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전주] 정지훈 기자= K리그의 자존심 전북 현대가 극적인 승부 끝에 E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전북은 자신감 등 많은 것을 얻었고, 아시아 정복을 향한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전북 현대는 4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장쑤 쑤닝과 E조 6차전에서 레오나르도와 임종은의 득점포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전북은 승점 10점으로 E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고, 장쑤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분명 어려운 경기였다.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지만 전북의 경기력은 아주 인상적이지는 않았고, 특히 조-하미레스-테세이라로 이어지는 장쑤의 삼각편대에 고전하며 자칫 잘못하면 패배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전북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고, 많은 소득을 얻었다.

# 강력한 상하이 대신 멜버른, 원정 1차전도 이익

조 1위로 올라간 전북의 16강 상대는 멜버른이다. 물론 쉽지 않은 상대고, 호주 원정은 항상 까다롭다. 그러나 조 2위로 올라갔으면 객관적인 전력이 더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상하이 상강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과 원정 1차전을 먼저 갖고 2차전이 홈에서 열린다는 일정상의 유리함도 가져왔다.

이에 대해 이동국은 “우리가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됐다. 원정을 먼저하고 2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것이 일정상 편하다. 일단 원정에서는 승패를 떠나 골을 넣고 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족감을 표현했고, 최강희 감독 역시 “멜버른 원정 경기를 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비행 스케줄 등 다양한 부분을 미리 준비했다. 상대를 집중 분석하고, 멜버른 원정 경기에 중점을 두겠다”며 멜버른 원정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 약점이었던 포백 수비, 자신감 찾았다

이번 시즌 전북의 약점은 불안한 수비였다. 시즌 초반부터 김기희가 빠진 포백이 불안함을 노출하면서 우승 후보다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물론 2골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수비가 불안해서 허용한 실점은 아니었다.

특히 전북의 중앙 수비 콤비 임종은과 최규백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것이 고무적이었다. 시즌을 앞두고 급하게 이적한 김기희 공백을 메우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던 전북은 최근 임종은과 최규백의 중앙 수비 조합을 사용하며 안정감을 가져갔고, 이날도 장쑤의 막강 삼각편대인 테세이라, 조, 하미레스를 잘 막아냈다. 여기에 천금 같은 동점골까지 합작했다. 후반 24분 최재수의 코너킥을 최규백이 백 헤딩으로 연결했고, 이것을 문전에 있던 임종은이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임종은은 “시즌 초반에는 제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감수해야 한다. 실점 자체는 수비의 전체적인 문제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좋은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앞으로 만날 공격수들에 대해 면역이 생긴 것 같다. 확실히 좋은 선수들이었다”고 했고, 최규백 역시 “종은이형과 호흡을 맞추고 있고, 계속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수비력을 보여줄 것이다”며 좋은 경기력을 다짐했다.

#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조직력과 베스트11

시즌 초반 전북은 베스트11이 없었다. 워낙 많은 선수들을 영입한 탓에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져갔고, 이런 이유로 매 경기 베스트11이 달라졌다. 이에 전북은 조직적인 측면에서 약점을 보여 왔고, 특히 중원과 2선 조합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전북은 로테이션을 통해 주 포메이션과 중원 조합을 찾은 모습이다. 일단 전북은 4-1-4-1 포메이션을 기초로 조직력을 맞추고 있고, 최전방 이동국을 중심으로 2선에 레오나르도, 이재성, 김보경, 한교원에 투입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날 경기에서 김보경이 출전하지 못했지만 최근 경기를 통해 김보경과 이재성의 조합이 강력하다는 것을 증명했고,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도 장윤호가 들어가면서 확실히 짜임새가 좋아졌다.

이에 대해 최강희 감독은 “전체적으로 경기력에 만족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재성과 장윤호가 중원에서 좋은 역할을 해줬고, 김보경이 빠진 것은 아쉽지만 나쁘지 않았다. 만약 김보경까지 있었다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을 것이다. 조금씩 맞아가고 있다”며 좋은 평가를 내렸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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