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지상 최고의 ‘축구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래서 준비했다. 축구 전문 언론 ‘인터풋볼’이 EPL을 더욱 알차게 즐기기 위해 ‘EPL Story’라는 이름으로 EPL의 숨겨진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들에게 제공한다. 댓글을 통한 고매한 의견과 아이디어 제공은 언제든 환영이다. [편집자주]

웨스트햄의 ‘No.27’ 디미트리 파예(29)의 전성시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프랑스 무대에서 건너와 EPL에 입성한 파예가 적응기간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EPL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서운 활약상이다. 꾸준히 프랑스 무대에서 주목받았지만 전 유럽의 스타로는 발돋움하지 못했던 29세의 프랑스 국가 대표 미드필더가 EPL 무대로 옮기면서 전 유럽이 주목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10경기서 무려 6골 5도움을 기록하며 웨스트햄의 돌풍을 이끌고 있고, 이런 활약상을 바탕으로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빅 클럽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래서 ‘EPL Story’에서 준비했다. 지난 시즌까지 프랑스 무대에서 활약하며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파예가 어떻게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드필더가 됐는지 독자 여러분들에게 공개한다.

# 동아프리카의 섬에서 태어난 파예, 프랑스의 기대주가 되다!

파예는 프랑스의 해외 영토인 레위니옹 생피에르에서 태어났다. 레위니옹은 동아프리카의 섬으로, 마다가스카르 섬 동쪽의 인도양에 있을 정도로 프랑스 본토와는 조금 떨어져있는 곳이다. 이후 파예는 1995년 지역 팀인 생-필립 유스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JS생피에루아즈, 르아브르 AC를 거쳐 레위니옹 리그 AS 악셀시오르로 이적해 조금씩 주목받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프로 선수 생활은 2005년 프랑스 1부 리그 FC 낭트로 이적하면서 시작했다. 잠재력은 충분했다. 낭트에서 좋은 활약으로 프랑스 U-21 대표로 선발돼 능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2007년 AS 생테티엔으로 이적하며 2011년까지 총 129경기에 출전해 19득점을 성공하며 프랑스에서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유로 2012 예선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까치 치른 파예는 꾸준하게 성장했고, 2011년에는 프랑스 명문 릴 OSC로 이적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물론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파예는 릴 입단 초기에는 적응 문제와 잦은 부상이 겹치며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지만 이내 인정받았고, 2013년에는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와 계약하며 날개를 달았다.

폭발적인 성장세였다. 파예는 마르세유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2014-15시즌 36경기서 7골 17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도움왕을 차지해 빅 클럽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2시즌 동안 마르세유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파예는 프랑스 대표팀에도 꾸준히 승선하며 주가를 높였고, EPL 클럽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되며 이적을 준비했다.

# 벵거 감독이 포기한 파예, 웨스트햄 유니폼을 입다!

파예를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그러나 20대 후반의 나이가 걸림돌이었다. 파예를 향한 많은 팀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파예는 2015년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1500만 유로(약 193억 원)의 이적료로 웨스트햄과 5년 계약을 맺었다.

웨스트햄과 계약을 맺은 파예지만 사실 이보다 먼저 관심을 보인 팀은 아스널이었다. 아스널의 스카우트들은 파예가 프랑스 무대에서 뛰던 시절부터 꾸준하게 관찰해왔고, 아르센 벵거 감독에 영입을 추천했다.

그러나 벵거 감독의 선택은 파예가 아니었다. 이유는 비교적 많은 나이와 기복 때문이었다. 벵거 감독은 “파예는 항상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플레이에 기복이 있었다. 나는 오래 전부터 그를 알았고 여러 차례 그를 관찰했다. 파예는 톱 플레이어의 모든 자질을 다 갖고 있지만 이미 29세의 나이다”며 파예를 영입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 웨스트햄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파예

웨스트햄의 유니폼을 입은 파예에게 적응 기간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파예는 시즌 초반부터 주축 미드필더로 맹활약했고, 웨스트햄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비록 12라운드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맥카시의 태클로 인한 발목 부상으로 3개월 동안 결장했지만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에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모든 기록이 인상적이다. 파예는 부상이 있어서 이번 시즌 리그 25경기에 출전했지만 9골 8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경기당 80.1%의 패스 성공률, 2개의 슈팅, 3.8개의 키패스, 2.5개의 드리블, 43.4개의 패스 성공, 2.8개의 롱패스, 2.8개의 크로스 등을 성공시키며 웨스트햄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특히 주목할 기록은 키패스다. 아스널의 메수트 외질이 경기당 4.1개로 키패스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파예 역시 경기당 3.8개의 키패스를 기록하며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 드리블 돌파 성공률 60%를 기록하며 레스터 시티의 리야드 마레즈 만큼의 드리블 성공 확률을 보여주고 있다.

# EPL 지배하고 있는 파예,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노린다!

파예가 엄청난 활약을 보이자 웨스트햄은 서둘러 재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빅 클럽들의 관심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바르셀로나는 스쿼드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파예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

이적료는 무려 5000만 파운드(약 817억 원)를다. 스페인 언론 ‘문도 데포르티보’는 14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가 웨스트햄의 파예의 영입을 위해 50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단 웨스트햄은 이적설을 일축했다. 최근 웨스트햄의 슬라벤 빌리치 감독은 “웨스트햄 입장에서 파예는 돈으로 팔 수 없는 선수”라면서 “어떤 팀도 파예를 돈으로 데려가지 못한다. 파예는 경기장에서만이 아니라 훈련 과정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웨스트햄 스쿼드를 탄탄하게 만드는 선수”라며 파예 지키기에 나섰다.

이어 빌리치 감독은 “웨스트햄의 이전까지 행보는 셀링클럽이라 불릴만했다”고 인정하면서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주축 선수들을 타 팀에 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파예도 마찬가지다. 웨스트햄에 잔류할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타 팀들의 관심을 사전 차단했다.

그러나 빅 클럽들의 엄청난 물량 공세에 웨스트햄도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새로운 공격수를 물색하며 파예의 이적을 대비하고 있다.

# 파예의 플레이 스타일과 주목할 만한 점

파예의 최고 장점은 볼 컨트롤이다. 드리블을 시도할 때 발에서 공이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고, 볼 간수 능력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때로는 화려한 개인기술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지만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인 볼 터치로 최고의 장면을 만들기도 한다.

여기의 창조적인 플레이와 정확한 킥력도 갖췄다. 이에 때로는 날카로운 킥으로 프리킥 찬스를 살리기도 하고, 키 패스와 어시스트 능력도 인상적이다.

주목할 만 한 점은 파예가 웨스트햄으로 이적할 당시 조 콜의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과거 조 콜과 릴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파예는 조 콜로부터 웨스트햄이 훌륭한 클럽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결국 웨스트햄의 유니폼을 입었다.

글=정지훈 기자

사진=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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