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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원의 EPL通] 레스터의 동화, '530년 만에 잠든' 리처드 3세의 힘?

[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우리가 EPL을 볼 수 있는 부분은 TV 위성 중계에 잡힌 모습이 전부다. 두 시즌동안 모 일간지 EPL 현지 통신원 역할을 수행한 필자의 경험을 통해, TV에서는 볼 수 없는 EPL 뒷이야기를 매주 '서재원의 EPL通'에서 풀어내고자 한다.[편집자주]

‘신화’는 작은 이야기에서 시작되고, 그 작은 이야기에 미화가 덧붙여 탄생되기 마련이다.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둔 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이야기도 마치 신화처럼 완성되고 있다.

35라운드를 기점으로 EPL 우승 판도가 확실히 기울었다. 레스터는 지난 25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2015-16 EPL 35라운드 스완지 시티전에서 4-0 대승을 거뒀고, 토트넘 홋스퍼는 다음날 치러진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WBA)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승점을 1점밖에 쌓지 못했다.

토트넘의 실수가 레스터의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35라운드 결과로 레스터(승점 76)와 토트넘(승점 69)의 격차는 7점으로 벌어졌고, 남은 3경기에서 레스터가 1승만 추가해도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따라서 빠르면 오는 5월 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에서 레스터가 승리하면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된다.

처음엔 잠시 스쳐가는 이변으로 여겨졌던 레스터의 돌풍. 그러나 그들의 돌풍은 시즌 내내 영국 전체를 강타했고, 이제 그들은 그 동화의 마침표를 찍으려하고 있다.

# 레스터의 우승으로 뜻밖의 행운을 얻은 사람들?

레스터의 우승은 레스터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에게만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었다. 레스터의 돌풍은 영국 베팅 업계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뜻밖의 행운을 얻는 사람들도 탄생할 예정이다.

우선 영국의 베팅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시즌 전, 영국 베팅 업체 ‘윌리엄 힐’등이 책정한 레스터의 우승 배당 확률은 무려 5000대1이라고 알려져 있다. 즉, 1파운드(약 1,660원)을 걸어도 5,000파운드(약 830만원)을 따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레스터의 우승에 과감하게 베팅한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재미’만으로 베팅한 사람들도 존재했다.

현재 영국에서도 레스터에 베팅한 사람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지난 5일 “목수로 일하는 리 허버트(38)씨가 레스터의 우승에 5파운드(약 8,300원)를 걸었고, 최대 2만 5,000파운드(약 4,150만 원)의 수익금을 획득할 것이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레스터의 우승이 몇몇 사람들에게 뜻밖의 행운을 가져다 준 것이다.

# ‘530년 만에 잠든’ 리처드 3세가 레스터에 행운을?

그러나 레스터의 우승에 베팅한 사람들이 단순히 ‘재미’만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시즌 전 레스터 지방에 길조가 있었고, 이 길조로 레스터의 우승을 점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갑작스런 제보였다. 필자는 영국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로부터 흥미로운 사실을 전해 들었다. 그는 “몇 년 전 레스터 지방에 장미전쟁 희생자 유골이 발견됐고, 이는 레스터 지방에 좋은 일이 일어날 거란 소문이 났었다. 그 길조를 믿고 레스터의 우승에 베팅한 사람들도 있었다. 심지어 한국인 중 한 명도 그 소문을 듣고 베팅했다고 한다”고 소식을 알렸다.

그가 말한 희생자는 영국 요크 왕조의 마지막 왕인 리처드 3세였다. 리처드 3세는 우리에겐 셰익스피어의 작품 등에서 형과 조카를 살해한 포악한 왕 또는 꼽추왕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물론 이에 대해 튜더 왕조의 왜곡된 선전의 결과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그는 1485년 장미전쟁의 마지막 전투, 보즈워스 전투에서 패하며 전사했다. 사망 후 레스터에 위치한 프란체스코회 수도원에 묻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1530년 수도원이 파괴돼 무덤의 행방을 530년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500년이 넘게 찾을 수 없었던 리처드 3세의 유골이 레스터시의 한 공영주차장에서 우연히 발견됐고, DNA 검사를 통해 그 유골의 주인공이 정확히 리처드 3세의 것임이 확인됐다. 결국 2015년 3월, 리처드 3세의 장례식이 국장으로 치러졌고, 그는 530년 만에 편히 잠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묻힌 장소는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과 불과 1마일(1.6km)도 떨어지지 않은 레스터 성당이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리처드 3세가 530년 만에 잠든 지난해 3월부터 레스터는 엄청난 반등을 시작했다. 레스터는 지난 시즌 EPL 마지막 9경기에서 7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고, 이번 시즌에도 패배는 단 3번밖에 없었다. 리처드 3세가 안장되기 전까지 레스터가 EPL 41경기에서 단 3승만을 거둔 것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부분이다.

리처드 3세와 레스터 동화의 관계. 이는 이미 기사화되기도 했다. 미국 ‘LA타임즈’는 지난 9일자 칼럼을 통해 “레스터의 믿을 수 없는 상승세엔 세 사람이 관련돼 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제이미 바디, 그리고 리처드 3세다”며 “리처드 3세의 장례 후 레스터가 완전히 다른 팀이 됐고, 530년 만에 잠든 리처드 3세가 국왕의 기운을 전해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과학적으로는 전혀 설명할 수 없는 관계다. 그러나 이는 레스터가 그만큼 동화 같은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또, 그러한 미신적 이야기가 덧붙여지지 않으면 좀처럼 설명할 수 없는 일이기에 다양한 의견과 설, 미화가 덧붙여지고 있다.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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