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가 최종 6라운드만을 남겨뒀다. 이미 지난 5라운드에서 K리그 ‘4룡(龍)’ 중 두 팀의 운명이 엇갈렸다. FC서울이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꺾고 5경기 무패(4승 1무)로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반면, 포항 스틸러스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에 패하면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전북 현대는 FC도쿄를 원정에서 3-0으로 대파하고 조 1위로 뛰어올랐다. 수원 삼성도 감바 오사카 원정에서 2-1로 승리해 기사회생했다.

이번 6라운드에서는 전북과 수원의 16강 운명이 결정된다. 총력전을 펼쳐 반드시 승점 3점을 따야 한다. 전북은 5월 4일 홈에서 장수 수닝을 만난다. 지난 1라운드 2-3 원정 패배를 갚음과 동시에 조 1위로 16강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수원은 5월 3일 안방에서 조 1위를 확정한 상하이 SIPG와 맞붙는다.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건 분명하다. 그렇지만 상대가 주전들을 빼고 원정에 나섰다는 건 희망적이다. 같은 시간 탈락이 확정된 감바 오사카가 멜버른 빅토리의 발목을 잡아주길 바라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서울과 포항은 각기 다른 상황이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이번에 일본팀을 만난다는 것. 서울은 4일 산프레체 히로시마 원정, 3일 포항은 우라와 레즈 원정에서 한국축구의 자존심을 세운다는 목표다.

# ‘도쿄대첩’ 전북, 이번에는 장수에 복수혈전!

일본 기자들의 박수를 받았을 만큼 완벽한 승리였다. 자칫 잘못하면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수 있는 위기였지만 전북은 FC도쿄와의 E조 5라운드에서 완승을 따내며 승점 9점으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제 상대는 장수 수닝이다. 장수는 지난 2라운드에서 전북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긴 팀이다. 최소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를 확정하는 전북이지만 장수를 맞이해 완벽한 복수극을 연출한다는 계획이고, 최상의 전력으로 전주성에서 장수를 상대한다. 닥공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전북은 250 공격 포인트를 달성한 이동국을 비롯해 최근 공격 본능을 살린 한교원, 이재성, 고무열 등 공격진을 앞세워 승리를 노리고 있고, 전주성을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번 복수전에 선봉으로 나서는 선수는 ‘라이언킹’ 이동국이다. 중국 팀과의 경기에서 무려 8골을 기록한 이동국은 지난 중국 원정 패배를 안방에서 되갚고, 전북의 조 1위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 그룹E 순위

1. 전북 현대(대한민국) 5경기 3승 2패 득실+4 승점9

2. 장수 수닝(중국) 5경기 2승 2무 1패 득실+3 승점8

3. FC도쿄(일본) 5경기 2승 1무 2패 득실-1 승점7

4. 빈 즈엉(베트남) 5경기 1승 1무 3패 득실-6 승점4

# 16강 확정한 서울, 로테이션으로 히로시마 꺾는다

FC 서울이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상대로 조별리그의 대미를 장식한다. 서울은 지난 부리람 유나이티드와의 5차전서 2-1로 승리하며, 일찌감치 F조 1위를 확정지었다. 여유롭게 원정길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히로시마는 16강 진출이 이미 좌절된 상황이다. 2승 3패 승점 6점으로 3위에 랭크됐지만, 서울을 꺾는다 해도 ‘2위’ 산둥 루넝(승점 10)가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다. 양 팀 모두 동기부여가 결여돼 있어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울은 다르다. 아드리아노가 득점왕 경쟁에 도전하고 있으며, 16강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만족스러운 마무리를 해야 한다. 최용수 감독은 부리람전을 마친 뒤 “이젠 주전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활에서 복귀한 선수들이나 실전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은 선수들로 멤버를 구성해 일본으로 넘어갈 생각”이라며 히로시마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히로시마전서 서울은 곳곳에 로테이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그룹F 순위

1. FC서울(대한민국) 5경기 4승 1무 득실+13 승점13(16강 진출)

2. 산둥 루넝(중국) 5경기 3승 1무 1패 득실+2 승점10

3.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 5경기 2승 3패 득실+0 승점6

4.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5경기 5패 득실-15 승점0

# ‘마지막 희망’ 수원, ‘2군’ 상하이에 고마울 뿐

16강 진출의 희망을 겨우 살렸다. 초반 4경기(3무 1패)에서 승리가 없던 수원은 5차전에서 감바를 꺾고, ACL 첫 승을 신고했다. 수원의 승점은 6점으로 멜버른과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3위를 기록 중이다. 만약 최종전에서 수원이 승리하고, 멜버른이 감바와 무승부 이하의 경기를 펼친다면,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멜버른이 감바에 승리한다면 수원은 자동 탈락된다. 따라서 수원이 16강에 진출하려면, 무조건 승리하고 봐야한다. 상하이전을 앞둔 수원의 가장 큰 고민은 체력이다. 수원은 지난 주말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체력소모가 상당했다. 3일 만에 경기를 치르기에, 하루 더 휴식을 취한 상하이보다 체력적으로 불리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상하이는 이번 원정에 엘케손, 콘카, 기안, 김주영, 우 레이 등 주전급 선수를 모두 데려오지 않았다. 이번 명단에 포함된 인원 중 지난 수원과의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3명(교체 2명)뿐이다. 수원 입장에선 부담을 덜어준 상하이가 고마울 따름이고, 이제 호주 원정에 나선 감바의 선전을 기원해야 한다.

