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태중 기자

스페인이 13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룩셈부르크와의 유로 2016 C조 예선 원정경기에서 4-0으로 대승했다. 상대가 약팀이라 대승의 의미는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스페인 대표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바로 ‘제로톱’에서 ‘투톱’으로의 변신이다.

스페인은 이날 최전방에 디에구 코스타(첼시)와 파코 알카세르(발렌시아) 등 2명의 센터포워드를 동시에 기용했다. 결과는 대성공. 알카세르는 전반 42분 다비드 실바의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터뜨렸고, 코스타는 부스케츠의 어시스트에 힘입어 쐐기골(3번째 골)을 넣었다.

경기 후 비센테 델보스케 감독은 “두 선수의 활약에 만족한다. 팀 공격 라인이 원활히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또한 ‘아스’, ‘마르카’ 등 스페인 언론들도 두 선수의 동시 기용에 대해 후한 점수를 매겼다.

두 선수는 각기 장점을 지녔다. 코스타가 폭발적인 슈팅, 타점 높은 헤딩, 역습에 최적화된 다이내믹한 공격수라면, 알카세르는 원터치 플레이, 상황에 맞는 전술적 드리블, 적극적인 성향, 화려한 개인기를 지닌 테크니션이다.

코스타가 빠른 템포의 경기, 카운터에서 힘을 발휘한다면 알카세르는 스페인 전통의 ‘티키타카’에 어울린다. 상대팀, 경기 진행 상황에 따라 두 선수의 다양한 조합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얘기다.

두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그동안 스페인에서 즐겨 썼던 ‘폴스 9’은 사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최전방에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포진시키는 ‘폴스 9’은 이제 상대 수비진에게 그 수가 다 읽혔다. 이제 파브레가스를 본래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리고, 본인의 드리블과 패스 게임 등 장점을 최대한 살려주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바야흐로 스페인 공격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