현수가 다시 한 번 풀백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고,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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