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 PROLOGUE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두 슈퍼스타가 ‘꿈의 대결’을 벌인다. 26일 새벽(한국시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의 2014-15시즌 프리메라리가 9라운드 경기에서다. 일명 ‘엘 클라시코(El Clasico)’다. 이 경기는 지구상 최고의 ‘빅매치’다.

‘엘 클라시코’의 백미는 역시 메시와 호날두의 맞대결에 있다. 이들은 현 시점 지구상 최고의 선수들이다. 팬들로부터 ‘축구계의 양신(兩神)’으로 불린다.

그럼 메시와 호날두 중 누가 세계 최고일까.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의견은 정확히 반분돼 있다.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세계 최고 선수를 꼽는다. 일단 전문가들은 “두 선수 모두 최고다. 플레이 스타일이 다를 뿐”이라고 말한다.

정말 어려운 비교. 인터풋볼 취재팀이 이 어려운 일을 자청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두 선수를 분석해보겠다.

이 특집기사는 ▲프롤로그 ▲엘 클라시코와 통산 기록 ▲스카우팅 리포트 ▲오프 더 피치 ▲에필로그 등 5개로 구분돼 있다.

‘프롤로그’는 현재 읽고 있는 부분으로 이 특집기사가 어떻게 전개될 지 알려주는 서론이다.

‘엘 클라시코와 통산 기록’에선 두 선수가 직접 맞붙은 19차례의 엘 클라시코 결과, 그리고 두 선수의 통산 기록 및 수상 경력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스카우팅 리포트’에선 득점력, 슈팅, 드리블, 패스, 크로스, 프리킥 등에서 두 선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보고, 현역 선수들 및 은퇴한 레전드들 중 각 항목에서 두각을 나타낸(나타냈던) 선수들을 꼽아본다.

‘오프 더 피치’에서는 두 선수의 사생활, 연봉 및 이적료, 기타 다양한 시각에서 비교를 한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이글 전체의 내용을 10개의 문장으로 축약해 독자들이 두 선수의 장단점 및 차이점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PART 2 - ‘EL CLASICO’ & HONOURS

‘엘 클라시코’ 메시가 8승 6무 5패로 우세

메시와 호날두가 처음 ‘엘 클라시코’를 벌인 건 지난 2010년 11월 29일. 이후 두 선수는 지난 시즌까지 총 19차례 맞붙었다. 현재까지는 8승 6무 5패로 메시의 우세.

개인 기록을 보면 메시가 14골-10도움, 호날두가 13골-1도움이었다. 득점은 비슷했지만 도움은 메시가 훨씬 많았다.

슈팅 수는 호날두가 압도적. ‘엘 클라시코’ 19경기 동안 호날두는 97개(평균 4.85회), 메시는 59개(평균 2.95회)의 슈팅을 각각 기록했다. 이 기간 레알 마드리드는 212회(평균 10.60회)회, 바르셀로나는 215회(평균 10.75회)의 팀 슈팅을 각각 기록했다. 슈팅 의존도를 봤을 때 레알이 호날두에 의존한 것이 바르사가 메시에게 의존한 것보다 훨씬 높았다.

경기 당 볼을 상대에게 뺏긴 건 메시(11.25회)가 호날두(9.20회)보다 많았고, 볼을 빼앗은 건 메시(1.90회)와 호날두(1.95회)가 비슷했다. 파울을 범한 횟수는 호날두(2.25회)가 메시(1.60회)보다 많았고, 파울을 얻어낸 수치는 메시(3.80회)가 호날두(0.20회)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수치들을 비교하면 메시가 호날두에 비해 볼을 가지고 있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대 수비로부터 볼을 뺏기거나 파울을 얻어낸 횟수가 호날두에 비해 더 많았다는 게 그 증거다. 호날두는 역시 볼을 오래 컨트롤하기보다는 바로 슈팅을 하거나 동료에게 넘겼다는 결론이 나온다(물론 이는 메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평균 출전 시간은 메시가 88분 18초로 호날두의 85분 24초보다 약 3분 정도 많았다. 메시는 19경기 중 18경기, 호날두는 17경기에 각각 선발 풀타임 출전했다.

