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30전 17승 12무 1패. 압도적인 우위다. 그만큼 슈틸리케호는 자신감이 넘쳐있고, 오늘밤도 ‘공한증’은 계속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다가오는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중요한 일전이다.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기위한 첫 번째 관문이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이기에 안방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 공한증을 잊은 중국, 철통 보안으로 한국전 준비!

중국 축구 애써 공한증을 잊은 모습이다. 물론 여전히 한국 축구가 강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공한증은 이제 과거의 단어라고 말하면서 한국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공한증을 유일하게 깬 감독 가오 홍보가 있다.

2009년부터 2년간 중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가오 홍보 감독은 2010년 2월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에 3-0 완승을 거두며 공한증을 깬 유일한 감독으로 남아 있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 특히 이번 중국 대표팀에는 당시 한국에 승리를 거뒀던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있었고, 가오 홍보 감독 역시 승리를 다짐했다.

먼저 가오 홍보 감독은 당시와 지금의 한국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2010년 당시에는 허정무 감독이었다. 지금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다. 당시와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전술과 생각 모두 다르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승점 1점이 아닌 승리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내일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 우리가 강팀은 아니지만 실력이 있는 팀이다.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불태웠다.

모든 것은 비공개였다. 보통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팀들은 미리 최종 선수 명단을 발표하지만 중국은 아니었다. 철저히 비밀로 하며 한국전을 준비했고, 한국전에 나설 출전 엔트리 역시 경기 전날 발표했다. 여기에 훈련도 비공개로 진행하며 철통 보완 속에서 한국전을 준비했다.

# 공한증을 알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 최정예로 승리 다짐!

최정예를 소집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을 비롯해 기성용, 이청용, 구자철, 권창훈, 지동원, 이재성, 홍정호, 김영권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소집했고, 올림픽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황희찬도 이번 명단에 포함됐다.

물론 시간은 부족하다. 중국은 대표팀을 조기 소집해 손발을 맞췄지만 우리는 단 3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러나 슈틸리케호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지난 2010년 동아시안컵에서 패배했을 당시와는 차원이 다른 멤버 구성이고, 한국 축구는 더욱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20명의 선수가 모두 좋은 컨디션으로 왔다. 3개월 만에 대표팀이 모였는데 큰 기대감에 맞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중국 축구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곧바로 대표팀의 발전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기록으로 보면 우리가 여전히 30계단 앞서 있고, 전적도 앞서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공한증에 잘 알고 있다고 답하며 “중국 팀엔 자극제가 될 것이다. 상대전적에서의 부족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의 기대치가 높은 점은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 팀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2015년 이후 우리는 2패 밖에 없다. 팬들의 기대치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고 기쁘게 생각한다. 팬들의 기대만큼 우리 스스로도 기대가 있다. 그것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대에 부응하겠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 지중파vs지한파

서로를 잘 아는 선수들이 많다. 일단 한국 대표팀에는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수비수 5인방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기희(상하이 선화), 정우영(충칭 리판), 장현수(광저우 푸리), 홍정호(장쑤 쑤닝)가 있는데 이들을 지중파라 부를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중국 대표팀의 정보를 지중파를 통해 얻는다고 말하며 “정보 수집할 기회가 있음에도 하지 않으면 어리석은 것이다.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운 좋게 중국에서 뛰는 5명이 있다. 중국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무엇보다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준비한 것을 잘 수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대표팀에도 지한파는 있었다. 지난 2009년 대구FC, 2010년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펑 샤오팅(광저우 에버그란데)과 2011~2012 시즌 전북에서 뛴 황보원(2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주인공이다.

특히 중국 대표팀의 주장 펑 샤오팅을 주목해야 한다. 정쯔(광저우 에버그란데)의 뒤를 이어 주장 완장을 찬 펑 샤오팅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강한 승리 의지를 보여줬다. 그는 “익숙한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모든 선수들은 준비가 다 됐다. 많은 기대를 하고 있고,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 한국에 돌아와 반가운 마음이 있지만 경기할 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 경기분석: 손흥민vs우레이, 그리고 중원 싸움

경기의 핵심은 측면과 중원 싸움이다. 양 팀 모두 측면과 중원이 강하기 때문이다. 먼저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대결은 손흥민과 우레이. 두 선수 모두 각 대표팀의 에이스로 이번 경기에서 측면을 지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흥민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다. 아직 젊지만 2014 월드컵, 2015 아시안컵, 2016 올림픽 등을 경험하며 한국 축구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고,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아시아 선수 최고 몸값을 자랑한다.

반면, 중국 대표팀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측면 공격수인 우레이(상하이 상강)다. ‘중국의 메시’로 불리는 우레이는 올 시즌 리그에서 13골로 득점 2위에 올랐다. 월드클래스의 용병들이 판을 치는 중국 리그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중원 싸움도 중요하다. 일단 한국은 ‘캡틴’ 기성용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갈 것으로 보이고, K리그에서 맹활약하는 이재성과 권창훈도 버티고 있다. 중국 역시 ‘주장’ 펑 샤오팅과 중원의 핵심 정쯔가 버티고 있어 중원 대결도 치열하다.

결과적으로 측면과 중원을 지배하는 팀이 승리한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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