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튀니지전에서 홍명보호의 수비 불안이 그대로 노출됐다. 무엇보다 경험 부족으로 인해 생겼고, 그 대안이 ‘베테랑’ 곽태휘(33, 알 샤밥)이 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A대표팀은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승리를 노렸지만 0-1로 패했다. 최정예 멤버로 나섰고, 국내팬들에게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출정식에서 화끈한 승리를 기대했던 상황에서 다소 아쉬울 수 있다.

1실점만 허용했지만, 불안한 수비는 월드컵을 준비하는데 있어 커다란 장애물로 다가오고 있다. 전반 44분 다우아디의 빠른 돌파로 인해 실점을 허용했다. 이는 단순한 실점 장면이 아니었다. 상대의 빠른 돌파에 이를 따라가지 못해 쫓아가기만 하다 지켜봐야만 했다. 스피드 면에서 문제를 노출하면서 튀니지 보다 더 빠른 알제리, 벨기에에 공략법만 가르쳐준 꼴이 됐다.

중앙 수비의 중추 홍정호(25, 아우크스부르크)가 지나치게 전진한 나머지 수비 숫자가 부족해졌고, 한국영(24, 가시와 레이솔)의 1차 커버가 실패하면서 다우아디의 돌파에 더욱 가속도를 냈다. 만약 수비와 미드필더에서 노련한 선수가 있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장면이다. 경험 부족의 우려가 있었던 홍명보호의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난 셈이다.

기존의 중앙 수비 콤비인 홍정호와 김영권(24, 광저우 에버그란데) 콤비도 훌륭하지만, 아직 경험이 적고 기복이 있는 만큼 변화를 주고, 더욱 노련해질 수 있는 카드가 올 시점이 왔다. 그 해답은 곽태휘에서 찾을 수 있다.

홍정호와 김영권은 수비뿐 만 아니라 공격으로 전개하는 빌드업 과정에서 적합한 수비수이다. 그러나 두 선수 공격적이고, 경기를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상대에 따라서 좀 더 수비적인 선수가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곽태휘는 아직 월드컵 본선 경험이 없지만, 산전수전을 겪었고 오랫동안 대표팀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며 경험도 충분히 쌓았다. 지난 2012년 울산 소속 당시 그는 AFC 챔피언스리그를 무패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는데, 주장이었던 곽태휘의 리더십과 수비력이 아니었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곽태휘는 홍정호-김영권의 백업 수비수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그럼에도 튀니지전에서 보여준 곽태휘의 활약은 가능성을 비추게 했다. 후반 15분 홍정호 대신 출전한 그는 안정된 플레이로 상대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후반 27분 함자 마스루시의 날카로운 크로스로 위기를 맞았을 때 침착하게 나서 상대가 슈팅을 시도하기 전에 미리 차단하는 여유를 보였다.

월드컵 본선이 채 2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선수를 바꾸는 것은 모험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으면 바로 수정을 통해 보완해 나가는 시간 또한 지금이다. 곽태휘의 주전은 수비 조직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대표팀 분위기를 잘 아는 곽태휘라면 충분히 해볼만한 시도다. 홍명보 감독이 과연 곽태휘 카드를 어떤 식으로 활용해 나갈 지 주목된다.

한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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