2012년 신기록 메시, 2014년 기록 행진 호날두

올해로 프로 데뷔 10년째를 맞이한 메시의 기록을 살펴보자.

메시는 지난 2004-05시즌 프로에 데뷔했다. 올해로 10년째. 그가 처음으로 프리메라리가 무대를 평정한 건 2008-09시즌. 그는 리그와 컵 대회 포함 공식 경기 53회에 출전해 40골을 터뜨렸다.

메시의 ‘골 폭풍’이 절정에 달한 건 2011-12시즌이었다. 그는 당시 리그에서만 50골을 터트렸다. 게다가 시즌 기록은 60경기-73골. 이는 지난 1972-73시즌 게르트 뮐러의 종전 유럽 리그 한 시즌 최다 골(67골)을 훌쩍 뛰어넘는 대기록이었다.

또한 2012년엔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대표 팀을 포함해 한해 91골(!)을 터뜨렸다. 그야말로 ‘핵폭발’이었다. 역시 1972년 게르트 뮐러의 85골을 넘어서는 수치였다.

이번엔 호날두.

그는 메시보다 2년 먼저 프로에 데뷔했다. 2002-03시즌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 시절부터 맨유로 이적한 후 3년 간 득점보다는 돌파와 크로스에 치중했다.

그러다 2006-07시즌부터 적극적으로 중앙으로 파고들며 자유롭게 슈팅을 날리기 시작했다. ‘축구 석학’ 알렉스 퍼거슨 경의 배려였다. 그는 2007-08시즌, 리그 34경기-31골, 기타 대회 14경기-11골 등 총 48경기-42골을 터트리며 훨훨 날았다.

호날두는 2009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로 옮긴 후 세계 최고의 득점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2010-1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는 매년 50골 이상씩 넣었다.

올 시즌 득점 페이스는 거의 경이적인 수준. 12경기(리그 8경기+기타 대회 4경기)에 출전해 무려 19골을 넣었다. 이 상황이라면 자신이 지난 2011-12시즌 기록했던 레알 마드리드 단일 시즌 최다득점 기록(60골)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고, 메시의 2011-12시즌 60경기-73골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프로 10년 차인 메시는 바르셀로나 한 클럽에서만 435경기-364골을 기록했다. 여기에 아르헨티나 대표로 91경기-46골을 올렸다. 두 가지를 합산하면 24일 현재 526경기-410골.

프로 13년차인 호날두는 스포르팅, 맨유, 레알 마드리드 3개 클럽을 거치며 577경기-394골을 기록했다. 포르투갈 대표 기록 116경기-51골을 합산하면 693경기-445골이다.

총 득점은 호날두가 많고, 평균 득점은 0.78골의 메시가 0.64골의 호날두보다 앞서 있다.

두 선수의 기록 경쟁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이어진다. 2007-0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UCL 득점왕은 두 선수 중 1명이었다. 메시는 2008-09시즌부터 4년 연속, 호날두는 2007-08, 2012-13, 그리고 지난 시즌 등 3차례 최고 득점자가 됐다.

UCL 한 시즌 득점에서도 호날두는 2013-14시즌 17골로 1위, 메시는 2011-12시즌 14골로 2위에 올라 있다.

PART 3 - SCOUTING REPORT

득점력, 슈팅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두 선수의 득점력은 현 시점에 단연 세계최강이고, 역대급 선수들과의 비교에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메시와 호날두는 프리메라리가와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번갈아 가며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또한 매 경기 신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다.

메시는 지구상에서 득점 기술이 가장 다양한 공격수다. 특히 움직이는 상황에서 다이렉트 슈팅을 연결하는 동작은 단연 최고다. 드리블로 상대 수비 2,3명을 순식간에 제치고 몸을 갑자기 휙 틀어 바로 슈팅을 날린다. 슈팅을 할 때 상대 수비의 조그만 틈을 노리며, 수비 블로킹에 걸리지 않도록 슈팅 타이밍을 의도적으로 조절한다. 그의 슈팅 궤적은 활처럼 휘어져 날아간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인프런트를 활용해 골문 구석을 노리기 때문이다. 드리블을 하다 골키퍼가 튀어나올 때 칩샷(일명 무지개슛)을 하는 장면은 단연 압권.

