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수축구장=장혁 기자]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미국프로야구 명문 뉴욕 양키스 포수였던 요기 베라의 명언이다. 이 말은 야구 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 종목, 더 나아가 인생의 모든 일에 적용되는, 정말 ‘명언 중의 명언’이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요즘 선수들에게 이 명언을 자주 강조한다. “1%의 가능성이라도 끝까지 가보겠다”는 말과 함께.

올해 현대오일뱅크 K리그는 사실상 전북 현대가 우승 행가레를 칠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전북의 승점이 68점으로 수원(58점)보다 무려 10점이 앞섰기에 스플릿 5경기 동안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산술적인 가능성만 남아있다).

서 감독이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선수들에게 매번 “기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K리그 팬들을 위해, 그리고 K리그 동업자들을 위해서다.

서 감독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서포터를 가지고 있는 수원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유럽에서도 뛰어봤다. 최후의 1초까지 정말 죽어라 열심히 뛸 때만이 승패와 관계없이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우승은 힘들어졌지만 끝까지 처절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동업자들을 위해서라도 매 경기 100%의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물론 최선을 다 한다고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주전들을 내보내는 게 상대 팀에 대한 예의다. 더 중요한 건 3~5위권 싸움을 벌이는 포항, 제주, 서울을 위해서다. 이들은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수원은 이들과의 경기에서 모두 똑같이 최선을 다함으로써 공평한 기회를 줘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명문 구단 수원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다. 비록 우승은 멀어졌지만 서 감독이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를 큰 소리로 외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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