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번 K리그 클래식 27라운드는 4경기만 열렸다.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일정으로 이미 지난 3일 2경기(성남FC-서울, 전북-울산 현대)가 치러졌다.

20일 포항 스틸러스는 상주 상무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후반 추가시간 강상우의 극적인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고 부진에서 탈출했다. 갈 길 바쁜 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즈는 1-1로 비겼다.

21일 제주 유나이티드는 완델손의 데뷔골을 앞세워 인천 유나이티드에 승리했다. 원정 징크스에서 벗어났고, 순위를 6위로 끌어올렸다. 정조국이 K리그 통산 300경기에 출전한 광주FC는 홈에서 최하위 수원FC와 득점 없이 비겼다.

현재 순위는 살펴보면 전북이 1위, 서울이 2위다. 상행선 티켓을 일찌감치 확보했다. 남은 4장을 두고 3위 상주(승점 39점)부터 10위 수원(승점 30점)까지 승점은 9점 차다. 상하 스플릿이 갈리기 전까지 팀당 6경기씩 남겨두고 있어 누가 올라갈지 안갯속이다.

11위 인천(승점 24점)과 12위 수원FC(승점 23점)는 매 경기 피 말리는 강등권 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 ‘김진영 막고-강상우 넣고’ 반전 물꼬 튼 포항

포항이 위기에서 벗어났다. 안방으로 상주를 불러들여 후반 추가시간 강상우의 극적인 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정말 힘겨운 승리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빌드업이 원활하지 않았고, 잦은 패스미스로 경기 질 자체가 상당히 떨어졌다. 오히려 후반 들어 상주의 공격이 더 활발했고, 짜임새 있었다. 포항 출신 신진호가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주며 잇단 기회를 만들었다. 상주는 후반 5분부터 7분 사이 세 차례 결정적 슈팅을 날렸다. 골이나 다름없었지만, 포항 수문장 김진영에게 막혔다. 위기는 넘긴 포항은 경기 막판 공격이 살아났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추가시간 룰리냐의 패스를 받은 강상우가 문전을 파고들며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김진영은 상주의 유효슈팅 8개를 모두 막아내며 90분 동안 골문을 완벽히 지켰다. 포항은 4경기 무승에서 벗어났다. 반면, 잘 싸우고도 아쉽게 패한 상주는 3위를 유지했다.

# 감독 코멘트

포항 최진철 감독,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경기였다. 먼저 (김)광석, (배)슬기, (김)진영이 등 수비진들의 희생하는 플레이가 승리로 이어졌다. 특히 김진영은 승리의 일등공신이다. 안정적이고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상주 조진호 감독, “비록 졌지만,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상대 수비가 좋았다. 결정적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패인이다.”

▲ ‘4G 무승’ 수원, 그나마 위안은 ‘연제민의 부활포’

또 승리가 없다. 4경기(2무 2패)째다. 이를 갈고 나온 수원이지만 또다시 전남을 넘지 못했다. 수원의 서정원 감독은 전남을 상대로 파격적인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스리백을 구사하는 전남을 상대로 이번 시즌 처음으로 4-4-2 전술을 꺼냈고, 염기훈, 산토스, 이상호 등 주전급 선수들을 모두 선발에서 제외했다. 실험은 나름 성공적이었다. 수원은 전반 내내 전남에 공격을 몰아쳤고,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골 결정력에 발목을 잡혔고, 역습 한방에 선제 실점까지 내줬다. 전반 41분 전남의 역습 상황에서 자일이 전방으로 길게 찔러준 공을 안용우가 잡았고, 드리블 돌파 후 감각적으로 골키퍼의 키를 넘긴 슈팅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순간 빅버드는 고요해졌고, 또 악몽이 반복되는 듯했다. 하지만 절박한 수원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실점 후 2분 만에 동점을 만들었고, 주인공은 연제민이었다. 전반 43분 프리킥 상황에서 홍철이 올린 크로스가 수비벽에 막히자 논스톱 왼발 발리 슈팅으로 전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수원은 후반에도 일방적인 공격을 몰아쳤다. 그러나 이정수의 헤더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불운 속에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1-1로 종료됐다.