신체적인 불리함이 있기에 드리블로 밀집된 수비를 돌파하거나 상대 수비 배후로 빠져 들어가 패스를 받아 슈팅하는 경우가 많다. PA 외곽 좌중간이나 우중간에서 프리킥 기회가 생기면 ‘핀-포인트 컨트롤’로 스핀킥을 날린다. 순간적인 방향 전환으로 수비수들을 우수수 따돌리고, 수비가 완전히 밀집된 상황에서도 눈깜짝할 사이에 왼발 슈팅을 날린다.

호날두는 이제 거의 완벽한 득점기계로 진화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단련된 그의 강철 몸매는 상대 수비를 힘으로 밀어내고 박스 안에서 가장 좋은 위치를 선점하도록 만든다. 포스트워크가 압도적이고, 슈팅의 강도는 거의 대포알 수준이다.

호날두는 거의 왼발만 쓰는 메시와는 달리 양발을 고루 사용하며 거의 차이가 없다. 이건 매우 큰 장점이다. 발리킥, 하프발리킥, 터닝 슛, 오버헤드킥 등 고난도 슈팅을 할 때도 볼이 매우 강력하게 날아간다.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자신감.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일단 슈팅을 날리고 본다. 슈팅 욕심이 많기에 골도 많이 터뜨리는 것이다. 아마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슈팅을 하는 선수일 것이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어가는 컷-인, 역습 마무리, 강력한 중장거리 슈팅, 무회전 프리킥, 엄청난 점프를 이용한 타점 높은 헤딩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골을 넣는다.

현역 중 득점력 좋은 선수들
루이스 수아레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디에구 코스타, 주세페 로시, 세르히오 아구에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에딘손 카바니, 라다멜 팔카오, 로빈 판페르시, 마리오 만주키치, 카를로스 테베스, 앙투안 그리즈만, 카림 벤제마

레전드 중 득점력 좋았던 선수들
(1950년 이후 출생자에서 선별)
호나우두, 호마리우, 마르코 판바스턴, 마리오 켐페스, 우고 산체스, 파올로 로시,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칼-하인츠 루메니게, 다보르 슈케르, 필립포 인자기, 알란 시어러, 안드리 셰브첸코, 게리 리네커, 위르겐 클린스만

드리블

드리블은 축구에서 가장 화려한 개인 기술이다.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눈 깜짝할 사이에 제치고 돌파하면 팬들은 미치도록 열광한다.

메시는 현역 선수들 중 최고의 드리블러이고, 디에고 마라도나는 축구 역사상 최고의 드리블러다. 메시가 2007년 코파델레이 헤타페전에서 수비 6명(GK 포함)을 제치고 넣은 골은 1986 멕시코 월드컵 때 마라도나가 잉글랜드 수비 6명(GK 포함)을 제치고 넣은 골과 완전 판박이다.

메시와 마라도나는 짧은 다리, 낮은 무게중심, 볼을 몰고 갈 때 더 빨라지는 스피드 등 본인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다. 이들은 왼발 바깥으로 볼을 밀어내는 식으로 드리블을 한다. 이는 극히 짧은 순간 방향을 휙휙 바꿀 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메시 스팟’, ‘마라도나 스팟’이라고 한다.

이들은 볼과의 간격을 20~40cm로, 순간적인 방향 전환 각도를 40~50°로 유지한다. 현재 월드 클래스 드리블러들의 볼과의 간격은 50~70cm, 방향 전환 각도는 30~40° 정도다. 메시, 마라도나의 드리블은 다른 선수들의 드리블에 비해 볼과 발이 훨씬 가깝게 붙어있고, 순간적인 방향 전환 각도가 더 크다.

그리고 또 하나. 메시는 ‘헛다리 짚기’를 하지 않는다. 팀 전체의 공격 템포를 죽이기 때문이다. 대신 최고 속도와 테크닉이 동반된 드리블로 수비진을 단숨에 무너트리거나 여의치 않으면 바로 패스할 뿐이다.

