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수원월드컵, 수원종합, 전주] 유독 무승부가 많이 나왔던 5라운드였다. 그러나 재미없는 무승부 경기는 아니었다. 총 6경기 중 4경기에서 무승부가 나왔지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고, 성남-전남을 제외하고는 모두 득점포가 나오며 쫄깃한 승부를 펼쳤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K리그의 명가’ 수원과 포항의 경기는 양 팀 모두에 아쉬운 1-1 무승부로 끝이 났다. 손준호가 빠진 포항은 문창진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갔고, 결국 문창진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양동현이 마무리하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수원에는 ‘에이스’ 권창훈이 있었고, 4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수원에 승점을 선물했다.

 

갈 길 바쁜 성남과 전북은 안방에서 발목이 잡혔다. 성남은 아직까지 승리가 없는 전남을 맞이해 승리를 노렸지만 전남의 두터운 수비벽과 날카로운 역습에 고전하며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북 역시 이동국과 김신욱의 ‘트윈 타워’를 앞세워 인천의 골문을 노렸지만 아쉬움을 남겼고, ‘발리 장인’ 이동국의 3경기 연속골에 위안을 삼으며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순위 경쟁을 펼치는 성남과 전북이 나란히 무승부를 거둔 상황에서 독수리만 훨훨 날아올랐다. 최근 리그 3연승을 달리던 서울은 까다로운 광주 원정에서 선제골과 PK를 유도해낸 박주영의 맹활약에 힘입어 2-1로 승리했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제 지긋지긋한 슬로우 스타터와는 완전히 이별했다.

이밖에도 ‘특급 용병’ 가빌란이 데뷔전을 치른 수원FC는 울산과 1-1 무승부를 거뒀고, 안현범(2골), 문상윤(1골), 이근호(1도움), 마르셀로(1도움) 등 이적생들이 맹활약한 제주는 상주를 4-2로 제압하며 5위로 올라섰다. 

[주간 K리그 빅매치] 수원vs포항, 전북vs인천, 수원FCvs울산

# 수원-포항의 무승부...빛바랜 권창훈의 ‘4G 연속골’

수원이 또 다시 승리하지 못했다. 포항과 무승부를 거둔 수원은 무패행진을 4경기로 늘렸지만, 1승 3무의 씁쓸한 기록이었다. 권창훈의 4경기 연속골(리그 3경기)과 단일연고 최초 700만 관중 돌파라는 기록도 빛이 바랬다. 수원은 경기 초반부터 포항을 압박했다. 권창훈-김종우 라인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중원을 장악했고, 포항에 계속해서 슈팅을 퍼부었다. 그러나 문제는 결정력이었고, 또 다시 수비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25분 문창진이 곽광선과 조원희의 사이로 돌파했고, 조원희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위치는 페널티 에어리어 안.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양동현이 마무리했다. 수원이 곧바로 따라갔다. 전반 36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이재원의 공을 뺏은 수원은, 권창훈이 백지훈과의 2대1 패스에 이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포항의 골문을 갈랐다. 동점 이후 분위기를 살린 수원의 공격이 후반전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수원은 끝내 득점하지 못했고,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감독 코멘트

- 수원 서정원 감독 : “승리했어야 했던 경기였는데, 결과가 아쉽다. 슈팅과 찬스가 모두 많았지만 골이 나오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진에서 골이 나와야 하는데, 그 점이 아쉽다. 2선에서 골을 많이 넣어도 한계가 있다. 4경기 연속골을 넣은 권창훈의 경우, 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멘탈적 부분이 강해 어린 선수지만 이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

- 포항 최진철 감독 : “어려운 경기였다. 원정에서 승점을 챙긴 것은 고무적이지만, 안타까운 결과인 것 같다. 손준호의 공백이 컸다. 손준호가 없으니 황지수 등에 체력적 문제가 발생했다. 대신 투입된 이재원의 위치, 선수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보든 부분이 미흡했다”

# 김신욱-이동국 내세운 전북, 안방서 아쉬운 무승부

전체적인 주도권은 홈에서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한 전북이 잡았다.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전북은 공격진에 이동국-김신욱의 투톱을 사용했고, 미드필드진에 레오나르도, 김보경, 이재성, 고무열을 배치해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세밀함에서 부족했다. 이동국과 김신욱의 투톱은 마지막 세밀함에서 아쉬움을 드러냈고, 김보경과 이재성의 중원 조합도 아직은 미완성이었다. 그래도 해결사는 있었다. ‘라이언킹’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발리 장인’다운 면모를 드러나며 후반 38분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김기희가 빠진 전북의 수비는 여전히 아쉬웠고, 후반 추가시간 교체 투입된 송시우에 동점골을 내주며 무승부로 경기는 끝이 났다. 이동국의 3경기 연속골이 빛바랜 순간이었다.

감독 코멘트

- 전북 최강희 감독 : “우리가 두 경기를 치르면서 승점 4점을 잃어버렸다. 5분 내외에 실점을 했고, 이런 경기가 이어지면 안 좋은 분위기로 갈 수 있다. 부상자들이 있는 것 빼고는 큰 문제는 없다. 4점을 잃어버렸지만 축구라는 것이 분위기를 타면 연승과 우승을 노릴 수 있다. 차분하게 준비를 잘 하겠다.”

