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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의 S-노트] 도 넘은 선수 비난, 떠났다고 배신인가?

[인터풋볼] 지난 20일 오후 7시 포항스틸야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상주 상무의 K리그 클래식 27라운드가 열렸다. 하락세였던, 반전 계기를 마련한 두 팀의 대결이었다. 승부는 후반 추가시간 강상우가 극적인 골을 터트린 포항의 1-0 승리로 막내렸다. 4경기 무승(2무 2패)에서 탈출, 상위 스플릿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상주는 패배에도 불구 3위를 유지했다.

종료 휘슬이 울린 후 달아오른 스틸야드의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최진철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이 서포터스와 함께 사진 촬영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때 낯익은 선수 한 명이 서포터스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시즌까지 검붉은 유니폼을 입고 이곳을 누볐던 신진호(28)였다. 원소속팀은 FC서울, 현재 상주에서 군 복무 중이다. 패했지만, 오랜 시간 함께했던 선후배들과 악수, 포옹한 후 서포터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동안 성원에 감사를 표했다. 이때 격려의 박수와 함성이 들리기도 했으나 일부는 욕설과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이해는 간다. 사랑하고 아꼈던 우리선수라는 마음, 영광의 순간에는 항상 그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일부 팬들은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내뱉고, 배신자로 몰아가고 있다. 하필 FC서울로 이적했으니 포항 팬들 입장에서는 질투 날 법도 하다. 또, 상주에 입대하기 전까지 발군의 기량을 펼쳤으니.

전후 사정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신진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포항과 계약이 끝났다. 어느 팀으로든 이적이 가능했고, 다수 팀이 그를 원했다. 그중 서울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이적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다. 입대하기 전 짧게나마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포항 유스인 포철공고(현재 포철고), 영남대를 거쳐, 2011년 프로에 입문하고 나서도 계속 지방에서 지냈다. 2013년 8월부터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에서 임대생활을 한 후 2015년 시즌 중 포항으로 돌아왔다. 임대를 가있는 동안 포항에 임대료를 안겨줬다. 돌아와서도 평소 성격답게 늘 자기관리를 철저히 했고, 얼마의 기회가 주어지든 최선을 다했다. 서울 이적 후 꼬였던 군 문제가 풀리면서 자연스레 입대하게 됐다.

신진호 입장에서는 포항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조차 못 하고 떠난 게 마음에 걸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현 상황에서 팬들과 마주하고 해명하기 늦었고, 불가능하다. 프로선수에게 짧은 현역 시절에 금전적인 것만큼이나 환경적인 면은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가족’이라는 존재는 선수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 그 역시 그랬다.

이날 신진호를 향한 비난이 아쉬웠던 이유가 있다. 그의 부모님이 스틸야드에서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들에게 포항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비록 상대 팀 유니폼을 입었을지언정 아들이 스틸야드에서 뛰는 자체로 뭉클했을, 행여나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경기를 관전했다. 최선을 다한 이에게 쏟아지는 비난, 가슴이 아프지 않았을까.

모두의 이해를 바라는 건 아니다. 동지가 적이 되어 나타나면 미운 게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게 프로의 생리다. 지나친 비난은 삼가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사례뿐 아니라 오프라인, 온라인에서 특정 선수를 향한 마녀사냥, 인신공격은 도를 넘었다. 대형마트 서비스 안내데스크에 가면 혹 ‘당신이 마주 보고 있는 사람이 당신의 가족이나 친인척일 수 있다’는 문구를 본 적 있을 거다. 한 번쯤 내가 그 입장이 되어 생각한다면 이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경기장에는 꿈나무들이 많다. 뭘 보고 배우겠는가. 잘못된 팬 의식은 구단의 가치 역시 떨어뜨린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글=이현민 기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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