호날두는 역습에 최적화된 드리블러다. 공의 무게 중심을 가운데 두고 인프론트로 볼을 강하게 차면서 빠르게 전진한다. 스타트가 폭발적일 뿐 아니라 볼을 몰고 가면서 더욱 가속이 붙는다. 볼을 발 정면에 두고 드리블을 하기에 종 방향 스피드를 최고로 올릴 수 있다.

사실 호날두의 드리블은 메시의 드리블과 비교하면 아기자기한 테크닉은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경기를 보는 팬의 입장에서는 정말 시원시원하다. 야구로 비교하면 메시는 ‘컨트롤의 마술사’ 그렉 매덕스, 호날두는 ‘텍사스 특급’ 놀런 라이언이라고 할 수 있다. 시속 160km/h의 강속구로 상대 타자를 통쾌하게 삼진으로 잡는 그 모습 말이다.

현역 중 드리블 잘 하는 선수들
아르연 로번, 네이마르, 프랑크 리베리,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루이스 수아레스, 가레스 베일, 후안 콰드라도, 제르비뉴, 에덴 아자르, 앙헬 디마리아, 안드레 아유, 손흥민, 마르코 로이스, 메수트 외질

레전드 중 드리블 잘했던 선수들
(1950년 이후 출생자에서 선별)
디에고 마라도나, 루이스 피구, 미하엘 라우드럽, 데얀 사비체비치, 피에르 리트바르스키, 부르노 콘티, 로베르토 바조, 케빈 키건, 호나우두, 아리엘 오르테가, 데니우손, 마크 오페르마스, 크리스 워들, 라이언 긱스

패스 / 스루 패스

화려한 드리블은 팬들을 즐겁게 만든다. 그러나 정확한 패스는 팀의 승리를 부른다.

메시는 무빙 상태에서의 다이렉트 패스가 특기다. 항상 드리블을 하며 상대 수비 2,3명을 달고 다니다 정말 좁은 틈 사이로 볼을 빼내 날카로운 패스를 찌른다. 전문가들은 그의 패스를 두고 “연기처럼 사라진다”는 평가를 내린다.

일부에서는 “메시의 패스 성공률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발언이다. 패스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백패스, 횡패스, 수비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의 쉬운 패스만 구사하면 100% 가까이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메시에게는 하늘이 두쪽 나도 이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메시가 볼을 잡는 그 즉시 상대 수비 2~3명이 바짝 붙기에 항상 어려운 상황에서 볼을 컨트롤하며 고난도 다이렉트 패스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 이게 바로 메시와 다른 선수들의 차이다.

호날두의 패스 테크닉은 메시의 그것에 비해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호날두는 간결하게 플레이한다. 볼을 오래 소유하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오픈된 상황, 역습 기회 때 직선 드리블로 치고 올라갈 때 외에는 슈팅을 바로 하거나 원터치로 동료에게 빨리 넘긴다.

호날두의 패스 테크닉은 메시의 그것보다는 한 수 아래다. 그러나 역습 찬스에서 앞 선의 가레스 베일, 카림 벤제마가 최고 속도로 올라갈 때 한 번에 날려주는 롱-패스는 치명적인 위력을 지녔다.

현역 중 패스 잘 하는 선수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메수트 외질, 프란체스코 토티, 세스크 파브레가스, 안토니오 카사노, 안드레아 피를로, 코케, 토니 크로스, 프랑크 리베리, 하메스 로드리게스, 사비 알론소, 누리 사힌, 앙헬 디마리아, 마리오 괴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레전드 중 패스 잘 했던 선수들
(1950년 이후 출생자에서 선별)
디에고 마라도나, 지쿠, 지네딘 지단, 미셸 플라티니, 로베르토 바조, 후이 코스타, 이반 델라페냐, 메메트 숄, 엔소 프란체스콜리, 드라간 스토이코비치, 카를로스 발데라마, 야리 리트마넨, 소크라테스, 잔프랑코 졸라, 게오르게 하지

크로스

역동적인 측면 돌파에 이은 택배 크로스, 그리고 시원한 골. 축구에서 가장 멋진 장면 중 하나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폴스 9’의 스트라이커다. 올 시즌엔 좀 더 뒤로 물러나 플레이메이킹에 주력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측면 공격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페널티 박스 우중간 혹은 좌중간에서 드리블로 직접 돌파하거나 짧은 패스 콤비네이션으로 박스 안으로 쉽게 파고든다. 이 때 중앙의 동료에게 기회가 생기면 짧은 패스를 낮고 빠르게 찔러준다. 이걸 크로스라고 부르기는 좀 애매하다. 어쨌든 그런 상황을 자주 만들어낸다.