* 그룹G 순위

1. 상하이 SIPG(중국) 5경기 4승 1패 득실+5 승점12

2. 멜버른 빅토리(호주) 5경기 1승 3무 1패 득실-1 승점6

3. 수원 삼성(대한민국) 5경기 1승 3무 1패 득실+0 승점6

4. 감바 오사카(일본) 5경기 2무 3패 득실-4 승점2

# 포항, 우라와 잡고 유종의 미 거둔다

지난달 19일 포항은 안방에서 광저우에 패했다. 다음날 우라와가 시드니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추가하며 그나마 남아 있던 16강 희망조차 사라졌다. 최진철호의 첫 ACL 16강 도전이 허무하게 끝났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우라와와 한일 양국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이 펼쳐진다. 이번 원정에 포항은 일부 주전과 신예들을 포함한 1.5군을 꾸렸다. 주말 열리는 서울과의 원정경기를 염두한 멤버구성이다. 3월 2일 조별리그 1라운드에서 포항은 손준호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우라와에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당시 승리 기운을 사이타마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최진철 감독은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다른 팀도 아니고 일본 팀이다. 포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선수들이 노력하고 불발해야 한다. 내가 강조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좋은 모습을 보일 거로 확신한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침묵 중인 라자르가 한 방을 터트려주길 최진철 감독과 동료들이 바라고 있다. 지난 주말 리그에서 제주를 맞아 반전을 꾀해 분위기도 좋다. 우라와까지 잡는다면 향후 리그 운영도 희망적이다.

* 그룹H 순위

1. 시드니FC(호주) 5경기 3승 1무 1패 득실+1 승점10

2. 우라와 레즈(일본) 5경기 2승 2무 1패 득실+2 승점8

3.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5경기 1승 2무 2패 득실+0 승점5

4. 포항 스틸러스(대한민국) 5경기 1승 1무 3패 득실-3 승점4(탈락)

▲ ACL 조별리그 6차전 E조~H조 K리그팀 경기 일정(한국시간 기준, 앞 팀이 홈)

5월 3일(화)

수원 vs 상하이 상강, 19시 수원월드컵경기장

우라와 vs 포항, 19시 30분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

5월 4일(수)

전북 vs 장수 19시 전주월드컵경기장

히로시마 vs 서울 19시 30분 에디은 스타디움

# 16강에 도전하는 곽태휘-이명주-남태희

지난 시즌 J리그 챔피언 감바, 중국 슈퍼리그와 ACL 정상을 차지했던 광저우. 일본과 중국을 대표하는 양 팀이 16강 진출에 나란히 실패했다. 감바는 오재석, 광저우는 김영권이 속해 있다. 멜버른, 시드니를 상대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가진다.

그룹 C에 속한 알 힐랄(2위)에는 ‘사우디 왕자’ 곽태휘가 있다. 1위 트락토르 사지 원정을 떠난다. 반드시 승점 3점을 따내야 파크타코르의 추격을 뿌리치고 2위로 16강 티켓을 손에 넣는다. 수비의 핵인 곽태휘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룹 D는 선두 엘 자이쉬를 제외하고 3팀이 물고 물리는 양상이다. 이명주의 알 아인은 2위다. 최하위 나사르를 제압해야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

하대성과 도쿄의 운명은 전북에 달렸다. 도쿄는 장수에 승점 1점 뒤진 3위다. 전북이 장수를 잡고, 도쿄가 빈 즈엉에 승리하면 극적으로 조 2위를 차지한다.

남태희의 레퀴야는 16강을 목전에 뒀다. 분요드코르와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으로 조 2위를 확정한다. 3위 알 나스르와 승점이 3점 차다. 같은 시간 레퀴야가 패하고, 알 나스르가 승리를 챙기더라도 승자 승 원칙, 다득점에서 앞서 있어 조 2위를 지킨다.

▲ ACL 그룹A~D 순위

* 그룹A

1. 로코모티브(우즈베키스탄) 5경기 2승 3무 득실+3 승점9

2. 알 나스르(아랍에미리트) 5경기 2승 2무 1패 득실+1 승점8

3.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 5경기 1승 3무 1패 득실+3 승점6

4. 세파한(이란) 5경기 1승 4패 득실-7 승점3

* 그룹B

1. 조브 아한(이란) 5경기 3승 2무 득실+7 승점11

2. 레퀴야(카타르) 5경기 2승 2무 1패 득실+5 승점8 (남태희)

3.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 5경기 1승 2무 2패 득실-6 승점5

4.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 5경기 2무 3패 득실-6 승점2

* 그룹C

1. 트락토르 사지(이란) 5경기 4승 1패 +8 승점12

2. 알 힐랄(사우디 아라비아) 5경기 2승 2무 1패 +2 승점8 (곽태휘)

3. 파크타코르(우즈베키스탄) 5경기 2승 1무 2패 -2 승점7

4. 알 자지라(아랍에미리트) 5경기 1무 4패 -8 승점1 (박종우)

* 그룹D

1. 엘 자이쉬(카타르) 5경기 3승 1무 1패 +0 승점10

2. 알 아인(아랍에미리트) 5경기 2승 1무 2패 +0 승점7 (이명주)

3. 알 아흘리(사우디 아라비아) 5경기 2승 3패 +1 승점6

4. 나사프(우즈베키스탄) 5경기 1승 2무 2패 -1 승점5

종합=인터풋볼 취재팀

그래픽=유지선 기자, 박주성 기자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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