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2014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 월드컵이 D-Day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룬 대한민국 A대표팀의 도전도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계속된다. 본선 무대에서 나설 23명의 태극전사들의 최종 확정되었고,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새로운 신화를 쓰기 위한 마지막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23명 중에서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는 단 11명.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을 최후의 11명이 되기 위한 경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준비했다. 이번 ‘핫 라이벌’은 단 하나의 포지션을 두고 경쟁하는 정성룡(29, 수원)과 김승규(24, 울산)간의 맞대결이다.

장점 : 풍부한 공격과 공격적인 정성룡 VS 순발력 갖춘 김승규

정성룡은 A대표팀 3명의 골키퍼 중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하다. 2번의 올림픽(2008, 2012)은 물론 4년 전 남아공 월드컵 때 터줏대감인 이운재(41, 은퇴)를 제치고, 주전으로 올라서며 본격적인 정성룡의 시대를 알렸다. 그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수많은 경험을 쌓았고, 노련한 수비 리딩까지 더해지면서 확실한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거듭났다. 이뿐 만 아니다. 정성룡의 킥은 길고 날카로워 역습 시 유용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직전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자신의 킥으로 인필드 골을 넣은 일화가 있을 정도다.

김승규는 순발력을 바탕으로 슈퍼 세이브가 많다. 이제 갓 24세이지만, 상대의 날카로운 슈팅들을 연이어 막아내며 상대 공격수들의 힘을 빠지게 만든다. 또한 페널티 킥 승부에서도 강하다. 그는 2011년 포항과의 플레이오프에서 2차례의 페널티 킥을 막아내 울산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끈 좋은 기억이 있다. 김승규의 이러한 장점은 소속팀 울산에서는 물론 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하다. 또한 큰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은 담대함과 최근 상승세는 김승규의 선발 가능성을 높게 만들고 있다.

약점 : ‘잦은 기복과 순발력 부족’ 정성룡 VS ‘불안한 위치 선정’ 김승규

지난 2013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대표팀 골키퍼는 정성룡이 아니면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정성룡 소속팀과 대표팀을 통틀어 실수를 범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로 인해 정성룡의 기량에 대한 의심이 강했고, 비난이 쏟아진 것은 당연했다. 이어 다소 순발력이 부족한 것도 정성룡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순발력을 바탕으로 기량이 급성장한 김승규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최근 수원에서 와신상담 끝에 슈퍼 세이브를 선보이고, 수비 리딩 면에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점은 다행이다.

날이 갈수록 김승규의 성장세는 가파르나 보완할 점도 있다. 간혹 나타나는 위치 선정 실수와 다소 늦은 판단력으로 위기를 자초할 때가 있다. 지난 1월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보이지 않은 위치 선정 실수로 실점 위기를 맞은 바 있다. 이후 정성룡과의 경쟁에서 더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계기가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사소한 실수 하나가 승부를 좌우 하는 만큼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홍심(心)은 어디로?

홍명보 감독은 지난 8월 페루와의 평가전 이후 정성룡과 김승규를 번갈아 가며 기용했다. 두 선수를 시험해 보려는 성격이 강하지만, 한 편으로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홍명보 감독의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명보 감독의 고민이 두 선수를 사이에 두고 고민이 깊다는 증거다.

오는 28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에 두 사람의 주전 경쟁에 마침표를 찍을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6월 10일 가나와의 평가전도 있지만, 확실한 수문장을 정해야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있어 수월하기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월드컵 주전 장갑을 위해 노력한 만큼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평가전이기 때문이다. 과연 누가 노력의 결실이 홍심을 감동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재현 기자

사진=정성룡(좌)-김승규(우)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