호날두는 맨유에서의 초창기, 윙어로 뛰며 크로스를 많이 올렸다. 그러나 2006-07시즌부터 중앙으로 파고들며 바로 슈팅을 날리는 스타일로 바뀌며 크로스 횟수는 자연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 시즌엔 아예 센터포워드처럼 뛰고 있다.

하지만 호날두의 크로스 능력은 여전히 뛰어난 편이다. 특히 카림 벤제마, 가레스 베일에게 낮고 빠르게 깔아주는 크로스는 상당히 정확하다. 플레이 스타일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호날두가 메시보다는 크로스 횟수, 위력에서 앞서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현역 중 크로스 좋은 선수들
프랑크 리베리, 필립 람, 하피냐, 다리오 스르나, 레이튼 베인스, 사미르 나스리, 알렉산다르 콜라로프, 다니엘 카르바할, 메수트 외질, 로렌조 인시네, 바카리 사냐, 코케, 앙헬 디마리아, 다비드 알라바, 에덴 아자르

레전드 중 크로스 좋았던 선수들
(1950년 이후 출생자에서 선별)
데이빗 베컴, 루이스 피구, 안드레아 브레메, 윌리 사뇰, 호베르투 카를로스, 안토니오 카브리니, 로베르트 야르니, 마크 오페르마스, 파올로 말디니, 게리 네빌, 카푸, 조르지뉴, 부르노 콘티, 만프레드 칼츠, 발레리 카르핀, 세바스티안 다이슬러

직접 프리킥

직접 프리킥 기회에서 슈팅을 하는 방법은 크게 스핀킥, 직사포, 무회전킥, 등 3가지다. 프리킥을 야구 투수의 구종과 비교하면 스핀킥은 커브, 직사포는 빠른공, 무회전킥은 너클볼이다.

메시는 스핀킥의 정확도에서 호날두보다 한 수 위다. 바르셀로나,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PA 외곽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좌중간 또는 우중간에서 프리킥을 얻을 경우 대부분 메시가 킥을 한다. 왼발로 강하게 회전을 주고 수비벽을 넘기면 곧바로 휘어져 떨어지며 골대의 사각 지역으로 날아가 꽂힌다. 골 아니면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 메시의 프리킥 중 와이드오픈으로 벗어나는 것은 별로 없다.

호날두는 무회전 킥과 장거리 직사포가 특기다. 무회전킥은 스핀킥과는 정반대의 메커니즘으로 찬다. 발등 중앙에 강하고 정확히 임팩트 시켜 볼의 회전을 최소화한다. 이 경우 공기 소용돌이에 의해 볼의 움직임이 매우 불규칙해진다. 직사포는 매우 단순하다. 30m 이상의 먼 거리에서 힘을 최대한 모아 가장 강하게 찬다. 과거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장거리 직사포의 1인자였고, 현재는 호날두와 야야 투레가 가장 강력한 직사포를 날린다.

현역 중 프리킥 잘 차는 선수들
안드레아 피를로, 네이마르, 루이스 수아레스, 다리오 스르나, 야야 투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웨인 루니, 세야드 살리호비치, 가레스 베일, 다비드 알라바, 혼다 게이스케, 하ㅔ스 로드리게스, 웨슬리 스네이더르, 토니 크로스, 메수트 외질

레전드 중 프리킥 잘 찬 선수들
(1950년 이후 출생자에서 선별)
디에고 마라도나, 시니사 미하일로비치, 데이빗 베컴, 지쿠, 미셸 플라티니, 잔프랑코 졸라, 호베르투 카를로스, 피에르 판호이동크, 드라간 스토이코비치, 지네딘 지단, 로베르토 바조, 로날드 쿠만, 토마스 헤슬러, 히바우두,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 게오르게 하지

PART 4 - OFF THE PITCH

‘순정파’ 메시 vs ‘플레이보이’ 호날두

두 선수는 각자의 축구 스타일이 있듯, 여자를 사랑하는 방법도 다르다.