# 감독 코멘트

수원 서정원 감독, “오늘도 우리 선수들은 열심히 뛰어줬다. 아쉬운 것 같다. 홈에서 승점을 1점밖에 챙기지 못해 더 아쉽다. 원정 경기가 앞으로 이어지는데, 앞으로의 경기를 잘 준비해 다시 일어서도록 하겠다.”

전남 노상래 감독, “더운 날씨에도,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경기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공격에서의 마무리였는데, 상대 수원도 절실하게 경기에 임했기에 어려운 경기가 됐다.”

▲ ‘완델손 데뷔골’ 제주, 인천 잡고 6위 도약

나란히 2연패에 빠진 인천과 제주가 치열한 한판 승부를 예고했지만, 전반전 막바지에 터진 한 골로 승부가 갈렸다. 이날 경기서 인천은 기존과 동일한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제주는 수비를 두텁게 해 3-4-1-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줬다. 제주는 전반전 인천을 집요하게 괴롭혔고, 인천이 볼을 잡는 즉시 정운과 안현범이 아래로 깊숙이 내려와 파이브백에 가깝게 수비를 구축했다. 인천의 카운트어택을 잘 막아낸 제주는 결국 전반 42분 권순형이 수비 뒷공간으로 한 번에 찔러준 패스를 왈델손이 침착하게 골문으로 밀어 넣었고, 이골은 이날 승부를 가른 결정적 한 방이 됐다. 인천은 후반전 반격에 나섰지만, 조급한 마음이 발목을 잡았다. 지지부진한 공격을 펼쳤고, 결국 승점 3점은 제주의 몫이 됐다.

# 감독 코멘트

인천 김도훈 감독, “감독인 내가 대처를 잘하지 못하고, 준비가 부족했다.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든 경기다. 연패로 분위기가 처질 수 있는데, 빨리 분위기를 전환해야 한다.”

제주 조성환 감독, “지금까지 총 11승을 거뒀지만, 오늘 승리가 가장 소중하게 느껴진다. 상위 팀들과 격차를 좁힌 만큼 목표인 ACL 진출권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27라운드 베스트 11

FW

완델손(제주) : 총 2번의 슈팅이 모두 골문을 향했다. 완델손의 정확도 높은 슈팅은 전반 41분 권순형의 패스를 골로 마무리하며 빛을 발휘했다.

정조국(광주) : 득점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프로 통산 3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의미 있는 90분을 보냈다.

안용우(전남): 연제민의 동점골로 빛이 바랬지만, 전반 41분 자일의 패스를 이어받아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했다.

MF

이으뜸(광주) : 측면에서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다. 날카로운 왼발이 빛났다.

권순형(제주) : 전반 41분 인천의 수비 뒷공간을 단번에 허무는 킬 패스로 완델손의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완델손의 마무리 능력도 대단했지만, 권순형의 패스가 일등공신이었다.

유고비치(전남) : 빠른 상황 판단과 날카로운 패스로 중원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전남의 상승세에 숨은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상우(포항) : 위치를 가리지 않는 완벽한 포지션 소화력, 집념의 골로 승점 3점을 선사.

DF

김광석(포항) : K리그 통산 301경기째 출전에서 물샐 틈 없는 수비로 상주의 맹공을 차단함.

배슬기(포항) : 김광석과 함께 상대 주포인 박기동-박희성을 꽁꽁 묶음

연제민(수원) : 올림픽행 좌절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가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고,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트렸다.

GK

김진영(포항) : 상대 유효슈팅 8개를 막아냈다. 특히 후반 초반 세 차례 슈팅을 방어한 반사 신경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대단했다.

▲ 28라운드 일정

8월 27일(토)

제주-성남 19시 제주월드컵경기장

울산-광주 19시 문수축구경기장

수원FC-인천 19시 수원종합운동장

8월 28일(일)

상주-수원 19시 상주시민운동장

전남-포항 19시 광양축구전용경기장

서울-전북 19시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래픽=유지선, 박주성 기자

사진=윤경식 기자

종합=인터풋볼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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