- 인천 김도훈 감독 : “전북은 워낙 좋은 팀이다. 최강 전북과의 경기에서 승점을 따냈기에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 영광스러운 승점 1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한 경기였지만 마지막에 동점골을 넣은 것은 고무적이다. 인천의 축구가 돌아온 것 같다. 최강이라 불리는 전북에 승점 1점을 따낸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 ‘가빌란 데뷔’ 수원FC, 울산과 무승부...만만치 않은 ‘승격팀 수원FC’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외국인 4명을 총출동시킨 수원은 침착하게 짧은 패스로 상대의 빈틈을 찾았고 울산은 코바를 중심으로 빠른 역습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기는 생각과 달리 답답하게 진행됐다. 결국 조덕제 감독은 김병오를 투입했다. 이 카드는 성공으로 돌아왔다. 왼쪽 측면에서 쇄도하며 페널티킥을 만들었고 이를 오군지미가 성공시키며 경기를 1-0으로 끌고 갔다. 후반전이 시작하자 울산은 작심한 듯 공격을 강화했다. 수비라인을 빠짝 끌어올리며 공격의 의지를 보였고 결국 신은 울산을 도왔다. 한상운의 슈팅이 굴절되자 이를 김승준이 헤딩슈팅으로 밀어 넣으며 경기를 1-1로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울산은 막판까지 수원을 몰아붙였으나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감독 코멘트

- 수원FC 조덕제 감독 : “제대로 된 경기 운영을 했다. 가빌란은 생각보다 잘해줬고 오군지미는 아직까지 풀타임을 뛸 상태는 아니다. 물론 더 좋아질 것 같다. 김병오는 꾸준히 발전하는 선수고 더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무승부보다 승리하는 경기를 하고 싶다”

- 울산 윤정환 감독 :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계속해서 같은 명단으로 경기를 뛰어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다. 눈에 띄게 드러났다. 하지만 실점 후 포기하지 않은 모습은 좋았다. 빠르게 회복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간 아더매치] 발목 잡힌 전북-성남, 독수리만 웃었다

선두권을 형성하던 전북과 성남이 안방에서 발목을 잡혔다. 그사이 박주영과 아드리아노를 앞세운 서울이 광주 원정에서 승리를 따내며 리그 4연승과 함께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백전노장’ 최강희 감독과 김학범 감독이 아쉬운 결과를 만들어낸 사이 ‘독수리’ 최용수 감독만 홀로 웃었다.

[주간 K리그 말말말 & 인터스토리]

같은 승점 1점이었지만 분위기는 확 달랐다. 극적인 무승부로 이번 시즌 첫 승점을 따낸 인천의 김도훈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반면, 안방에서 발목이 잡힌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선수단을 점검해 최강의 위용을 되찾을 것이라 다짐했다.

한편, 이번 라운드 인터 스토리는 단일연고 최초 700만 관중을 돌파한 ‘축구 수도’ 수원 블루윙즈가 선정됐고, 통산 183호골을 터트린 ‘기록의 사나이’ 이동국이 이번 라운드의 인물로 뽑혔다.

[주간 K리그 5R 베스트 11] 박주영-이동국-권창훈, 5라운드의 별들

▲ 5라운드 베스트 11(괄호는 기록)

FW

전북 이동국(1골) : 발리 장인의 클래스는 살아있었다. 전북의 공격이 다소 무뎠지만 이동국의 득점력만큼은 최고였다. 이날 득점포로 리그 3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 서울 박주영(1골) : 이제는 축구천재가 아닌 축구도사다. 시즌 초반 선발보다는 교체로 나오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던 박주영이 광주전에 선발 출전해 1골과 함께 PK를 얻어내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서울의 리그 선두 등극의 일등공신이다.

MF

수원 권창훈(1골) : 말이 필요 없는 수원의 에이스. 수원의 경기력은 아쉽지만 권창훈의 활약상은 최고다. 리그에서 4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한국 축구의 미래임을 증명.

제주 송진형(1골 1도움) : 제주의 살림꾼이자 에이스. 상주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클래스를 증명했고, 막강 화력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남 김영욱 : 엄청난 활동량과 투지를 보여주며 전남의 중원을 든든하게 지켰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공수 모두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제주 안현범(2골): 2골을 터트리며 제주의 승리를 이끈 이적생. 총 4개의 슈팅에서 3개의 유효슈팅을 만들었고, 2골을 뽑아냈다. 측면의 지배자.

DF

서울 고광민(1도움) : 서울의 숨은 살림꾼.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하며 왕성한 활동량과 날카로운 침투가 장점이다. 이날도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해 박주영의 골을 도왔다.

인천 조병국 : 베테랑의 품격을 증명. 아직 체력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파이팅 넘치는 수비로 김도훈 감독의 극찬을 이끌어냈고, 흔들리는 인천 수비를 다잡았다.

성남 윤영선 : 성남의 후방을 책임지는 국가대표 수비수. 이날도 전남의 스테보를 잘 막아내며 인상적인 수비력을 보여줬고, 성남의 무실점에 기여했다.

수원FC 이준호 : 수원FC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숨은 조연.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찬스를 만들었고,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울산의 매서운 공격을 막아냈다.

GK

전남 이호승 : 성남의 공세를 온 몸으로 막아낸 수문장. 수차례 슈퍼세이브를 보여주며 전남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를 막아내며 무실점에 기여했다.

▲ 총평 및 다음 라운드 전망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성남, 전북이 승점 3점을 얻지 못하면서 서울만 웃었다. 여기에 은근하게 승점을 쌓고 있는 울산과 제주가 각각 리그 4위와 5위로 올라섰고, 승격팀 수원FC도 6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의 명가 포항과 수원이 7,8위로 내려가 있는 것은 아쉽고, 전남과 인천은 첫 승이 절실하다.

그래서 6라운드가 중요하다. 리그 선두 서울은 돌풍의 수원FC를 만나 선두 수성을 노리고 있고, 전북과 성남의 빅 매치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인천-수원, 상주-포항, 전남-광주, 울산-제주의 흥미로운 맞대결이 축구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래픽=유지선, 박주성 기자

사진=윤경식 기자

종합=인터풋볼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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