메시는 그야말로 순정파다. 첫 사랑 안토넬라 로쿠조(28)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는 5살 때 안토넬라를 처음 만났다. 고향 친구고, 가족들끼리 잘 아는 사이였다. 메시가 성장 호르몬 장애 때문에 바르셀로나 구단에 가서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두 사람의 우정(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메시는 모든 게 힘들고 낯설었지만 안토넬라를 생각하면서 힘을 냈다. 그리고 2004년에 프로선수로 데뷔했다. 이후 그가 어떤 선수가 됐는지는 다 아는 사실이다. 메시는 2008년 여름 휴가 때 아르헨티나에 가 안토넬라를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아들 티아고를 낳았다. 당시 메시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됐다”며 기뻐했다.

메시에 비한다면 호날두는 정말 호색한(好色漢)이다.

2002년 이후 그의 여성 편력은 다음과 같다. 조다나 자델, 카리나 페로, 다니엘레 아기아르, 이사벨 피규어, 디아나 차베스, 누리아 베르무데스, 소라이아 차베스, 메르쉐 로메로, 루시아나 아브레우, 젬마 앳킨슨, 비파샤 바수, 카리나 바키, 카롤리나 파트로치노, 루시아 가르시아, 마리아 샤라포바, 니키 가지안, 타이에세 커닝햄, 네레이다 가야르도, 미아 주다켄, 이모젠 토마스, 레티치아 필리피, 알리요나 헤인즈, 올리비아 손더스, 가브리엘라 엔드링거, 루아나 벨레티, 패리스 힐튼, 라파엘라 피코, 킴 카디시안(널리 알려진 S라인만 나열했음).

대부분 영화배우, 방송인, 모델, 속옷 모델, 스포츠스타 등이고 피부색, 키, 체형 등을 가리지 않았다.

물론 알려지지 않은 일반인도 있다. 그러다보니 책잡힐 일도 생겼다. 그가 20살 때 아들 크리스티아누가 생긴 것. 생모가 누군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입을 막기 위해 1400만유로(185억원)의 위자료를 줬다고 한다.

그러다 2010년 한 매체 화보촬영을 같이 하다 만난 러시아 출신 슈퍼모델 이리나 샤크와 뜨거운 사이가 됐고, 현재까지 잘 지내고 있다. 물론 그의 ‘바람기’가 언제 다시 발동할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탈세 혐의’ 메시 vs ‘주먹 대장’ 호날두

사람은 완벽할 수는 없다. 메시와 호날두 모두 축구 외적인 문제로 말썽을 일으켰다.

메시는 탈세 혐의로 법정에 서야 한다. 그의 아버지 호르헤는 지난 2005년 벨리즈에 페이퍼 컴파니를 설립해 바르셀로나로부터 받는 급여와는 별개로 메시의 저작권, 초상권 관련 사업을 했다. 당시 메시는 미성년이었다.

호르헤는 메시가 2007년부터 3년 동안 420만 유로(64억 원)를 불법적으로 환급 받도록 조작했다. 스페인에서는 탈세액이 12만 유로(1억 8000만 원) 이상일 경우 경제사범으로 분류해 형사 처벌한다. 만약 호르헤의 단독 범행이고 메시가 그 사실을 몰랐다면 메시는 무죄다.

메시 측은 지난해 탈세액에 이자까지 포함해 500만 유로(68억 원)를 냈고, 스페인 검찰도 메시를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나 판사는 불기소 처분을 기각하고 “어떤 상황이 됐든 메시의 직접 증언을 들어야한다”며 “법원에 출두하라”고 명령했다.

상급법원에 낸 재판 불출석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메시는 또 출두해야 한다. 아직 모든 게 유동적이지만 메시는 도덕적으로 큰 타격을 받은 것만은 틀림없다.

