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기태 기자

‘패배의 학습화’라는 말이 있다.

약팀이 계속 지다보면 습관처럼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다른 팀도 아닌 한때 ‘무적함대’로 불리던 스페인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스페인 언론 ‘아스’는 10일(한국시간) 슬로바키아에 1-2로 진 대표팀에 대해 “스페인이 지는 게 습관이 됐다(España se acostumbra a perder)”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날 스페인은 참패했던 브라질 월드컵(네덜란드 1-5, 칠레 0-2패), 그리고 지난달 프랑스와의 평가전(0-1)과 조금도 달라진 게 없었다. 압도적으로 볼을 오래 소유하면서도 외곽에서만 맴돌다 정작 정확한 슈팅은 날려보지도 못한 채 완패하는 그런 패턴 말이다. 슬로바키아전도 똑같았다.

이 언론은 ‘치명적인 실수를 한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 최전방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디에구 코스타에게 가장 많은 비판이 돌아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두 선수 외에 모든 멤버들, 그리고 사령탑 비센테 델보스케 감독도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고 매몰찬 비판을 가했다.

스페인은 브라질 월드컵 이후 3차례의 A매치에서 1승2패를 기록했다. 단순히 수치만 나쁜 것이 아니라 경기 내용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유일하게 빛났던 신예 알카세르를 제외하고 기존 멤버들은 매너리즘에 빠진 인상이다. 스페인 언론들이 ‘패배의 학습화’라는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무적함대’가 이렇게 침몰해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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