호날두는 ‘상남자’이자 ‘육식남’이다. 완벽한 초콜릿 복근에서 나오는 파워 넘치는 주먹은 복싱을 했어도 성공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인 지난 2007-08시즌 상대 선수에게 고의로 박치기를 해 퇴장을 당했다. 또한 에버튼 원정경기에서는 그라운드 밖으로 나온 공을 주워주려는 관중의 오른 팔을 밟아 구설수에 올랐다.

이후 잠잠하다가 지난 달 아틀레티고 마드리드와의 2014 슈퍼컵 2차전에서 디에고 고딘의 얼굴을 가격한 장면이 방영돼 또 논란이 일었다. 국내 네티즌들은 그를 ‘호복서’라고 조롱했다.

이밖에도 지난 2009년 자신을 따라다니며 사진 촬영을 한 10대 소녀 자동차의 유리를 발로 깬 일(이 때문에 소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2011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재 겸 AC 밀란 구단주가 주최한 섹스 파티에 참석했다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는 등 수모를 겪기도 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연봉 킹’ 전쟁

메시는 지난 4월 2000만 유로(267억원)올 4월 세계 축구선수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게 됐다. 당초 메시는 바르셀로나와 2017-18시즌까지 연봉 1300만 유로(174억 원)에 계약돼 있었다. 그러나 구단은 메시의 팀 기여도, 라이벌 호날두와의 자존심 문제를 감안해 계약 기간 도중 연봉을 700만 유로(94억원)나 올려주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호날두는 올 시즌 1700만 유로(228억 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메시는 구단의 특급 대우로 순식간에 라이벌 호날두를 제쳤다.

메시가 ‘연봉 킹’이라면 호날두는 ‘이적료 킹’이다. 호날두는 지난 2009년 여름 맨유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옮길 때 1억 340만 유로(1384억 원)의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세웠다. 한때 가레스 베일이 2013년 토트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1억 1000만 유로(1472억원)의 이적료 기록을 세웠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레알 구단이 나중에 이를 부인한 바 있다. 레알의 발표대로라면 아직까지는 호날두의 이적료가 최고인 셈이다(물론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당사자들 외에는 알 수 없다. 확실하지 않으니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양해해주십시오).

호날두는 올 시즌 본인의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그의 득점 레이스는 정말 무서울 정도. 여기에 친정팀 맨유로의 복귀설도 솔솔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올 시즌 종료 후 레알 구단이 호날두에게 어떤 식으로든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PART 5 - EPILOGUE

지금까지 메시와 호날두의 ‘엘 클라시코’ 및 통산 기록, 테크닉 분석, 사생활 및 문제점 등에 대해 길게 비교해봤다. 이제 위의 긴 글을 다음 10개 항목으로 간단히 정리했다. 이 내용만 알고 있으면 당신은 메시와 호날두에 대해 그 어떤 질문을 받아도 정확하고 쉽게 답해줄 수 있을 것이다.

①두 선수 통산 평균 득점은 비슷, 올 시즌 득점력은 호날두 우세함
②올 시즌 메시는 플레이메이커, 호날두는 센터포워드 역할이 늘어남
③메시는 기술적인 방향 전환 드리블, 호날두는 역습 때 직선 드리블
④메시는 무빙 상황의 다이렉트 패스, 호날두는 간결하고 빠른 패스
⑤플레이 특성상 메시는 크로스 적음. 호날두는 메시보다 크로스 많음
⑥메시의 프리킥은 스핀킥, 호날두의 프리킥은 무회전 킥과 장거리포
⑦순정파 메시는 여성들의 로망, 플레이보이 호날두는 남성들의 로망
⑧메시는 탈세 혐의 법정에 가고, 호날두는 주먹 사용해 문제 일으킴
⑨연봉 킹 메시와 이적료 킹 호날두, ‘쩐의 전쟁’ 갈수록 치열해질 것
⑩메시와 호날두 현 시점 세계 최고의 선수들. 플레이 스타일은 달라

글=인터풋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픽=여정임

[인터풋볼]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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